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누구인지 몰라” …NYT “트럼프, 러시아에 해킹 부탁 놀라워”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는 27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해킹 논란과 관련, "만약 그들(러시아)이 해킹을 했다면 아마도 그녀의 이메일 3만3천 건을 갖고 있을 것이다. 아마 그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선후보는 이날 플로리다 주(州) 마이애미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아마도 그녀가 잃어버리거나 삭제한 이메일 3만3천 건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거기에는 일부 멋진 것들도 있을 것이다. 두고 보자"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러시아가 만약 내 기자회견을 듣고 있다면 사라진 이메일 3만여 건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주장은 대선 본선 라이벌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국무장관 시절 기밀문서가 포함된 공적문서를 개인 이메일로 주고받았고 이 중 국무부에 제출한 것 이외에 3만 건 이상을 '개인적 내용'이라고 삭제한 일을 겨냥한 것이다.
이를 거론함으로써 클린턴 전 장관의 부주의한 이메일 취급으로 국가기밀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의 배후로 의심받는 러시아에 넘어갔음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러시아에 대해 클린턴의 이메일을 해킹하기를 희망했다"면서 DNC 이메일 해킹사건의 배후로 러시아가 거론되는 상황서 이런 발언이 나온 것이 놀랍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회견에서 한 여기자로부터 "러시아 정부가 클린턴의 이메일을 갖고 있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닥치시오(Be quiet). 당신이 클린턴을 도와주려고 하는 것을 안다"고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누가 DNC 해킹사건을 일으켰는지를 자신은 알지 못한다면서 "만약 그것이 특정 국가라면 그 나라가 미국에 대한 존중이 거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날 '경선 편파관리 의혹'을 폭로한 DNC 해킹사건을 놓고 '러시아 배후설' '푸틴 지원설' 등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 푸틴과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트럼프는 "나는 푸틴과 얘기해본 적도 없다. 그가 누군인지 모른다. 그가 나를 존경할 것이라는 것 외에는 아는 게 없다"고 잘라말했다.
트럼프과 푸틴 대통령은 직접 만난 적은 없으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우호적 평가를 주고받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작년 12월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특출나고 재능있는 인물"이라고 칭찬하자 트럼프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푸틴을 "훌륭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웠고, 그 전에도 "나는 (오바마와 다르게) 푸틴과 아주 잘 지낼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날 "내가 리더십의 자질 면에서는 푸틴이 오바마보다 훨씬 낫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면서 이 사안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공세로 이어갔다.
특히 최근 자신을 '위험하고 나라를 이끌 준비가 안된 인물'로 묘사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우리 역사에서 가장 무지한 대통령이며 재앙(disaster)"이라고 맹비난했다.
클린턴 후보에 대해서는 "나도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보고 싶지만 (클린턴은) 나쁜 선택이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