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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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해도, 설국 북해도에서 온 낭만 편지

2016-10-14 (금) 박평식, 아주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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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과 함께 풀꽃들이 일제히 싹트는 봄, 보랏빛 라벤더가 만발하는 여름, 단풍이 물들고 코스모스와 튤립이 지천에 피는 가을, 순백의 눈이대지를 감싸는 눈부신 겨울….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추었던 표정을 드러내는 북해도는 사시사철 아름답지만 겨울에 찾으면 더욱 금상첨화다. 일본에서 가장 위도가 높은 북해도는 하늘과 땅의 경계가 모호할정도로 발길 닿는 어디든 설국이 펼쳐진다. 포토그래퍼가 아니더라도 이곳에서만큼은 누구나 카메라 셔터만 눌러도 시골 기차역을 배경으로 한영화 포스터 같은 멋드러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눈 덮인 고요한 산길을, 그것도 사각사각 눈 밟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게 얼마만인지…. 눈발이 흩날리고 따스한 가로등이 거리를 밝히는 북해도에서 겨울 낭만에 빠져보자.


겨울의 북해도는 연간 2m 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적설량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은빛 설국이 펼쳐진다. 얄밉도록 해가 짧아 오후 3~4시만 돼도 어둑해지기는 하지만 눈을 테마로 한겨울밤 축제들이 북해도를 빛나게 한다. 매년 11월말에는 오도리 공원을 중심으로 금빛 찬란한 ‘삿포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이, 2월 초에는 ‘삿포로 눈축제’와‘ 오타루 눈빛거리 축제’가 열려 북해도 곳곳이 밤늦도록 불을 밝힌다.

북해도는 면적이 남한의 80%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혼슈 다음으로 크고 세계적으로는 21번째로 큰 섬이다. 북해도의 넓디 넓은 땅덩어리를 3박 4일동안 샅샅이 훑어보는 것은 어렵지만, 북해도의 주도인 ‘삿포로’와 영화 <러브레터>의 도시 ‘오타루’ ,온천마을 ‘노보리베츠’ 등은 도저히놓칠 수 없는 여행지다.

▶노보리베츠의‘ 지옥온천’
해발 200m 부근에 자리잡은 노보리베츠 온천은 자타공인 북해도 최고의 온천이다. 일본의 3대 온천으로 에도시대부터 이름난 온천지였다.

아이누어로 ‘희고 탁한 강이’ 란 이름을 지닌 노보리베츠 온천수는 황화수소천, 식염천, 철천 등 10여 종류에 이르는 물질이 녹아 있어 각종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 모세혈관이나 관상독맥 확장 작용이 있어 만성기관지염이나 동맥경화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해독작용이 있어 만성 피부병에도 효과가 있다. 만성 주부습진 환자가 이곳에서 온천욕 후 깨끗이 나은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온천이 위치한 ‘지옥계곡’은 황회색 바위에서 분출되는 화산가스로 인해 지옥을 연상시킬 만큼 유황냄새가 가득하다. 450m의 화구에서는 분당 3000L의 온천수가 솟아올라인근 료칸과 호텔로 흘러들어간다.

노보리베츠의 매력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서는 이곳에 위치한 온천호텔에 묵으면서 유황온천을 느긋하게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눈 쌓인 수풀속에서 유유히 즐기는 온천이 겨울여행의 정취를 더하고 여행의 피로마저 한방에 날려준다.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테마파크다테지다이무라를 관람하는 것도 신선한 즐거움이다. 일본 에도시대의풍경을 느낄 수 있고 닌자와 게이샤공연 등도 볼 수 있다. 미로, 요괴 오두막 등 체험거리도 다양하다.


▶무도란, 코발트블루 바닷빛의 ‘지구 끝 등대’
북해도 관광지 중 경치가 가장 좋은 곳을 꼽으라면 일명 ‘지구 끝 등대’로 불리는 지큐미사키를 꼽을 수있다.

지큐미사키는 북해도의 에토모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등대로, 태평양을 향해 비치는 30만 촉광의 1급 등대이다. 이 1급 등대를 품고 있는 태평양의 바닷물 색깔이 딱 코발트 블루다. 그래서 전망대가 있는 계단을 올라 내려다 보는 등대의 풍광은 천국이 따로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카메라 셔터를 누를 때마다 그림에서나 볼법한 아름다운 화보가 눈에 들어온다. 또 전망대에는 ‘울리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종이 설치돼 있어 관광객들이 한번씩 울려보는 재미도 있다.

