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서 바라뵈는 Big Bear Lake.
우리 남가주민들이 사랑하고 자랑하는 휴식처의 하나인 Big Bear Lake는 하구에 물막이 댐을 건설하여 조성한 인공호수이다. Redlands의 개발업자 Frank Elwood Brown이 중심이되어 1885년에 이룩해 낸 대형호수이다.
건조한 우리 남가주의 산간에 푸른 물이 넘실대는 호수가 생겨짐으로써 당시에는 비록 접근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고산지대이지만 그래도 이지역에 급속한 변화의 물결이 밀려들었을 것은 당연지사라 하겠다.
1891년의 어느 때, 이 Big Bear 호수 북변의 습지에 자리를 잡고 야영을 하면서 대대적인 사슴사냥을 하였던 일단의 사나이들이 있었다. 사냥으로 얻은 사슴가죽(Fawnskin)들을 말리려고 나무위에 펴서 걸어 놓았었는데, 이들이 철수하면서, 사냥물이 너무 많았었기 때문이었을까, 사슴가죽의 일부를 나무위에 걸어놓은 채로 그대로 두었나 보다. 나중에 이 지역을 찾아온 사람들이 나무에 걸려있는 이 사슴가죽들을 보게 되었고, 그로부터 사람들이 이 지역을 ‘Fawnskin’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 Fawnskin지역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1916년에 LA의사업가 William Cline과 Clinton Miller가 이 지역에 700에이커의 토지를 구입하여 Resort를 건설하면서 부터이다.
이들은 그 중 일부의 땅을 피서용 고급 별장지로 분할하여 고가로 분양을 시도했는데, 건설에 착수하기도 전에 50여 필지가 인기리에 팔려나간다.
이들의 Fawnskin Resort는 1919년에 준공되었는데, Swiss의 Chalet Style의 Clubhouse와 Tea Room이 갖추어진 이 Hotel은 이내 Big Bea rArea의 명소로 자리를 잡는다. 이 때로 부터 거의 1세기가 경과된 2014년에 이 ‘사슴가죽’ 동네의 인구가 644명으로 파악되었는데, 특이하게도 거주민의 100% 전원이 백인이었다고 한다.
Alex Gray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곳에서 서쪽으로 1.5마일쯤이 되는호반에 ‘Gray’ s Camp’라는 이름으로 발빠르게 선착장, 낚시 용품점, 잡화가게, 캐빈 등의 시설을 갖추고 영업을 시작한 것이 1918년이다. 이 호수변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산, Grays Peak은 이 시설의 주인이었던 Alex Gray에서 그 이름이 비롯되었다.
그런데 왜 Gray Peak이 아니고Grays Peak이라고 하는지 궁금해진다. Gray’s Camp의 옛날 사진을 보면 주건물의 넓은 지붕위에 ‘Gray’ s Camp’라는 9개의 글자를 아주 대형으로, 지붕면적이 꽉 차도록, 써놓고있는데 아마도 그 당시의 사람들에게 ‘Gray’s’라는 말이 너무 익숙해졌기에 그렇게 된 것은 아닐까 짐작해본다.
1918년에 이 시설을 개장했으니 거의 100년이나 되는 과거의 일인데, 비지니스의 이름을 지붕 전체에 걸쳐 과감하게 대형 글자로 표기한 것을보면, 이 Alex Gray는 사업가로서의소질이 크게 있었던 사람이었나 싶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자신이 가게를 운영하던 ‘사슴가죽’의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아름다운산에 그 이름이 헌정되어진 것을 보면, 사업능력도 능력이지만 주변으로부터의 인망도 높았던 사람이었나 보다. 이 마을에 관한 한 ‘ 사슴은 죽어서 마을에 이름을 남겼고, 사람은 죽어서 큰 산에 이름을 남겼다’는 표현을 만들 수 있겠다.
등산로 입구까지 LA한인타운에서100마일이 되어 다소 멀지만, 이곳에 이르는 동안 Big Bear지역의 뛰어난 경관을 즐길 수 있고, 또 전체 도로구간이 잘 포장되어 있어서 고도가 높은 산악지역의 운전에 따른 피로가 크지는 않다. 단, 제한속도와 차선을 철저히 지키면서 안전한 운행을 해야함은 물론이다.
등산로는 경사가 아주 완만하고 노면의 상태도 양호하고 부드럽다. 쭉쭉 뻗은 아름다운 나무들로 시원한그늘이 많으며 경치나 전망도 뛰어나므로 가족단위의 산행에도 안성마춤이라고 하겠는데, 미상불 사람들이많이 찾는 Big Bear Lake지역에서의 인기가 높은 산행코스의 하나이다.
정상까지 오르는 산행거리는 왕복 7.2마일이고, 순등반고도는 1,100’이다. 보통은 4시간이면 왕복산행이 가능하다. 이 산을 좀 더 짧은 거리로 오를 수 있거나 또는 더 긴 거리로 오를 수 있는 루트들이 있으나, 비포장도로(2N14, 2N13, 2N70)를 따라 들어가야하므로 이를 부연치않는다.
