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2016-08-16 (화) 09:11:21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 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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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의 민족시인이며 항일투사였던 이육사를 모르는 이들은 없으리라. 그의 저 유명한 시 ‘광야’를 모르는 이도 없으리라. 진정한 민족의식, 바른 역사관이 짓밟히는 안타까운 시대의 광복절을 보내며 그의 시를 다시 읽는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는 님의 뜻을 받들어 되새길 뿐이다. 임혜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