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업계용 이모지
▶ 올해 3월 이모지 본격적으로 사용돼, 자칫 오해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
‘ 이모지’(Emoj·i 이모티콘) 하나로 의사 표현이 가능한 시대다. 이모지는 일종의 그림문자로 의사표현의 한 수단이다. 문자메시지, 소셜 네트웍, 블로그, 인터넷 채팅등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에 널리 사용된 지 이미 오래다. 친구나 가족 간의 연락에 주로 사용되던 이모지가 이제는 부동산 업계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듯 이모지 하나만 잘 골라 사용하면 딱딱하던 고객과의 관계가 한순간에 풀린다. 반면 어설픈 이모지를 선택했다가는 잘 나가던 관계에 찬물을 끼얹기 십상이다. 리얼터 매거진이 최근 부동산 업계에서 보편화된 이모지 사용 현황과 함께 적절한 사용 요령을 소개했다.
■ 올초 사용 공식화
부동산 업계에 이모지가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올해 초. 부동산 업체 ‘베터 홈스 앤 가든스 리얼 에스테이트’ (Better Homes and GardensR.E.)사가 지난 3월 재미삼아 백악관건물을 대상으로 한 모의 리스팅을 재미삼아 내보내면서 부터다.
기존의 글로만 된 설명 대신 이모지로만 리스팅 설명을 작성해 소개했는데 부동산 업계 반응이 뜨거웠다.
베터 홈스 앤 가든스는 곧 셀러와 바이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이모지 가이드까지 작성해 부동산 업계 이모지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어 온라인 부동산업체 리얼터닷컴도 앞으로 이모지가 새 리스팅홍보시대를 개척할 것이라는 내용의 재미난 동영상을 제작 배포하면서 에이전트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부동산 업계에서 재미로 시작된 이모지 사용이 이제 공식화되기에 이르렀다. 4월 ‘가주부동산중개인협회’(CAR)는 부동산과 관련된 이모지인 이른바 ‘카모지’ (CARmojis)를 공식 데뷔시켰다.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접하는 리스팅 사인, 오픈하우스 사인등을 이모지화 했고 ‘수퍼 히어로’로 변신한 에이전트 이모지 등 여러 종류의 다양한 이모지가 제작됐다. 반응은 역시 뜨거웠다.
카모지 공개 한달 만인 5월 말까지 에이전트들 사이에서 약 5만번 가량사용됐는데 단연 인기를 끈 카모지는 ‘수퍼 히어로 리얼터’였다. CAR측은 앞으로 신종 이모지를 제작해 공개할 예정이고 에이전트를 대상으로 자체 디자인 이모지를 모집하는 컨테스트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기 지카렐리 CAR 협회장은 “이모지는 고객들과 재미있게 소통할 수있는 수단”이라며 “그러나 일반 대화에서와 마찬가지로 사용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신중히 분별해야 할 것”이라고 리얼터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 이모지가 뭐야’, 모르는 사람도 많다
인터넷 세계에서 이모지가 대세를 이루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이제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간단한 이모지 정도는 사용할 줄 안다.
옥스포드 대학교 출판부가 지난해 눈물을 흘리면서 웃는 얼굴 모양의 이모지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할 정도로 이모지는 이제 만국 공통어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비즈니스 업계에서 이모지는 그동안 철저히 외면 당했다. 공식적이고 엄격한 분위기인 비즈니스 대화에 장난스런 그림의 이모지가 발을 디딜 틈은 주어지지 않았다. 힘들게 성사 된 거래가 장난끼 넘치는 이모지로 깨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는데 최근 비즈니스 업계의 이모지에 대한 반응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그래도 비즈니스 대화에 이모지 사용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이모지에 숨겨진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객이 많고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키거나 너무 장난스럽다는 느낌을 주기쉽기 때문이다.
