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부동산 에이전트는 ‘불멸의 직업군’

2016-10-13 (목) 준 최 객원기자
크게 작게

▶ 사라질 수 없는 이유

▶ 인터넷 발달할수록 필요성 높아져, 역사 속으로 사라질 직업군 아니다

셀프 서비스가 점령한 시대다. 수퍼마켓에 이미 무인 판매대가 도입된 지 오래고 최근에는 자가 주행 차량이 핫이슈다. 부동산 업계에도 셀프 서비스 바람이 거세다. 인터넷 부동산 업체들이 난무하면서 일반인들의 부동산 정보 입수력이 웬만한 에이전트를 뛰어 넘고 있다. 기타업종에서는 기술 발달에 밀려 인간이 설 자리를 잃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업계도 인터넷 기술 발달로 에이전트가 멸종되는 시기가 과연 올까라는 의문이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술이 발달할수록 에이전트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역사 속으로 사라질 직업군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사라질 수 없는 이유를 알아본다.

■ 거래 형태 갈수록 복잡해져
여러 형태의 거래중 부동산 거래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복잡한 거래다. 개인이 일생에 경험하게 될 가장 복잡한 거래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하게 되는 거래 횟수는 많지 않은 편이어서 일반인이 쉽게 익숙해지기 힘든 거래다. 거래 금액 면에서도 높은 금액이 오고 가는 거래여서 복잡성만큼이나 전문성이 필요한 거래가 바로 부동산 거래다.

특히 높은 전문성과 경험이 필요한 숏세일 등 특수 거래의 경우에는 해당 경험이 풍부한 에이전트의 도움이 절실하다. 반대로 여행사 에이전트의 일부 업무는 이미 인터넷 발달에 밀려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호텔 예약이나 항공권 구입은 인터넷 업체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행사 업무중 비중이 낮아지는 추세다.


■ 방대한 서류량
집을 팔 때도 그렇지만 집을 구입할 때 에이전트의 도움이 더욱 절실하다. 전액 현금을 지불하고 셀러와 직접 거래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오산이다. 주택 구입 절차가 차량 구입이나 가전제품 구입처럼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래 기간 내내 서류 만 수십장이 오고 가는 것은 물론 모기지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 은행측과의 서류 전쟁까지 치러야 한다.

서류 한장이라도 잘못 서명되면 복구 절차가 까다롭고 자칫 오해로 인한 법정 분쟁으로 번지기도 쉽다. 타이틀과 관련된 문제, 주택 상태 점검 절차 등 여러 거래 절차를 일괄적으로 전담해줄 에이전트의 도움이 없으면 주택 구입이 성사되기 어렵다.

■ 일반인은 주택 거래 전담 불가
셀러든 바이어든 주택 매매가 우선순위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현실적으로 주택 매매를 우선 순위처럼 대하기 힘들다. 본업에 쫓기다 보면 정작 중요한 주택 매매에 신경 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직장일에 쫓기는 셀러가 바이어가 원하는 시간에 ‘쇼윙’ 요청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결국 바이어에 집을 보여주는 시간을 제한적으로 운영하다보면 그만큼 주택 판매 기간이 연장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반면 부동산 에이전트는 주택 매매가 우선순위인 사람들의 삶을 편하게 해준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는 주택 거래 업무를 전문 에이전트에게 일임하는 순간 두 다리 쭉 펼수 있게 된다.

■ 인터넷에 없는 내부 정보
인터넷을 통해 수시로 부동산 관련 정보를 입수할 수 있지만 전문 에이전트의 정보력을 일반인이 따라잡기는 힘들다. 한 지역에서 오랜기간 활동한 에이전트는 인터넷에서는 접할 수 없는 내부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매물로 나온 한 주택의 경우 인터넷상에는 매물 정보만 나오지만 셀러가 왜 집을 내놓았는지 등의 속사정은 파악할 길이 없다.

그러나 이웃 사정에 훤한 에이전트는 ‘취재원’들의 입을 통해 인터넷에 알려지지 않는 알짜 정보를 잘 파악하고 있다. 속사정을 파악하고 있는 에이전트를 통해 주택 구입에 나서게 되면 주택 구입 과정 내내 유리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객관적인 의견 수렴 가능
에이전트 없이 집을 팔 때는 객관적인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적다. 집을 보러 온 바이어들의 반응을 살핀 뒤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하는데 객관적인 의견을 듣기 쉽지 않다.


바이어가 셀러에게 직접 매물의 단점을 지적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반면 에이전트를 통하면 바이어가 매물을 보고 느낀 점을 허심탄회하게 잘 털어놓는 편이다.

바이어들의 반응을 알고 있어야 주택 거래 기간 동안에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

■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 절약
직접 집을 파는 셀러들은 가장 큰 이유로 수수료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에이전트를 통해서 집을 팔 때 오히려 여러 비용이 절약된다는 사실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에이전트를 거쳐 집을 팔 때 가장 절약되는 것이 시간이다.

시간이 곧 돈인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 집을 직접 팔 때 뺏기는 시간동안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 경험이 풍부한 에이전트를 통해서 바이어측과 여러 주택 거래 관련 사항을 협상해야 불필요한 비용 낭비도 막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홈 인스펙션 결과와 주택 감정 결과를 놓고 바이어측과 여러 비용에 대해 다시 한번 협상하는 일은 아주 흔하다.

이때 협상 경험이 부족한 셀러가 바이어 측 에이전트를 직접 상대하다 보면 아무래도 전략 부족으로 바이어측 요구에 끌려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집을 직접 팔면서 절약되는 수수료 비용이 다른 비용 지불로 인해 모두 헛수고가 되기 쉽다.


<준 최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