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 아이도 ‘열쇠 어린이’...불안해요”

2016-09-13 (화) 이경하 기자
크게 작게

▶ 개학 맞아 맞벌이 부부들 다시 걱정

▶ 자녀 위치 수시 확인, 911신고요령 등 교육

“우리 아이도 ‘열쇠 어린이’...불안해요”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의 초등학교 3학년 딸은 방과 후나 애프터스쿨 프로그램이 끝나고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주 5일 동안 2~3번이나 된다. 운전을 많이 하는 회사 업무 때문에 제시간에 아이를 학교로 데리러 갈 수 없기 때문이다.

혼자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씨는 “아이가 학교에 돌아 왔을 시간에 맞춰 항상 집으로 전화를 한다”며 “한 번은 전화를 받지 않아 수십 번을 집으로 전화했던 가슴 철렁했던 기억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알고 보니 집 수화기를 제대로 올려놓지 않아 충전이 안 돼 있던 것이었는데, 허겁지겁 집에 왔더니 아이는 거실에 앉아 게임을 하고 있더라”며 안도의 한숨 내쉬었던 당시를 설명했다.

자녀들의 길었던 여름방학이 끝나면서 한시름 놓을 것 같았던 맞벌이 부부나 홀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이같이 방과 후 홀로 집을 지키는 일명 ‘열쇠 어린이’(latchkey kid)는 전국에서 5~14세 이하 아동 9명 중 1명이라고 연방센서스국이 밝혔다.


열쇠 어린이는 일반적으로 초등학생들이 방과 후부터 부모가 직장에서 돌아올 때까지 집에 혼자 있는 아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원래 1944년 NBC 다큐멘터리에서 처음 쓰인 말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남편은 군에 아내는 일터에 나가느라 아이들이 집에 혼자 남겨져 있던 현상을 일컬었다.

뉴욕과 뉴저지주 경우 자녀를 집에 혼자 놔둘 수 있는 나이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연방교육부는 12세 이상을 권장하고 있다.

만약 뉴욕, 뉴저지주에서 자녀가 보호자 없이 크게 다치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할시 부모는 아동 위해 혐의(reckless endangerment charge)가 적용 될 수 있다.

법적인 나이제한은 메릴랜드주 8세, 콜로라도주 12세 등으로 각 주마다 다르며 각 주의 법적 나이 제한은 웹사이트(www.latchkey-kids.com/latchkey-kids-age-limits.htm)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한편, 교육 전문가들은 자기 집 현관문을 혼자 열고 집으로 들어가는 ‘열쇠 어린이’들이 적게는 1~2시간 많게는 4~5시간까지 부모가 직장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홀로 있다며 위험성을 지적했다. 특히 강도나 성폭행범 등이 어린이가 혼자 집에 있다는 것을 알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과 후 프로그램이나 특별활동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며 “혼자 있을 경우 만일에 대비해 안전하게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A3

<이경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