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매물 광고 표현들
▶ ‘매력적’오래된 주택에 자주 사용, ‘한적한’ 외진 곳에 위치한 매물도
부동산 매물 광고를 보면 이 세상에 흠잡을 만한 매물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전부 다 그럴싸한 문구들로 도배돼 구입하지 않을 수 없는 매물처럼 보인다. 매물을 홍보하면서 단점을 부각시킬 필요는 없다. 그러나 너무 과장된 표현이 많이 섞이면 오히려 반감을 불러오기 쉽다. 과장되지 않은 표현으로만 매물 광고 문구를 잘 작성하는 것도 부동산 에이전트가 필요로 하는 기술이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과장된 광고에 현혹되지 않는 주의력이 필요하다. 매물 광고 표현 뒤에 숨겨진 의미들을 파악할 수 있어야 진주같은 매물을 찾아낼 수 있다.
■ ‘아늑한’(Cozy)
아늑한 느낌을 주는 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퇴근 후 지친 몸을 달래줄 아늑한 집은 모든 바이어들의 드림 홈이다. 그러나 주택 매물을 설명할 때 아늑하다의 동의어는 바로 ‘작다’(small). 따듯한 벽난로처럼 포근한 집만 상상했다가는 작은 집을 구입하기 쉽다.
‘아늑한’이란 표현과 비슷하게 사용되는 단어들로는 ‘친밀한’(intimate), ‘효율적인’(efficient)이란 단어도 있다.
가족들과 자주 맞닥뜨려 친밀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은 좋지만 집의 규모가 작을 때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다. 효율적이란 표현이 사용된 매물도 큰 집을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주방이 효율적이란 뜻은 번거롭게 움직일 필요 없이 주방일이 효율적으로 가능하다라는 의미인데 주방 규모가 작을 때 효율성이 높아지기 마련이다. 이 같은 단어들 접하게 되면 우선 매물의 크기부터 확인하는 편이 좋다.
■ ‘주문 제작’(Custom)
‘커스텀’ 제작이란 단어는 바이어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한 단어다. 주문 제작이라고 하면 뭔가 특별하고 남달라 보이기 때문이다. 고가 주택 매물을 홍보하는 문구에서 특히 주문 제작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그러나 주문 제작이란 단어를 뒤집어 보면 주택 소유주의 취향에 맞게 제작됐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셀러와 바이어의 취향이 같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주문 제작이 오히려 불편하고 부적당한 시설로 전락하기 쉽다. ‘독특한’(unique), ‘오직 하나뿐인’(one of a kind), ‘흥미로운’(interesting) 등의 표현도 주문 제작과 비슷한 맥락의 표현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런 단어들을 보면 리스팅 에이전트에게 주문 제작된 시설이나 설비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문의 해볼 필요가 있다.
■ ‘관리가 필요한’(Needs TLC)
얼핏 봐서는 왜 이런 표현을 매물 홍보에 사용하나 싶지만 의외로 자주 만나게 되는 표현중 하나다. 흔히 ‘보살핌이 필요한’(TLC: Tender Loving Care)이란 표현을 접하면 약간의 동정심 같은 것이 유발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매물의 상태가 매우 안 좋거나 대규모 수리 공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운이 좋으면 간단한 페인트 작업 정도로 끝나겠지만 수도관을 교체하거나 전기 배선 공사, 지붕 교체 공사 등이 필요할 때도 이 표현이 사용될 수 있다.
‘가능성이 높은’(great potential), ‘고치면 돈 되는’(fixer upper)’, ‘수리 전문가가 좋아할 만한(handyman’s delight), ‘두잇유어셀프’(DIY), ‘뼈대가 좋은’(Great Bones) 등의 표현도 모두 수리가 필요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런 매물을 접하면 수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리스팅 에이전트에게 실제로 어떤 수리가 필요한지 물어봐야 한다.
■ ‘매력적인’(Charming)
여성에게 매력적이란 표현만큼 사랑스러운 표현은 없다. 그러나 매물을 설명하면서 매력적이란 단어가 사용됐다면 주의가 필요한 순간이다. 매력적이란 표현의 매물은 주로 건축 연도가 오래된 주택을 설명할 때 자주 사용된다. 새로 지어진 건물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느낌을 설명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은 건축 연도다. 비슷한 표현으로는 ‘고풍스러운’(Quaint), ‘참한’(Adorable), ‘개성 넘치는’(Tons of character) 등이 있다.
■ ‘활기 넘치는 동네’(Up-and-coming neighborhood)
말 그래도 활기만 넘치는 동네라면 좋겠지만 활기가 넘치는 곳에는 사고도 많은 법이다. 팬시한 식당들이 즐비하고 젊음을 만끽할 수 있는 동네가 기대되지만 쾌적한 주거생활을 방해받기 쉽다. 더군다나 소음이 많고 범죄율까지 높은 동네 역시 활기라는 단어로 포장되기 쉽다.
이런 표현을 접하는 순간 지역 범죄율 확인을 떠 올리면 좋다. ‘www.mylocalcrime.com’등의 웹사이트를 통해 해당 매물이 위치한 지역의 범죄율을 확인해보도록 한다. ‘트렌디’(trendy), ‘유행에 민감한’(hip), ‘예술가적인’(artsy) 등의 표현도 시끌벅적한 동네를 완곡하게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표현들이다.
■ ‘한적한’(Secluded)
정말 외진 곳에 위치한 매물도 한적한 표현으로 둔갑되기 쉽다. 수퍼마켓 등 편의 시설까지 한번 나오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프리웨이 진입이 쉽지 않고 출퇴근이 불편한 위치의 매물인지 부터 확인해야 한다.
각종 인터넷 지도를 통해 해당 매물의 주소를 입력 정확한 위치를 살펴보면 정확한 표현인지 금세 알 수 있다. ‘사생활이 보장되는’(private), ‘조용한’(quiet), ‘오아시스’(oasis) 등도 비슷한 류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 ‘페이스 리프트’(Face-Lift)
페이스 리프트는 원래 주름 제거 성형술을 의미한다. 자동차 업계에서 사용되면 내부 구조는 개조 없이 겉모양만 바꾸는 작업을 뜻한다.
매물 홍보에 사용될 경우 주로 외관 페인트 작업이 실시됐을 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주의해야 할 점은 건물 외벽에 발생한 금이나, 누수 자국 등을 덮기위한 전면 페인트 작업이 실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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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