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글 사랑

2015-12-12 (토) 08:17:21 김상준(비영리단체 근무)
크게 작게
한글은 디지털 시대에도 문자사용이 쉬워 강국으로 등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유엔에서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우수 문자이다.인도네시아의 일부 소수민족이나 남태평양의 솔로몬 제도 같은 문자 없는 민족에게도 한글맞춤법이 보급됐다.

한글의 원래 이름, 훈민정음(訓民正音).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 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반포하기까지 우리 민족에게 ‘말’은 있었지만, 그것을 적을 글자는 없었다. 그때까지 중국의 한자를 빌려 그를 변형시키거나 그대로 사용했다. 우리말과 중국의 글자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불편했고, 정확하고 세세한 기록 또한 불가능했다.

게다가 한자를 배우지 않은 백성들은 글자를 쓰기는커녕 읽지도 못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글’을 전혀 사용할 수 없었다. 문맹율이 90% 이상이었다. 훈민정음에는 이런 백성들의 고충을 깨닫고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애민 사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1910년대에 주시경(周時經) 선생을 중심으로 한 국어 연구가들이 ‘으뜸가는 글, 큰 글, 하나밖에 없는 글’ 이라는 뜻으로 ‘한글’이라는 말을 처음 지어서 쓰게 됐지만, 그때까지 보편화되지 못했다.
혹독한 억압에 눌려 살았던 일제 강점기에도 소수의 민족주의 국어학자들이 우리 국민들의 민족정기를 북돋우기 위해 1926년 가갸 날을 제정하고,조선어학회를 조직하여 한글 맞춤법 통일, 한글사전 편찬 등 한글을 보급코자 애국운동 차원으로 노력했다.

주시경을 비롯해 소수의 애국 국어 학자들의 갈고 닦는 연구 노력과 오랜 외국생활에도 한국인의 자긍심을 갖고 한글을 사랑하는 멋진 일반 한국인들 덕으로 한글이 이제 국제회의에서 10대 실용용어로 인정 받게 됐다.

한글날 아침 신문에서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금년 한글 문화 대잔치에 참여한 46개국 150여명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 전통 의상을 입고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한글날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았다. 마음이 뿌듯해지며 세종대왕에 대한 고마움이 새삼 떠 올랐다.

말과 글은 문화를 창조.계승 발전시키는 중요한 매개체로써 문화의 핵심이다. 우리 글이 없었다면 세계인들이 인정하기 시작한 한국 문화를 쌓아 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한류도 없었을 것이며, 문화 선진국 지향의지의 꿈 조차 꿀 염두도 못 냈을 것이다.

영어권의 우리 2세, 3세들에게 이런 훌륭한 한글과 역사, 생활윤리를 가르쳐 그들이 한국인으로써의 확고한 정체성을 갖고 살아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음의 고향, 정신의 뿌리를 모르게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현지인들과 경쟁에서 승리 할 수 있는 근본이며 힘이라 본다.

<김상준(비영리단체 근무)>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