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밑에서 분출된 석회질 온천수가 소금덩이처럼 하얀 계단을 이루며 흘러내리는 맘모스 핫스프링의 환상적인 풍경.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아카데미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서부 개척시대 이전 19세기 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레오나르도는 회색곰의 습격을 받아 초주검이 되고,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고, 혹독한 추위와 싸우는 모피 사냥꾼 휴 글래스로 분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레버넌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동부에서 모피가 크게 유행함에 따라 모피 사냥꾼들은 영화 속 레오나르도처럼 비버, 엘크, 바이슨(아메리카 들소) 등 야생동물들을 사냥해 모피를 확보했다. 모피를 찾아 서부를탐험하던 사냥꾼들은 깊은 산속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연못이 펄펄 끓었고, 어떤 연못에서는뜨거운 물이 하늘 높이 치솟았고, 무지개처럼 화려한 색깔의 개천도 있었다. 이 기이한 광경에 압도당한 사냥꾼들은 무용담을 전파했고, 급기야 연방정부는 과학자와 사진가 등으로 구성된 탐사대를 서부 지역에 파견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발견된 것이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이다. 국립공원 제도를 미국이 처음 만들었으니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셈이다.
옐로스톤은 1872년 국립공원, 1978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리고 오늘날의 옐로스톤은미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다.‘ 최초’ ‘최대’‘ 최고’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를 훈장처럼 달고 있고, 미국인들이가장 가고 싶어하는 국립공원 순위조사에서도 늘 선두를 차지하는 꿈의 여행지다.
필자에게 옐로스톤은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자연의 경이, 그리고 천지창조의 모형을 동시에 보여주는 곳이다. 화산지대와 초원, 늪지, 황야, 협곡, 간헐천, 온천, 폭포, 기암괴석 등이 어우러진 ‘자연의 종합선물세트’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용암처럼 흘러내리는 진흙더미와 폭발하듯 분출하는 간헐천이 있는 Geyser Country는 천지 창조의 모습을, 굉음을 내며 부글부글 끓고 있는 Dragon Mouth는 흡사 지옥을 연상시키지만, 간헐천의 뜨거운 물이 토양 속에 스며들며 만들어내는 총천연색의 아름다운 흐름들과 그 흐름 너머 푸르디 푸른 초원, 흐드러지게 핀 들꽃들과 그주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으며 평화롭게 노니는 들소와 사슴떼는 마치 천국과도 같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미국 전체를 통털어 가장 큰 1백36평방마일의 산정호수와 알라스카 다음으로 가장많은 야생동물, 나이아가라 폭포 높이의 2배가 넘는 폭포, 1만여개가 넘는 온천(세계 간헐천의 70%), 그리고 1만피트가 넘는 산봉우리도 45개나 품고 있다. 특히 폭발하듯 분출하는 간헐천과 우레 같은 소리를 내는폭포 앞에서 우리는 한없이 작고 겸손해지며, 대자연의 광대한 에너지를 온 몸으로 받는 황홀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옐로스톤이라는 이름은 오랜 세월 지하에서 분출된 광물성 온천수가 바위 위로 흘러내려 바위 표면을 노랗게 변색시키면서 만들어졌다. ‘노란 돌’로 풀이돼 다소 앙증맞은 느낌이 들지만 옐로스톤의 전체 면적은약 220만 에이커(27억평)에 이른다. 이는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의 3배가 넘는 규모다.
그 규모가 방대한 만큼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오롯이 즐기려면 반드시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필자는1992년, 한인 여행업계 최초로 옐로스톤 관광을 시작했을 때 이 넓고 거대한 공원을 어떻게 보여드려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오랜 검토와 연구 끝에 개발한 것이 현재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은 ‘5-8-9 관람법’이다.
옐로스톤의 주요 볼거리는 북서쪽의 맘모스(Mammoth Country), 남서쪽의 간헐천(Geyser Country), 동북쪽의 루스벨트(Roosvelt Country), 남쪽의 캐년 (Canyon Country), 마지막으로 동남쪽의 호수(Lake Country) 등 5개 지역에 산재해 있다. 도로를 따라 8자 모양으로 돌면서 9개 포인트를 관람하면 짧은 일정으로도 옐로스톤의 속살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현재 업계의 많은 관광회사들이 아주의 5-8-9 관람법을 모방하려 하지만아주투어만의 품격과 노하우는 결코 따라올 수 없다고 자부한다.
또 하나! 옐로스톤을 관광할 때는 ‘그랜드티톤 국립공원(Grand Teton National Park)’도 함께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만년설 덮인 산봉우리, 바닥이 보일 만큼 투명한 호수, 야생화 만발한 초원이 펼쳐지는 그랜티톤 국립공원은 엽서와 달력에도 자주 등장하며, 200마일에 이르는 등산로는 스위스의 알프스에 비견된다. 역사적인대부호 록펠러가 이 지역 52스퀘어마일 상당의 땅을 구입해 기증하면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3200m높이에서 만나는 만년설도 특별한 경험이다.
<옐로스톤 9개 관람 포인트>
➊웨스트 옐로스톤(West Yellowstone)
8자 코스 관람의 시작점이자 입구 역할을 하는 곳. 서쪽 입구에서는 아이맥스 영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메디슨 정션(Medison Junction) 부근의 파이어홀 캐년 드라이브 도로를 따라 폭포와 그림 같은 자연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들어서자마자 첫눈에 보이는 것은 땅에서 솟아나는 하얀 수증기와 1988년 발생했던 대화재의흔적이다. 전체 산림의 절반이 화마에 삼켜졌던 흔적은 자연의 끈질긴생명력을 과시하며 되살아나고 있다.
