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더스 지지층 끌어안기 시도…오바마-샌더스 9일 회동 분수령

힐러리 클린턴(뉴욕 AP=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확정 짓자마자 당 통합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경선 과정에서의 갈등을 극복하고 당의 화합을 이뤄내는 것이 본선 승리의 지름길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7일 밤 뉴저지 주(州) 경선 승리와 함께 자신의 대선 후보 확정 사실을 공식으로 선언한 뒤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 사람의 전화통화는 샌더스 의원이 같은 날 밤 캘리포니아 주 연설에서 전화통화 사실을 공개하면서 확인됐다.

버니 샌더스(산타모니카 AP=연합뉴스)
샌더스 의원은 “오늘 밤 클린턴 전 장관으로부터 우아한 전화를 받았다”면서 “그녀에게 오늘 밤의 승리에 대한 축하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지지자들이 불만의 표시로 그녀를 겨냥한 야유를 보냈으나, 샌더스 의원은 두 손을 올려 성난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동작을 취한 뒤 연설을 이어갔다.
샌더스 의원은 “우리의 싸움은 이 나라를 변형시키는 것이고, 또 우리가 지금 함께 있는 이유, 우리가 믿는 것들, 미국인 다수가 믿는 것들을 이해시키는 것”이라며 캠페인의 명분을 거듭 강조했다.
두 사람이 이날 전화통화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양측 캠프 모두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이 샌더스 의원의 대승적 협조와 지지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앞서 승리 연설에서 “샌더스 의원은 오랜 공직생활 동안 진보적 명분을 위해 투쟁해왔다. 특히 토론과정에서 소득불평등 문제를 제기한 것이 민주당에 유익했다”며 샌더스 의원을 치켜세웠다.

힐러리 클린턴(오른쪽)과 버니 샌더스 (연합뉴스 DB)
샌더스 의원에 대한 클린턴 전 장관의 ‘구애’는 그의 도움 없이는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젊은층에 취약한 클린턴 전 장관으로서는 샌더스 의원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샌더스 의원의 9일 백악관 회동이 당 통합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샌더스 의원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회동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샌더스 의원의 결단과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샌더스 의원을 의식해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하지 않았으나 뉴저지 주 승리 직후 클린턴 전 장관에게 축하전화를 함으로써 사실상 지지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샌더스 의원은 아직 경선완주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캘리포니아 패배 확정 직후 한 연설에서도 “우리는 다음 주 화요일(14일) 마지막 경선지인 워싱턴DC의 프라이머리(예비투표)에서 싸움을 이어나갈 것이다. 그 다음에 사회, 경제, 인종, 환경 정의를 위한 우리의 싸움을 (7월 전당대회 장소인) 필라델피아로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