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간계 미국인인 올랜도 테러범에 “아프간 태생” 주장

도널드 트럼프(올랜도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13일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테러 관련국으로부터 이민을 전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급진 이슬람 테러리스트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근거 없는 음모론도 제기했다.
트럼프는 이날 뉴햄프셔 주(州) 맨체스터에서 대(對) 테러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플로리다 주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 및 테러 예방대책을 언급하면서 테러관련국 이민 중단 방침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내가 당선되면 지금의 이 테러 위협을 어떻게 끝낼지 완전히 파악할 때까지는 미국, 그리고 유럽과 우리 동맹에 대한 테러 역사를 가진 나라로부터는 이민(수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슬림 입국 금지를 거듭 촉구한 뒤 “이민자들의 신원이 적절하고 완벽하게 검증될 때 (입국금지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전모를 파악할 때까지 모든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밝혀 왔다.
그는 특히 올랜도 테러범인 오마르 마틴(29)을 거론하면서 “그 살인자가 미국에 있을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우리가 그의 부모를 미국에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이 나라에는 반(反)미국 정서를 가진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면서 “이들이 계속 미국으로 들어오게 할 수는 없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 야만적인 살인자와 같은 과정을 통해 입국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의 이민 시스템은 미국 시민을 보호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면서 “우리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 나라에 들어오는지를 전혀 알 수 없는 그런 고장 난 이민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어 본선 맞상대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겨냥해 “클린턴은 급진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우리나라에 쏟아져 들어오도록 허용하길 원한다”고 비판하면서 “이민은 특권이다. 우리 커뮤니티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트럼프는 이와 함께 이번 참사를 계기로 총기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의 주장에 대해 “나는 총기소유의 권리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2조를 수호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DB>>
이에 앞서 트럼프는 오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테러 대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무슬림 관련 음모론도 제기했다.
그는 “이 나라는 단호하지도 똑똑하지 않은 사람(오바마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라면서 “사람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행동하는 방식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이라는 용어조차 사용하지 않는데 뭔가가 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할 수도 있을 텐데 아무튼 둘 중 하나다. 어느 쪽이든 용납할 수 없다”면서 “상당수 사람은 오바마 대통령이 (일부러) 그것에 대해 알기를 원치 않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과거 대선 때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 아니고 심지어 기독교인도 아니라는 잘못된 주장을 편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