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슬림 입국금지’ 질문엔 “난 트럼프 신경 안쓰고 말도 안들어”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연합뉴스>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15일 자신이 속한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호건 주지사는 이날 주내 프린스 조지 카운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그럴 계획이 없다”면서 이같이 단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그는 “(선거일에) 투표소 커튼 뒤에서 누구를 찍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면서 “(지지할 만한 사람이 없어) 아마도 다른 사람의 이름을 써 넣을 수도 있다. 현재로선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민주, 공화 양당 가운데) 어느 당의 후보도 마음에 안 든다”면서 “어느 당도 최상의 후보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호건 주지사는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를 지지했다.
그는 전날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의 입장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면서 “(그러나) 나는 트럼프를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트럼프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는 비록 트럼프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은 아니지만 사실상 그의 주장이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취지의 언급으로, 당 지도부의 기조와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뉴햄프셔 주(州) 맨체스터에서 사상 최악의 ‘올랜도 테러’를 언급하면서 무슬림 입국 금지와 함께 모든 테러 관련국으로부터 이민자 수용 중단 방침을 밝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지도부로부터도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2014년 11월 중간선거 때 ‘민주당 텃밭’ 메릴랜드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승리한 호건 주지사는 그동안 의식적으로 트럼프와 거리두기를 해 왔다.
한국계 유미 여사를 부인으로 둔 호건 주지사는 평소 공식 석상에서도 “나 스스로 한국 사위라고 부르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1903년 한인 이민 선구자들 102명이 갤릭호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 사탕수수 농장의 노동자로 하와이에 첫발을 내디딘 날을 기념하기 위해 1월 13일을 ‘미주한인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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