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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도 푸른 불꽃이 빚은 순백…‘도공 9代’ 얼 서린 백자

2016-04-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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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댕이가마 등 옛 방식 “물 10년 둬도 썩지 않아”

▶ 중국 도예 장인 초청, 한·중·일 도자기 비교도

1,300도 푸른 불꽃이 빚은 순백…‘도공 9代’ 얼 서린 백자

도공이 망댕이가마에 불을 지펴넣고 있다. 초벌구이는 800도의 온도에서 도자 기를 구워낸다. <사진제공= 문경시>

“우리 집은 달항아리가 유명하지. 작품이 크다 보니 위아래로 나누어서 절반씩 만들어 붙이고 있어요.

그런 공정은 통일이라는 의미와도 부합하잖아? 예전에 정부에서 남북이 합쳐진다는 의미를 덧씌워서 자기를 주문한 적도 있어요.” 250여년 9대에 걸쳐 가업을 이어온 중요무형문화재 105호 사기장 백산 김정옥 선생의 회고다. 직업군인이던 아들에게 도자기술을 전수한 데 이어 손자까지 도공으로 육성해 가업을 전수하고 있는 명인의 억양은 경상도와 충청도사투리를 섞어놓은 듯했다. 찻잔에서 올라오는 김을 넘어 울려 퍼지는 구수한 그의 이야기는 전설처럼, 동화처럼 기자의 귓전을 맴돌았다.


▧문경의 도자기 문화
경상북도 문경은 초행이 아니었다. 새재로 유명한 문경의 풍광이 이미 유명한 까닭이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국민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한국관광의 별’ 1위에 선정된 새재도 이번이 두 번째였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문경에 널려 있는 요(窯)들과 백자 문화를 섭렵하고 싶었다. 오는 30일부터 5월8일까지 문경새재 일원에서 ‘사기장이 들려주는 찻사발 이야기’라는 주제로 2016 문경전통찻사발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문경을 도예의 메카로 꼽는 것은 40곳이 넘는 요(窯)들이 산재한데다 중요무형문화재 두 명이도예의 맥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축제는 문경의 도예가 38명이 참가해 그동안 정성 들여 빚어낸작품들을 선보이며 1598년 정유재란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의 사기장심당길의 15대손 심수관씨도 방문하는 의미 있는 행사다.

문경이 백자의 본향으로 이름을 날리는 또 다른 이유는 망댕이가마다. 망댕이가마는 우리나라 특유의전통가마로 길이 25㎝, 지름 13㎝ 정도로 뭉친 흙덩어리를 15도의 경사로에 5~6칸을 쌓아 만든 가마를 말한다. 이렇게 쌓아올린 가마 한 개의 크기는 지름 2.5m 정도로 6칸이 이어지면 15m가 넘는다. 가마 주변에는작업장, 디딜방아 등 일련의 도자기 생산시설을 함께 갖추고 있다.

문경시 관음리에는 180년 전 만들어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망댕이가 마가 지금도 남아 있다.

이종범 문경도자기박물관장은 이와 관련,“ 망댕이가마로 만든 백자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전기로로 구워낸 도자기들에 비해 실패율이 높아 완성품의 숫자가 적기 때문”이라며“ 가마는 단열 효과가 뛰어나고 불꽃의 변화와 움직임, 온도에 따라 문경 도자기만의 독특한 색깔과 문양을 만들어내는데 같은 가마에서 구운 도자기들이라도 가마 내의 온도와 물리적 환경이 달라 그야말로 전세계에서 한 개뿐인 도자기로 태어난다”고 말했다.

문경 백자의 명성은 이 같은 전통방식의 고집에 더해 영남요로 인해 더욱 빛나고 있다. 영남요의 주인인백산 김정옥 선생은“ 요즘은 평균 두달에 한 번씩 가마를 채우고 도자기를 전통방식으로 구워낸다”며 “이렇게 만들어낸 도자기에는 물을 담아서 10년을 둬도 썩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남요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새재로 579. (054)571-0907

▧문경 전통찻사발축제
2016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4월 30일부터 9일간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서 펼쳐진다. 문경전통찻사발축제의 주제인 ‘사기장이 들려주는 찻사발 이야기’와‘ 사기장의 하루 체험’프로그램은 문경 지역의 사기장들이 관광객들과 함께하면서 찻사발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한다.

5년 연속 대한민국 최우수 축제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올해 행사의 내용은 더욱 풍성해졌다. 중국의 대표적 도예 도시인 이싱시의 도예가들을 초청했기 때문이다.

자사라는 흙으로 만든 찻주전자인 자사호의 생산지 이싱시는 중국 도자기의 수도로 불릴 만큼 10만명이 넘는 인구가 도자기 생산에 종사하고있는 세계적인 도예의 고장이다. 이싱의 자기와 심수관의 자기를 포함해한중일 세 나라의 도자기를 비교해보는 국제교류전도 새로 마련됐다.

축제 중에는 ‘아름다운 찻자리 한마당’ , 고려시대 차 겨루기를 재현한‘가루차 투타 경연대회’ , 일본의 우라센케 다도와 중국의 오운화차 다예표연(五韻花茶 茶藝表演), 한국의 다례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한중일다례 시연’ 등 찻사발과 차의 만남도 마련됐다.
1,300도 푸른 불꽃이 빚은 순백…‘도공 9代’ 얼 서린 백자

영남요의 망댕이가마. 망댕이가마는 우리나라 특유의 전통가마로 길이 25㎝, 지름 13㎝ 정도로 뭉친 흙덩어리를 15도 의 경사로에 5~6칸을 쌓아 만든 가마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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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무형문화재 105호 사기장 백산 김 정옥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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