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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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팔기 원하면 혐오스러운 물건 없애야

2016-07-28 (목)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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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동물들 풀어놓고 기르는 셀러

▶ 나치 깃발·누드 작품 등 걸어둔 집

빨리 팔기 원하면 혐오스러운 물건 없애야

진정 집을 빨리 팔기를 원한다면 바이어에게 혐오감을 주는 누드작품이나 동물머리 장식물을 집안 벽에 걸어두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집을 팔기 위해 집 주인들은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돈을 투자한다. 바이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집 청소를 하고, 잘 꾸미고, 심지어 리모델링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셀러 입장에서 이런 투자에 뒤따르는 투자 효과는 의외로 미미하거나 없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간혹 혐오스러운 인상을 주거나 마이너스 효과를 내기도 하는데 오죽하면 내 편이 돼야 할 부동산 에이전트까지 곤혹스런 상황에 빠지게 한다. 바이어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7가지 요소들을 소개한다.

■ 동물
믿거나 말거나지만 실제로 살아있고, 깨끗하지도 않으면서,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한 동물들을 집에 풀어놓고 기르는 셀러들이 존재한다.

매사추세츠주의 부동산 에이전트인 웬디 잉글리시는 “바이어를 안내해 간 집에서 뛰어노는 토끼와 마주친 적이 있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불쾌한 냄새가 나는 녀석이 바이어들을 쫓아다니면서 물려고 해서 화들짝 놀랐다”며 “주인 입장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애완동물로 불쾌한 냄새도 면역이 돼서 느끼지 못했을 수 있지만 처음 토끼와 만난 입장으로는 끔직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토랜스의 코트니 셀프 브로커는 더한 경우를 겪었다. 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낯선 우리들의 얼굴에 물건을 집어 던지는 원숭이와 마주친다면 집을 보고, 살 생각 따위는 일찌감치 달아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동물 머리 트로피
죽은 동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플로리다주 탤라하시의 배리 베비스 브로커는 “차고 옆에 트로피 룸이 있는 집을 본 적이 있는데 사진만 봐도 엘크니, 사슴이니 죽은 동물들의 머리가 즐비했다”며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해서 도망치게 만들기 전에 당장 치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모두가 애완동물을 비롯해 동물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동물들의 밥그릇이나 쓰레기 박스나 장난감 등은 치워 놓는 것이 좋다. 베비스는 “많은 사람들이 동물 앨러지가 있고, 동물을 키우는 집은 쉽게 마모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집에 동물을 키우는 증거를 들키면 아마 상당수의 바이어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 깃발
애틀랜타의 마우라 닐 부동산 에이전트는 “집 거실에 옛 독일 나치당의 깃발이 걸려 있는 것을 상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며 “그런데 실제 얼마 전 방문한 집의 10대가 사용하는 침실 벽에 대형 ‘만’(卍)자 모양의 ‘어금꺾쇠 십자표지’(swastika)로 된 깃발이 붙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나치당의 깃발은 물론, 남부 연방기(Confederate flag) 처럼 편협한 양극주의를 부추기는 것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유산이나 자부심이다, 또는 인종주의나 편견이라는 논쟁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은 개개인에 따라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베비스 브로커는 “아프리칸-아메리칸 부부를 안내한 집에서 남부 연방 기가 찍힌 열쇠고리를 발견했고 이들 부부는 이후 연락을 끊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 스포츠 기념품
응원하는 팀에 따라 스포츠 기념품은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닐 에이전트는 “단순히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바이어라고 해도 특정 팀을 응원하는 기념품이 즐비한 집을 다녀온 뒤에는 집 주인의 사고방식과 성향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려하는 경우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잉글리쉬 에이전트도 “특히 타주에서 이주하는 경우, 이전 살던 곳의 스포츠 팀과 라이벌 관계이거나 앙숙 관계인 팀의 기념품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화려한 기념품으로 장식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건 착각이 될 수 있으니 참아야 한다”고 전했다.

■ 누드 작품
비록 주인공이 어린아이 일지라도, 그림, 조각, 사진 등으로 표현된 누드 작품은 일부 바이어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셀러는 본인에 대한 정보가 다양한 경로로 바이어에게 전달되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여기에 누드 작품은 결코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고 말할 수 없다.

잉글리쉬 에이전트는 “개인 취향이 강하게 묻어나는 예술 작품을 집에 걸어둔 것처럼 누드는 지나치게 편향적이다”며 “침대 옆 남성 성기 모양 장식품이나 게스트 룸의 여성 누드 벽지가 보인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 셀러는 스스로에게 자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 비밀의 방
바이어는 당연히 집의 전부를 보고 싶어 한다. 일부분이 아니다. 그런데 간혹 문을 닫아둔 방을 가진 집들이 있다. 어떤 사정이 있다고 설명하거나 아예 별다른 말도 없이 문을 열어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면 거의 대부분 바이어들은 아무리 집이 좋아도 “잊어버리자”라고 결심하는 계기가 된다.

미스터리한 물건들도 치워두는 것이 좋다. 잉글리쉬 에이전트는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지하실에 크고 네모난 돌이 합판으로 씌워진 물건이 있는 집을 바이어에게 보여준 적이 있는데 바이어가 집요하게 그 밑에 뭐가 있는지 보여 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며 “바이어는 합판이 붙은 그렇게 큰 돌을 사람들은 ‘관(coffin)’이라고 부른다며 꺼림칙하게 여겼다”고 말했다.

■ 약물
일부 주에서는 마리화나나 다른 중독성 약물들이 합법화된 곳도 있지만 여전히 불법인 경우가 많고 냄새를 비롯한 증거만으로도 처벌을 받는 경우도 있다.

캘리포니아주 벤추라 카운티의 데릭 터너 에이전트는 “빈 맥주 캔으로 만든 방안의 벽과 마주친 것은 당혹스러웠다”며 “게다가 거실의 커피 테이블 위에 마리화나, 종이, 필터 등이 나뒹굴고 있는 것을 보고 바이어는 표정관리를 하지 못하고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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