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문학을 지망하는 이들에게

2016-07-24 (일) 11:03:30 최연홍
크게 작게
아무나 말하고 글 쓸수 있지만 좋은 말, 좋은 글쓰기란 그리 쉽지 않아요.
말과 글의 내용이 첫번째 문제 (지식)이고 그 내용을 어떻게 종이위에 올려 놓는가 (논리), 그것이 두번째 문제이지요.

우리들은 매일 몇사람의 이웃, 친구를 만나서 얼마나 많은 말을 나누고 있습니까. 대화의 내용은 정치, 경제, 시회, 문화, 자연, 우리 가족, 동네, 다른 이 웃, 친구들에게 관하여 일 것입니다. 불평도, 칭찬도, 행복한 수다도 들어있을 것입니다. 고독하게 혼자 보내는 날도 있을 것입니다. 혼자 있어도 생각은 끓임없이 오고 갑니다. 그 생각을 글로 써간다면 하루ㅡ 아마 몇시간의 생각이 시, 수필, 단편소설이나 장편 소설 분량이 될수도 있습니다.

저의 문학 (글쓰기)은 어머니에게 드리는 편지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중학 2학년때 시골에서 서울로 유학하면서 매일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서울생활에서 계절의 변화와 친구들 모습, 선생님들의 가르침, 재미있는 영어공부, 어려운 수학문제를 어머니와 함께 나누었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저를 낳기 전에 학교선생님이셨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언제나 따뜻한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매일 일기를 쓰셨던 어머니의 다정한 편지가 저를 중학시절 문예반 학생으로 만들었고, 대학 시절 시인으로 만들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편지를 보내고 받는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저는 중학 2학년에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어머니의 편지를 기다리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을 읽고, 쓰는 삶은 바로 행복한 삶이라고 믿습니다.


졸은 글은 반드시 문학작품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의 기사 하나, 사설 하나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매일 매일 배달되는 일간지의 사설과 기사를 정독하시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더 다독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문학을 취미로, 환경정책을 전공한 학자로 살았습니다. 좋은 논문을 쓰는 일이 학자의 일입니다.

저는 미국 정부에 들어가 고급 공무원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메모 하나를 기안해도 좋은 글을 쓰는 공무원은 다릅니다. 딘 러스크 소령이 후일 국무장관이 된 배경에도 그가 기안한 메모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합니다. 저의 상사였던 캐스퍼 와인버거 국방장관도 그 분의 말을 적으면 좋은 문장이 되었습니다.

좋은 글을 매일 읽고, 쓰고, 그 주제를 오래 사색하다 보면 작은 주제 하나를 갖고 짧은 글을 써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글과 쉽게 대조됩니다. 사물을 오래 관조하는 습관, 오래 명상하는 분들의 글은 그렇지 않은 분들의 글과 대조됩니다. 예를 들어 여름이라는 주제로 시, 수필 단편을 쓰려 한다면 무더운 날씨를 피해 바다 파도 속으로 숨어들어가는 휴가를 생각하며 그가 지내온 여름 바다, 아니면 숲을 찾아가는 회고가 될수 있습니다. 여름 방학은 저에게 고된 공장 노동자의 삶이었습니다. 가을이라는 주제로 시 한편, 수필 한편, 단편 소설을 한편 쓰려면 지금까지 가을이라는 계절 속에서 살았던 삶이 가을 숲은 지나온 솔바람 소리로 나타나고, 고운 단풍잎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이제 겨울을 앞 둔 나목과 첫 눈의 예고로 나타날 것입니다.

글은 우리의 사상을 담아내는 그릇입니다. 놋그릇도, 질그릇도, 청자, 백자일수도 있습니다.
글 쓰기는 오랜 읽고, 쓰기 훈련의 결실입니다.
한국인의 생각, 사상을 영어로 쓰는 일이 지금 은퇴하고 난 후 저의 직업이 되었습니다.
행복한 도전입니다.

<최연홍>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