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내전 개입 러시아 대처 놓고 펜스 “강력대응” vs “IS격퇴가 우선”
▶ 힐러리 강경대응 입장 “시리아-러시아에 대한 전쟁범죄 조사 노력 지지”

지난 7월 美민주당 전당대회장의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마이크 펜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가 중동지역의 최대 외교현안인 시리아 내전에 대한 해법을 놓고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저속한 표현으로 유부녀 유혹 경험을 자랑하는 11년 전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폭로돼 최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두 사람의 공약 이견까지 드러나면서 캠프 전체가 자중지란에 빠진 양상이다.
트럼프는 9일 미주리 주(州)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열린 2차 TV토론에서 펜스의 시리아 해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러시아에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는 펜스의 주장을 트럼프가 일축한 것이다.
토론 공동진행자인 ABC방송의 마사 래대츠 기자는 "대통령이 된다면 시리아 사태, 특히 (내전 중심지인) 알레포의 인도적 위기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당신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는 '러시아의 도발에 대해서는 미국의 힘으로 맞서야 한다. 만약 러시아가 계속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함께 알레포를 공습한다면 미국은 알아사드 정권의 군사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군사력 사용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펜스의 지난 4일 부통령후보 TV토론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그러자 트럼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펜스와 (그 문제에 대해) 얘기를 안해봤다"면서 "나는 (펜스의 구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을 2차례나 단호하게 언급했다.
이어 트럼프는 "우리는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해야 한다. 지금 시리아는 IS에 맞서 싸우고 있다"면서 "양측(IS와 시리아)과 동시에 싸우길 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시리아는 더이상 예전의 시리아가 아니다. 시리아는 곧 러시아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IS를 제거해야 한다"면서 "(시리아 사태에) 너무 지나치게 관여하기에 앞서 우리는 IS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향해서는 "그녀는 시리아 문제를 풀 기회가 있었는데 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9일 美미주리주 2차 TV토론장의 힐러리 클린턴(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AP=연합뉴스]
트럼프는 이와 함께 현재 반군이 장악한 알레포가 시리아 정권과 러시아에 함락되면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인도적 측면에서 알레포는 재앙"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알레포는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멍청한 우리 외교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이라크의 두번째 대도시) 모술에 있다. 많은 IS 지도자들이 모술에 있다는 생각에서 3∼4주 이내에 모술을 공격할 것이라는 발표만 한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앞서 네거티브 전략과 이라크전 등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드러낸 바 있다.
실제 트럼프와 펜스의 지난 7월 첫 언론 공동 인터뷰에서는 네거티브 전략에 대한 펜스의 과거 비판 발언과 트럼프가 '역대 최악의 결정'이라고 비판한 이라크전에 대한 펜스의 지지 입장 등이 드러나면서 두 사람 간의 정견 차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이날 TV토론에서 클린턴은 "시리아와 러시아가 자행한 전쟁범죄를 조사해 책임을 물리려는 노력을 지지한다"며 러시아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현재 시리아와 러시아의 알레포 공격을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국제조사를 추진하겠다는 게 미국 정부의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