아기 소나무가 어른 키만큼 힘차게 자라고 있으며 엘크가 뛰노는 광경을 쉽게 접할 수 있다.
➋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1만여 개 간헐천 중에서도 압권은 단연 올드 페이스폴이다. 간헐천은 땅 밑에서 용암에 의해 뜨거워진 증기가 지상 밖으로 분출되었다가 다시 땅밑으로 스며들기를 반복한다. 올드 페이스풀은하루 16~17회 정도, 약 90분 간격으로 매번 8000갤런 이상의 엄청난 온천수를 160피트 높이로 약 4분간 뿜어낸다. 공원 내 1만여개의 간헐천중 이처럼 분출 간격이 규칙적인 간헐천은 올드 페이스풀이 유일하다.
➌ 미드웨이 간헐천 분지(Midway Geyser Basin)
엑셀시어(Excelsior) 간헐천과 옐로스톤에서 가장 큰 온천인 그랜드 프리즈매틱(Grand Prismatic Spring)이있는 곳. 익셀시어 간헐천은 1985년, 무려 47시간 동안 분출한 후 지금껏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1분에 약 1만5000리터 이상의 온천물을 차가운 파이어홀 강으로 폭포처럼 쏟아내고 있다. 분지에 형성된 나뭇길을 따라약 0.5마일을 둘러볼 수 있다.
➍노리스 간헐천 분지(Norris Geyser Basin)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현재까지도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간헐천들이 이곳에 모여 있다. 불과900피트 아래에 용암이 있어서 간헐천의 수온이 매우 높고 다양한 색채를 보여준다. 간헐천에서 나온 물들이 연못처럼 고여서 만들어진 것을 베이슨(basin)이라고 하는데, 주변 토양에 따라 총천연색으로 나타나기 때문에무척이나 매력적이다. 노리스는‘ 전시장’이란 애칭이 있을 만큼 간헐천, 베이슨, 조그만 화산분화구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유명한 간헐천은 세계에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증기의 분출을 보여주는 스팀보트(Steamboat)와 영롱한 옥색 물빛이 매력적인 에머랄드(Emerald Spring) 등이다.
다양한 야생동물이 옐로스톤 안에 살고 있다. 바이슨, 엘크, 그리즐리 곰, 무스 등 공원을 누비면서 살아 숨쉬는 자연을 만날 수 있다.
➎맘모스 핫 스프링(Mammoth Hot Spring)
해발 6,200 피트 지역에 위치한 맘모스 핫 스프링은 옐로스톤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땅 밑에서 분출되는 뜨거운 석회질 온천수가 소금덩이처럼 하얀 계단을 이루며 흘러내리는 환상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
➏옐로스톤의 그랜드캐년(Grand Canyonof the Yellowstone)
거대하고 웅장한 어퍼 폭포(Upper Falls)와 로어 폭포(Lower Falls)가 연이어 떨어지는 광경은 감탄을 자아낸다. 하이라이트는 나이아가라 폭포의 두배 높이를 자랑하는 로어 폭포 구간. 캐년 빌리지 남쪽 노스림(NorthRim)의 룩아웃 포인트(Lookout Point)에서 높이 308피트의 웅장하고 거대한 로어 폭포와 그보다 규모가 작은어퍼 폭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➐아티스트 포인트(Artist Point)
사우스림(South Rim)의 아티스트 포인트는 협곡 속에 자연적으로 돌출된 바위가 전망대 역할을 해준다. 그랜드 캐년과 요세미티를 합성한 듯한 캐년 지역의 장대한 풍경을 즐길 수있다. 특히, 로어 폭포와 어퍼 폭포가빚어내는 거대한 물의 예술은 이곳 아티스트 포인트에서 봐야 그 감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➑머드 볼케이노(Mud Volcano)
맑은 물의 온천이 아니라 진흙 웅덩이들이 모여 부글부글 끓고 있다.
분출구를 통해 올라오는 가스로 인해 진흙물이 부글부글 넘실대며 진귀한 모습을 보인다. 머드 볼케이노의생김새는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변화무쌍하다. 건조한 기후에는 수증기만 내뿜거나 잠잠하지만, 비나 눈이 내리면 분기공에 진흙물이 고인다. 유황가스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미생물과 세균들에 의해 만들어진 황산은 바위와 흙을 녹여 진흙으로 만들고, 온천은 진흙이 섞여 회색을 띤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미국 옐로 스톤 국립공원의 간헐천 모닝 글로리.
➒웨스트 썸(West Thumb)
산중호수 중 북미지역 최대 규모인 옐로스톤 호수와 접해 있으며, 연안을 따라 뜨겁게 끓어오르는 간헐천들이 집중되어 있다. 이곳의 간헐천은 물이 흘러나오는 구멍이 보일 정도로 맑고, 선명하다. 이름 그대로 어둠의 깊이를 느끼게 해주는 블랙풀(Black Pool), 수십가지 색조를 띠고 시시각각 변하는 어비스(Abbyse)가특히 인상 깊다.
<여행 Tip>
옐로스톤 국립공원 최적의 관광시기는 5~9월이다. 이에 아주투어는 옐로스톤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골라 여행객들을 모시고 있다. 옐로스톤과 그랜티톤 국립공원을 아주만의 ‘5-8-9 관람법’으로 둘러보는 상품은3박4일, 6박7일, 7박8일 등 총 세 가지 코스로 준비돼 있다.
(213)388-4000tourmentor@usajutou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