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버핏 연례서신 “美대선주자들이 말하는 것만큼 경제 나쁘지 않다”

2016-02-27 (토) 10: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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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연례서신 “美대선주자들이 말하는 것만큼 경제 나쁘지 않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 미국경제는 미 대선 경선주자들이 우려하는 것보다는 좋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늘날 미국에서 태어나는 어린이들은 역사상 가장 행운아들이라고 말했다.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버핏은 27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신을 통해 비록 지금은 미국의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더 좋은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핏은 특정한 경선후보 혹은 이슈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버핏은 그러나 미 대선후보들이 늘어놓는 미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들과 건강보험개혁, 소득 불균형 등에 대한 주장들을 듣다보면 유권자들이 미래에 대해 낙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버핏은 “올해는 선거의 해이다. 후보들은 나라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러나 그들의 견해는 아주 잘못된 것들이다. 오늘날 미국에서 태어나는 어린이들은 역사상 가장 행운의 소출(the luckiest crop)”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설혹 지금처럼 미국 경제성장이 지체되더라도 오늘날 미국의 어린이들은 그들의 부모들보다 더 잘 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앞으로 경제적인 파탄에 직면할 수도 있고, 기술의 발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 등 고통을 겪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그러한 파탄해 직면했을 때 해결책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조처들을 억제시키거나 법으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 만일 예전에 1100만 명이 영원히 농업에 종사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놓았더라면 미국인들은 오늘날처럼 잘 살고 있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핏은 이어 미국의 변화와 함께 버크셔 헤더웨이 역시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버크셔 헤더웨가 처음 시작했던 사업인 섬유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던 것처럼 지금의 사업들도 새로운 난관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철도 회사인 BNSF 사업은 점점 위축될 게 분명하며, 보험전문회사인 가이코(Geico)는 운전자 없이도 작동하는 자동차의 등장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핏은 그러나 버크셔 헤더웨이의 사업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더 발전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버핏은 지난해 버크셔 헤더웨이의 주가는 12.5% 떨어졌지만 자산 장부가치는 6.4% 개선됐다고 밝혔다.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 본사를 둔 지주회사인 버크셔 헤더웨이는 1939년 올리버 체이스(Oliver Chace)가 세운 섬유회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버크셔 헤더웨이는 게이코와 어플라이드 언더라이터즈, 제너럴 리 등 보험회사와 보석회사인 헬츠버그 다이아몬즈, 비행사 훈련회사인 플라이트세이프티 인터내셔널 등을 거느리고 있다. 총 36만 명 이상의 직원을 거느린 거대기업이다. 버크셔 헤더웨이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 코카콜라, IBM, 한국의 포스코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버핏은 지난 2008년 이후 해마다 토요일 인터넷을 통해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신을 띄웠다. 버핏은 토요일에 연례서신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 투자자들이 주말에 내용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버핏의 연례 서신은 높은 경제적 식견과 전망 등을 담고 있어 월가와 미국 업계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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