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수합격 때 학교 선택 어떻게-명문대학에만 너무 집착하지 말고 낙오 없이 졸업 가능한지 냉정히 검토
▶ 재정보조는 선택 아닌 필수 고려사항
대학을 입학하는 것보다 졸업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너무 명문대에 치우치기보다는 자신의 실력에 맞는 대학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USC 졸업식.
주요 사립대학 조기 전형발표가 끝난 가운데 UC 지원은 지난 11월 말로 끝나고 사립대 정시지원 원서접수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은 내년 3~4월 있게 될 대학들의 2016년 가을학기 합격자 발표에 쏠리고 있다. 실제로 진학할 대학을 선택하기 위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현재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겠지만 복수의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서를 받을 경우 최종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가 않다. 자신에게 적합한 대학을 고르는데 왕도는 없다. 자신의 상황에 맞춰서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 즉 대학의 명성에 치중하지 말고“자신에게 맞는 대학이 곧 명문대학”이라는 생각으로 진학할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결정일 것이다. 자신의 커리어를 결정하고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인생의 황금기기를 보내게 될 대학을 현명하게 선택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
우선순위를 정한다
대학도 이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하나의 투자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이 상품에 투자해서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초·중·고를 공립으로 다닐 경우 거의 학비가 들지 않다가 대학에 진학할 때는 상당한 학비가 공립·사립에 관계없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대학생활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교수 대 학생 비율, 졸업생들의 평균 연봉 및 취업률, 원하는 전공과목 제공 여부, 집에서의 거리, 교내 클럽의 다양성, 캠퍼스 시설, 캠퍼스 주변환경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한 뒤 나에게 가장 ‘적합한’ 학교에 진학해야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게 된다.
복수학교에 합격했을 때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전공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는 전공을 기반으로 대학 졸업 후에 취업전선에 나설 것을 대비해서이다둘째는 대학원을 비롯해 계속적인 교육의 기회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요즘은 미국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대학은 고등학교의 연장선이다’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즉, 대학은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고 여기는 경향도 있다.
플렉스 샌디에고 센터의 서니 오 원장은 “자신에게 꼭 맞는 대학은 전공에 따라 대학원을 진학할 경우 좋은 대학원에 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는 그런 대학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진학하려는 대학이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제공하는지 또한 경쟁력이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복수의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합격한 대학들의 장점(pros)과 단점(cons)을 비교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졸업에 필요한 사항들을 점검
대학마다 졸업에 필요한 요구사항이 다르다. 합격한 대학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며 필수과목을 적절한 시기에 수강할 수 있는지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모든 전공분야는 정해진 과목들을 이수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많은 학생이 몰리는 인기 전공의 경우 원할 때 필수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제때 필요한 과목들을 수강하지 못하면 졸업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며 결국 학위취득 비용도 늘어난다.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점차 줄어드는 것도 고려해볼 사항이다. 특히 주립대학의 경우 대규모 강의실을 이용해 교양과목을 강의하기 때문에 학생 자신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고 한 학기를 보낸다면 패스조차 하기 힘들 수도 있다.
특히 약대, 의대, 공대 등을 진학하게 되는 학생들은 학과목의 난이도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유기화학 등 어려운 과목을 들을 때는 절반 이상의 학생이 낙오되기 십상이다. 과연 이러한 경쟁을 물리치고 무사히 졸업할 수 있을 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명문대학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에 맞게 졸업할 수 있는 학교인지 냉정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자신이 ‘턱걸이 합격’이라고 여겨질 때 또 다른 옵션은 없는지 고려해 봐야 한다. 일부 한인 학생들의 경우 명문 대학입학에만 치중하다가 정작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는 학교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 탈락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재학생들의 재등록률(retention rate)이다. 신입생 중 50%가 2학년 때 재등록하지 않는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서를 받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재정보조가 중요해졌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대학에만 합격하면 어떻게 대학 등록금은 마련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적절할 것이다.
드림스쿨에 합격한 기쁨이 얼마나 오래 갈까? 원하는 대학에 붙었다고 해도 등록비, 생활비 등 학교에 다니는데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면 결국 진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복수의 대학에 합격한 학생 중 상당수가 재정보조, 특히 갚을 필요가 없는 그랜트를 많이 주는 대학에 등록한다. 각종 교육예산이 절감되면서 학생들이 그랜트나 장학금을 받기는 예전에 비해 2~3배는 힘들어졌다고 봐야 한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도 예전에 비해서는 학비 등을 따져보고 학교를 결정하는 사례가 훨씬 늘었다고 봐야 한다.
꼭 가고 싶은 대학의 재정보조 패키지가 합격한 다른 대학보다 못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대학 재정보조 사무실에 연락해 재정보조 액수를 늘려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가장 마음에 드는 학교를 방문한다
가능하면 합격한 대학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학교 2~3곳을 정해 직접 캠퍼스를 찾아 강의를 참관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강의실 학생 수가 많을 경우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많은 학생들은 대학 자체의 규모보다 클래스 사이즈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