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문제에 집중하라’ 러시아 항의 무시…시리아 사태로 갈등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 [EPA=연합뉴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UN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가 12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다시 비판했다.
러시아가 지난달 유엔 총회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트럼프를 비난한 자이드의 연설을 문제 삼으며 인권에 집중해야 한다고 항의했다는 CNN 보도가 나온 지 하루만이다.
자이드 대표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만약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그가 했던 발언들을 고려해볼 때 국제적인 관점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외계층이나 고문과 관련된 트럼프의 시각이 국제법에서 금지하는 사항에 해당한다며 "(트럼프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고 평가했다.
자이드 대표는 지난달 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헤이그회담 기념연설에서도 트럼프 등 서구의 포퓰리스트들이 이슬람 무장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쓰는 전술을 사용해 대중을 선동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트럼프를 프랑스 국민전선(FN) 마리 르펜 대표,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UKIP) 대표 등 극우 정치인들과 묶어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올 4월에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대학에서 연설하면서 '대통령 경선 후보 1위가 고문을 열정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사실상 트럼프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요르단 왕자인 자이드는 1994년부터 유엔에서 일했고 미국 주재 요르단 대사를 지낸 '미국통'이다.
러시아가 자이드 대표에게 불만을 드러낸 것도 처음이 아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UNHRC) 제33차 정기총회가 끝난 뒤 시리아 문제를 언급하면서 "인권이사회가 정치적으로 변질됐다"라며 유엔 인권 기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자이드 대표는 시리아 휴전이 끝난 지난달 19일 이후 계속된 공습 사태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제한해서라도 시리아 내에서 전투기 비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줄곧 러시아를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