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50개주 노래를 작곡한 후

2016-08-11 (목) 08:15:48 박혜자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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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우리 네 식구가 미국에 이민 와서 미국 시민이 되었는데 이곳에서 정착 하려고 뛰다보니 어느덧 세월은 흘러 머리카락은 희어지고 걷기도 힘들어질 정도가 됐다. 점점 달라지는 내 모습을 보며 내가 이 나라의 한 시민으로 남기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00년에 은퇴한 이후 미국의 50개 주 노래를 작곡해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늘 마음 한 구석에 도사리고 있었다.

몇 년 전, 그날 밤은 미국 독립기념일이어서 식구들과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미 전국 여러 곳에서 모인 음악인들이 캐피탈 야외 광장에서 연주하는 것을 보고 듣던 중에 갑자기 미국은 참으로 넓고 거대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면서 미국 50개주에 대한 관심과 의문이 생겼다. 2층 서재로 가서 미국 지도를 책상위에 쭈욱 펼쳐 놓았다.
이 50개 주를 노래로 쉽게 외울 수 있도록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9개 주, 10개 주 혹은 11개 주를 1절로 해서 다섯 번 부르면 50개 주가 모두 들어간다. 지도를 보면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1개 주를 1 절로 해서 노래를 짓기 시작했다. 서부 위쪽 워싱턴 주에서 시작하여 아래로 내려오며 11개주를 나누었다.

멜로디는 간단하게, 왜냐하면 이름을 외우려면 노래는 그대로 물이 흘러 내려가는 듯 해야 한다. 멜로디에 가사를 알맞게 집어넣는데 며칠이 걸렸다. 노래를 부르고 또 부르고 하니 마음에 든다. 매번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기만 하면 재미가 없기 때문에 아래서 위에 주로 올라가 보기도 한다.


그렇게 작곡을 하고보니 50개 주에 잘 어울리는 노래가 완성됐다. 그래서 반주를 하며 노래한 것을 녹음하여 콜로라도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있는 아들에게 보냈다. 아들이 엄마의 마음을 읽은 듯 밴드(band)로 웅장하게 반주를 넣어 녹음해서 보내 주었다. 용기를 얻어 그 곡을 잘 다듬어 두었다가, 아들이 집으로 돌아온 후에 어떻게 이 곡을 가사를 넣은 노래로 잘 녹음할 수 있을지를 의논했다. 아들 이야기가 “엄마는 아무래도 가끔 액센트가 있으니 누나가 노래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녹음을 정성껏 하고 보니 아주 좋은 노래가 되었다. 아들이 많은 사람들이 듣고 공부할 수 있도록 유튜브에 올리자고 제안해서 그렇게 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 학교 선생님들이 나에게 편지(comments)를 보냈는데 미국학교에서는 이런 교육 음악이 많이 필요하니 좀 더 많은 노래를 작곡해 달라는 편지를 받았다. 이에 용기를 얻어 그 다음 나온 곡이 산수의 곱셈(multiplication), 10 highest MT.s , 10 longest rivers 등 네 곡이 유튜브에 올라있는데 현재 시청자가 320만명이 넘어가고 있다. 유튜브에서 이 노래를 듣기 원한다면 hjpkay 를 클릭하면 네 가지의 노래를 다 들을 수 있다.

지금도 많은 학생들의 편지를 받고 있는데 그들이 50개주를 외워 시험을 잘 치르게 되어 고맙다고 인사한다. 나의 노래가 미국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니 내 마음이 참 기쁘다. 내 자신이 애써서 무엇을 해낸다는 것에 흐뭇함을 실감하면서 잠시라도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으려고 오늘도 열심히 펜을 놀린다.

<박혜자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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