<등산 코스>
Big Bear호수가 바로 지척인 주차장(6,760’ )주변의 숲도 아름답다. 특히 거목으로 기품있게 자라있는 Jeffrey Pine들이 대단히 아름다워서 찬탄을 금치 못할 정도이다. 1892년에John Muir(1838~1914)가 Sierra Club을 창립할 때에 “ 나무들을 기쁘게 하자!”라는 모토를 내세웠다고 하는 얘기가 떠오르는데, 이 부근의 나무들은 그 성장상태나 그 기품으로 보아매우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을 것 같아 기쁘다.
북쪽으로 정갈하게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0.25마일을 가면 길이 서쪽으로 바짝 굽었다가 다시 펴지는데 대체로는 북서쪽 방향으로 나아간다.
때로는 호수가 보이기도 한다.
0.5마일을 가면 비포장 소방도로(2N04X)를 교차하게 되고, 0.7마일쯤에 이르면 이제 등산로는 완연히 서쪽을 향하여 나아간다. 대략 1마일이되는 지점에 다다르면 등산로가 또다른 비포장도로(2N70)를 만나면서 끊어진다. 0.1마일쯤 서쪽으로 이 도로를 따라가면 왼쪽으로 다시 등산로가 나타나며 이정표가 서있다. 정상까지 약 2.5마일이 남은 지점이다.
Jeffrey Pine 이외에도 White Fir,Black Oak 등의 수목들이 낮은 키의 Willow, Manzanita, Chinquapin 등의 관목들과 큰 바위들과 함께 평화로이 어우러져 있는 숲이 마냥 싱그럽다. 얼굴에 와 닿는 대기는 사뭇 청량하다. 때로 등산로의 북쪽으로 시야가 열리면서 Hanna Flats이나 HolcombCreek country의 넓게 펼쳐지는 전망을 볼 수 있다.
2마일쯤의 지점에 이르면 서쪽 멀리로 검게 그을린 산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자세히 살펴보면 조그맣게 보이는 산봉우리 위에 있는 화재감시대 건물을 식별할 수 있다. Butler Peak(8,535’ )이다.
14,000에이커(약 1,800만평)에 달하는 Big Bear 호수의 북서쪽 산야를 태운 2007년의 산불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한 대지의 모습이 삭막하면서 애처롭다. Grays Peak의 북서면과 ButlerPeak, Hanna Flats의 주변이 모두 깊은 화상을 입고 있다.
대략 2.5마일에 이르면 등산길이 좌측으로 굽었다가 5분여 만에 다시 우측으로 굽는데, 대체적인 진행방향은 남쪽을 향하는 모양새로 정상에 다가간다. 등산길이 끝나는 지점에다다르면 그 바로 왼쪽에 있는 높지않은 봉우리가 Grays Peak의 정상이다. 여러 개의 큰 바위들이 모여 최정상부를 이루고 있다.
남쪽으로 Big Bear 호수가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보인다. 북쪽으로는 Holcomb Valley의 전망이 시원한데, 그 옛날 저곳에 광산붐이 한창이었을 때는 10,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들어 당시로는 LosAngeles보다 더 많은 인구가 머물렀는데, 살인이나 Lynch 등의 불법행위가 난무하는, 말 그대로 거칠기 짝이없는 무법천지였었다고 한다.
호수쪽의 경치를 좀 더 잘 보려면 시야를 가리는 정상부의 나무들을 피해 동쪽으로 40~50m를 내려가서 널찍한 큰 바위에 오르면 된다. 에머랄드빛 푸르른 호수의 오른쪽 뒤로 멀리 보이는 우뚝한 산은, 우리 가주에서 가장 장대한 Juniper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는 Sugarloaf Mountain(9,952’ )이다.
정상에서 멀지않은 등산길의 풍경.
<가는 길>
I-210을 타고 San Bernardino 까지가서 Hwy 330으로 갈아탄다. 여기까지 LA한인타운에서 약 70마일이 된다. Hwy 330 North를 타고 가다가이 길이 Running Springs에서 Hwy18(Big Bear Road)로 바뀌더라도 계속 이 길을 따라간다. Big Bear 호수의 입구인 댐 앞에서 좌측의 38번 도로로 바꿔탄다.
댐에서부터 2.7마일을 가면 오른쪽에 Grout Bay Picnic Area가 나오는데, Milemarker 56.41인 이곳의 길 왼쪽편에 Grays Peak Trailhead라는 표지판이 있고 넓은 주차장이 있다.
Fawnskin Town의 0.5마일 남서쪽이다. 이곳에 주차한다.
시원한 물을 쓸 수 있는 정갈한 화장실이 있고 피크닉 테이블이 있다.
여기까지 LA한인타운에서 약 100마일의 거리가 된다.
재미한인산악회 정진옥 (310)259-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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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한인산악회 정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