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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인스펙션/ 두꺼비집의 이해

2016-05-07 (토) 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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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우리 한국에서는 배전반(Main Electrical Service Panel)을 두꺼비집이라고 불렀다. 두꺼비집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궁금하여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사기로 만들어진 전기퓨즈박스의 모양이 두꺼비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여하튼 두꺼비집은 퓨즈박스(Fuse Box)로 불리기도 했는데 이 배전반은 집안 구석구석에 전기를 공급하는 출발점이면서 아울러 전기를 제어(차단)하고 보호하는 장치(퓨즈)가 설치되어 있는 아주 중요한 전기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다.

예전의 두꺼비집은 유사시 녹아버리는 납으로 만든 퓨즈가 연결된 전기차단기를 주로 사용하였으나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상업용 건물과 가정에서 재사용할 수 있는 스윗치가 달린 회로차단기(서킷브리커Circuit Breaker)를 녹는 퓨즈대신 사용하고 있다.


예전의 납으로 만들어진 전기선 모양의 퓨즈는 전기선이 과열되면 낮은 온도에서 녹아 전기의 흐름을 차단하는 원리로 되어있어 녹으면 다시 갈아 끼워야 하는 불편함과 연결시 발생할 수 있는 감전의 위험성 때문에 일반인들은 퓨즈교환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었다.

배전반은 앞서 언급한 대로 전기공급과 전기차단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데 무엇보다도 배전반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바로 과전류로 인한 화재와 전기제품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차단기능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과전류로 인한 가전기기의 고장과 손상, 종종 전기선을 감싸고 있는 피복이 벗겨져 합선이나 누전현상이 발생하는데 일단 과전류가 흐르게 되면 전선에 발열현상이 일어나 그 열기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주택화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과전류, 과부하(전기기기나 장치가 감당할 수 있는 전력 이상의 전기가 전력처리 회로에 흐를 때 생기는 과열현상)를 감지하고 자동적으로 전기를 차단시키는 기능을 바로 이 배전반에 설치된 서킷브리커가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스위치가 달린 서킷 브리커는 전기회로가 과열시 팽창률이 서로 다른 금속판을 맞대어 놓은 바이메탈을 사용하여 과열 감지시 스위치가 자동으로 내려가도록 고안되어 있어 녹는 퓨즈와 달리 스위치를 다시 올리면 지속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전기회사에서는 3개의 전선을 이용하여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가정용 전기의 경우 전기회사에서 공급된 고압의 전기를 각 지역에 설치되어 있는 변압기에서 일반주택에서 사용가능한 전압으로 변경한 다음 역시 각 가정에 설치된 전기계량기를 거쳐 실내 배전반에 이 3개의 전선을 연결하게 된다.

일반가정용 전기는 2개의 120볼트선(상선: Hot Wire 혹은 Live Wire로 칭함)과 1개의 중립선(Neural Wire)을 통해 각 가정으로 송전하고 있는데 이중 2개의 상선이 배전반내 주 차단기(Main Circuit Breaker)에 연결되고, 중립선은 주 차단기를 거치지 않은 채 패널박스내에 마련된 중립선 부스 바(Neutral Bus Bar)에 직접 연결된다. 따라서 각 소켓(Outlet)에 연결되는 중립선은 퓨즈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이곳에 연결된다.

주 차단기를 경유한 2개의 상선은 주 차단기 하단 좌우에 나누어져 있는 상선 부스 바(Hot Bus Bar)에 연결되어 이곳에 설치되어 있는 퓨즈역할을 하는 여러 개의 서킷 브리커(일반차단기)를 통해 각 브리커에 연결되어 있는 소켓에 전기를 공급한다. 유사시 1차 전기차단은 바로 이 서킷 브리커를 통해 이루어진다. 일반 전기기기의 스위치는 전기기기에 연결된 상선과 중립선중 상선을 차단함으로서 작동을 멈추게 한다.


예전에는 상선과 중립선만이 배전반에 연결되어 있었으나, 오늘날의 배전반에는 접지선(Grounding Wire 혹은 Earth Wire)을 연결하기 위한 접지 부스 바(Grounding Bus Bar)가 설치되어 생산되고 있다. 접지선은 보다 안전한 전기사용을 위해 연결되는 선이다. 피뢰침의 역할을 하는 접지선의 주목적은 전기기기를 대지에 도선으로 연결하여 누설전기를 대지로 방전시켜 감전이나 쇼크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각 일반차단기에는 사용용량이 표시돼 있다. 용량은 암페어(Amp혹은 A)로 표시되어 있는데 아파트 등 소형 주택을 제외한 대부분 일반 가정의 주 차단기는 100, 150, 200암페어 용량의 주 차단기를 사용하고 있고, 일반차단기는 15, 20암페어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면서 중앙냉난방시스템, 전기레인지 등 240볼트 고용량의 전기기기에는 30암페어 이상의 일반차단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암페어는 전선에 전류가 흐르는 양을 의미하며 각 전기 기기가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전기의 사용량은 와트(Watt:약자 W)로 표시하는데 와트가 높을수록 그만큼 더 전기를 소비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100와트기기보다 200와트기기가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한다.

<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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