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클리는 세상이 모두 알아주는 자유의 도시다. 항상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 과거에 고착하길 거부한다. 이런 특성은 전통을개혁하는 또 다른 전통을 도시에 뿌리내렸다. 한때 히피 문화의 본산지로 손꼽혔지만 UC버클리를 중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학문적 성과가 끊임없이 배출되는 곳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베이 건너편에 자리잡은 버클리는 오클랜드시티의 북쪽에 위치해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버클리는 어디쯤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고층 빌딩 한 채 없는 순백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클리에서 오클랜드브리지 너머로 보이는샌프란시스코는 진짜 샌프란시스코의 마천루 정경을 한눈에 선사한다. 특히 버클리 요트장에서 바라보는 샌프란시스코의 야경은 여행객이 놓치기 아까운 멋진 풍경이다.
버클리 다운타운과 바로 인접한 UC버클리는 관광의 핵심 포인트를 이룬다. 셰턱(Shattuck)애비뉴 일대는 각종 레스토랑과카페, 커피샵이 밀집한 중심가다.
앤젤리나스 루이지애나 키친(Angeline’ s Louisiana Kitchen)은 이름 그대로 남부 특유의 퓨전 음식을 내놓는다. 뉴올리안스 스타일 분위기에 빠져 생음악을 들으며 배불리 먹고 마실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는 곳이다. 치즈보드 피자 콜렉티브(CheeseboardPizza Collective) 역시 셰턱 애비뉴에 자리 잡고 있다. 거리를 따라 야외 테이블에 충분히 마련돼 있어 여행객이 온화한 북가주의 햇빛을 받으며 식사하는데 안성마춤이다. 세상의 모든 치즈를 모아 놓은 것처럼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으며 직접 구운피자와 각종 빵을 즐길 수 있다. 또 에스프레소 커피도 일품이다. 이 식당은 100% 직원들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그야말로 버클리의 정신이 흠뻑 젖어 있는 일터라고 할 수 있다.
체즈 파니스 레스토랑&카페(Chez Panisse Restaurant & Cafe)는 이상주의를 구현하는 식당이다. 주인 앨리스 워터가 친구들과 함께 1971년 문을 연 이 식당은 철저하게 로컬 푸드와 유기농 식재류를 고수하고 있다.
저녁 메뉴는 그날의 식재료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손님이 먹을 음식은 그날 어떤 싱싱한 로컬 푸드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2층은 보다 합리적은 가격으로 점심과 저녁을 즐길 수 있도록 별도로 준비돼 있다.
요즘 한인 사이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지중해식 음식을 맛보고 싶으면 사이프러스 레스토랑(Cyprus Restaurant)이 제격이다. 카밥, 가이로스, 팔라펠 등 페르시안 메뉴를 비롯해 피타 피자와 파스타 등도 제공한다. 재미있는 건 소고기로 유명한 일본고베에서 이름을 딴 고베 햄버거도 이집의 자랑거리라는 점이다.
버클리의 독특한 매력 속에서 쇼핑을 하려면 애덜라인-애쉬비 앤틱 디스트릭트(Adeline/Ashby Antiques District)로 가면 된다. 17세기 영국과 프랑스의 골동품부터 스칸디나비아 공예품과 모던 아메리칸 아트까지 망라하고 있다.
UC버클리 정문 앞에서는 주말 오전이면 댄스 클럽에 소속된 학생들이 나와 흥겨운 스윙댄스를 선보이기도 한다. 젊은이들이쌍쌍으로 짝을 지어 춤추는 모습을 보다보면 아른하게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바로 근처 유니버시티(University)애비뉴에는 바이 로컬 버클리(Buy Local Berkeley)에서 공예가나 소규모 공방에서 나온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비영리법인이 운영하는 이곳은 창립 정신에 따라 이윤에 앞서 공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쇼핑에 나서게 된다.
버클리에서는 샌파블로(San Pablo)애비뉴를 걷는 재미를 맛봐야 한다. 웨스트 버클리로 불리는 이 지역은 주택가와 고색창연한 교회가 쇼핑 거리와 어울려 로컬 주민의 생활상이 엿보이는 곳이다. 책방과 선물 용품점, 장난감 가게, 재활용 종이와 유리공예점, 정원 관리용품점 등이 늘어서 한가한 산보를 즐겁게 만든다.
<
유정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