▶초대형 칼데라‘ 도야호’
일본 북해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다른 랜드마크는 바로 도야 호수다.

도야 호수는 화산활동으로 생겨난지형에 물이 고여서 생긴 북해도 최대 규모의 칼데라 호수다. 호수 안에네 개의 섬이 있을 정도로 제법 규모가 크다. 총면적은 181㎢. 호수 주변에는 지금도 활발하게 분화 연기가 피어올라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북쪽으로는 만년설로 뒤덮인 요테이 산을 병풍처럼 둘러 호수 풍경의 절정을이룬다. 낮에는 중세 고성을 본떠 만든 유람선을 타고 평온한 호수를 감상할 수 있고, 밤이 되면 호수 전체를 화려한 불꽃이 수놓는 불꽃놀이가 열려 장관을 이룬다.

호수는 일본에서도 최북단에 위치한 부동호로 겨울에도 결빙되는 일이 없으며, 일년 내내 아름답고 깨끗하기로 유명하다. 호수에 떠있는 나카노 섬에는 도야호 삼림박물관이 있으며, 유람선을 50분 정도 타고 도야호 관광하는 코스로 우스산, 쇼와신산 등 웅대한 경치를 바라보며 자연을 벗삼아 섬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오타루, “오겡키데스카?”
오타루는 메이지시대(1868~1912)에 번영을 이뤘던 삿포로의 외항이다.

여주인공이 설원을 배경으로 ‘오겡키데스카? (잘 지내십니까?)’를 외쳤던 영화 <러브레터>로 더욱 유명해진 도시다. 가장 먼저 찾을 곳은 오타루 운하. 한때 청어잡이로 북적대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쇠락한 포구가됐다. 하지만 생선이 보관되던 물가의벽돌창고와 운하가 흐르는 검은 빛의 물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정취를자아낸다. 반짝반짝 빛나는 야경 또한 일품이다.

▶북해도의 중심 도시, 삿포로
삿포로는 도시 한가운데 동서로 녹지대 오도리 공원을 품고 있고, 남북으로 소세이가와 강이 흘러 시내 분위기가 일본스럽다기보다 오히려 북유럽 같은 이국적인 냄새를 풍긴다.

길이 1,400m가 넘는 오도리 공원은 수많은 오브제와 분수, 라일락과 아카시아 나무, 아름다운 화단이 설치된 현대적인 도시 삿포로를 여실히보여준다.

오도리 공원에서는 여름에는 비어가든이 개설되며, 겨울에는 삿포로최대 이벤트인 삿포로 눈축제가 개최된다. 눈축제에서는 웅장한 눈조각과 아름답고 기묘한 얼음조각이 넓은 공원을 장식하여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을 꿈의 세계로 인도해준다.

시내에는 삿포로 시계탑과 ‘아카렌가’라는 애칭을 가진 옛 북해도청등 볼만한 곳이 많다. 옛 북해도청은 미국 네오바로크 건축양식으로 된 벽돌건물로 북해도 개척 역사가 담겨있다. 일몰 후 아름다운 조명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포플러와 은행나무로 둘러싸인 정원연못은 시민들에게 휴식처가 되고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많다.

▶북해도의 명물 게 요리
맛있는 음식은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북해도에 온 이상 명성이 자자한 게 요리로 한 끼 식사를 즐기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곳에서는 대게와 킹크랩이라고 불리는 왕게, 털게가 유명한데 청정지역에서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게의 속살을 입에 넣으면 그야말로 게살이 살살 녹는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여행팁>
북해도의 때묻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힐링을 원하는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이곳으로 돌리게 한다.

‘아주투어’는 북해도를 여행하는 현지 3박4일 일정의 힐링 여행상품을 갖추고 있다. 출발일은 11월 22일과 12월 27일, 1월 17일. 북해도뿐 아니라 도쿄, 하코네, 나라, 교토, 오사카,유후인, 벳부, 고베 등 일본을 일주하는 6박7일 코스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213)388-4000
tourmentor@usajutour.com

<박평식, 아주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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