■ 좋지 않은 내용에‘ 절대 사용 금지’
이모지는 부정적인 주제보다는 긍정적인 주제의 대화에 사용할 때 더효과적이다. 부정적인 내용에 이미 민감해진 고객이 아무리 좋은 의도로 보낸 이모지라도 뜻을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홈 인스펙션을 실시한 결과 집에서 곰팡이가 검출됐다는 내용을 고객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달하면서 펑펑 울거나 깜짝놀란 얼굴 모양의 이모지를 보냈다가는 고객의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오기 쉽다.
반대로 제출한 오퍼가 수됐다는 내용을 전달할 때 활짝 웃는 모양의 이모지를 함께 보내면 고객의 긍정적인 반응이 배가 된다. 고객에게 나쁜소식을 전달할 때는 이모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이메일이나 문자메세지 보다 전화나 만남을 통해 직접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고객 선호도부터 파악
이모지가 젊은층의 전유물이긴 하지만 부동산 거래에서만큼은 그렇지않을 수 있다. 따라서 젊은층 고객을 상대한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이모지사용을 남발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노년층 고객이라고 해서 이모지의 뜻을 이해 못할 것이라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종, 연령, 성별을 떠나서 고객과 처음 관계를 맺는 순간부터 고객이 선호하는 연락 수단과 방식을 최대한 파악하는 것이다.
고객이 주로 전화로 연락을 해온다면 에이전트 역시 전화를 주 연락 수단으로 사용해야 실수가 없다. 만약 고객이 문자 메세지 사용 횟수가 높고 이모지까지 함께 보내는 경우 에이전트 역시 이모지를 사용해서 연락해도 좋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 사용 전 뜻부터 파악
뜻을 잘못 알고 있는 이모지를 고객에게 보냈다가는 엎질러진 물처럼 관계를 돌이키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는다. 젊은층 사이에서 자주 사용되는 이모지 중 휘파람을 부는 모양의이모지가 있다. 이 이모지의 원래 뜻은 키스를 의미하는 것으로 남성 에이전트가 여성 고객에게 또는 반대의 경우에 보냈다가 큰 오해를 사기 쉽다
이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모지의 뜻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이모지피디아’(www.emojipedia.org) 등의 웹사이트에 가면 이모지의 뜻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애플사는 최근 아이폰 문자 작성 기능에 적절한 이모지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능을 추가했다. 문자 메세지를 작성한 뒤 이모지 버튼을 클릭하면 문자 메세지 내용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이모지를 고를 수 있는 기능이다.
■ 이모지 = 마침표
문자메시지에 이모지를 사용하려면 항상 메세지 마지막에 사용해야 한다. 마침표, 물음표 느낌표처럼 문장을 마무리하는 구두점으로 이모지를 사용할 때 효과적이다. 이모지를 문장 앞에 집어넣으면 전달하려는 문장의 내용이 명확히 전달되지 못하거나 이모지의 뜻에 묻혀 중요한 내용이 오해되기 쉽다.
이모지는 강조용으로 사용할 때 효과가 좋다. 강조하고 싶은 문장 내용이 있을 때 내용 처음과 끝에 별 모양의 이모지를 포함시키면 고객의 주의를 끄는 효과가 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양의 이모지는 ‘참고’ 내용 앞에서 집어 넣으면 좋다. 예를 들어 고객의 참고를 원하는 웹사이트 주소 앞에 손가락 모양 이모지를 위치하면 고객이 전달사항을 빠트리지 않게 된다.
■ ‘주객전도’ 되면 안돼
문자 내용보다 이모지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주의 대상이다. 전달 내용의 이해가 힘들 뿐만 아니라 에이전트가 게으르다는 인상까지 줄 수 있다. 문자 내용이 주가되어야지 이모지로 내용을 대신해서는 안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핵 고객과 소통할 때 이모지를 사용하면 좋고 주로 긍정적인 내용의 이모지를 사용하면 팔로워들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영국에서 실시된 조사에서 소셜 미디어에 긍정적인 뜻의 이모지를 많이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인기와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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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