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바늘의 절규
2016-06-28 (화) 09:06:44
이봉호 저먼타운 MD
싸구려 등산복이 원색으로 물든
등산길 따라 산중턱에 자리 깔고
날카로운 이빨 갈던 도깨비 바늘
그렇게 인간 세상 보고 싶었나
부모가 채 말리기도 전에
젊은 청년 바지에 매달리어
고향 떠나 서울로 구경 나왔지
그래그래 나 여한 풀었지, 거럼
그런데 얼마 못가 후회 했지
부모 말 어기면서 괜한 짓 했다고
내 두려움이 현실로 나타났지
부모 곁에서 오손도손 뿌리 내리며
형제끼리 모여 살 걸 후회했지
청년은 뜯어내다 못해 바지 벗어
세탁기 넣더니 세제 풀고 돌려 댔지
내 눈에 거품 들어가고 코 매워서
있는 대로 소리 질러 살려 달라 했지
세탁기소리 내 절규보다 더 커
아무도 들어 주지를 않더구먼...
인간의 삶도 이 도깨비 바늘처럼
아둔하고 괜한 짓 밥 먹듯 하지
욕심에 눈 어두워 제 삶도 다 못살고
제게 주어진 생애마저 살지 못하지
결국 땅에 뿌리 한 번 못 내려보고
어두운 하수구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 썩어지고 말겠지
아! 태양빛이나 다시 볼 수가 있을까?
<이봉호 저먼타운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