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명 목사 뒤 뜰 왼쪽부터 백시학목사 부부 정인영목사 부부 필자 김종안목사 부부.
다이아몬드.금 등 광물질 풍부, 아프리카서 네 번째로 소득 높아
성인의 26% 에이즈 감염 …2011년 조사 평균수명 54세
그루터기선교회 운영 유치원 유료 불구 인기 높아
형사사건 등 중요한 사건 외 경미한 사건은 모두 추장이 재판
23일 화요일 보츠와나 (Botswana)
보츠와나는 인구자체가 적은 나라로 2014년 통계로 2백2십만이다. 그러나 국토는 남북한의 2.5배에 가까우며 전 국토의 70%가 사막이다. 토착 언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공식적인 언어는 영어다. 보츠와나는 기독교 국가이다. 70% 이상이 기독교인으로 대부분이 개신교신자들이다. 무종교라고 선언한 사람들은 20%정도이며 무슬림교도는 5천 명 정도.
다이아몬드, 금 등 여러 광물질이 풍부하여 국가전체의 수입의 4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이아몬드가 발견되고 급격히 부자가 된 나라다. 국민개인소득이 평균 $7,704 (norminal)과 $18,000(ppp) 이상이 되어 아프리카 전체의 네 번째로 개인 소득이 높은 나라다. HIV/AID의 감염자가 많아서 국가의 예산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2006년의 조사에서 성인의 26%가 감염자였다. 이로 인하여 2006년에는 평균 수명이 65세에서 36세로 떨어진 해도 있었으나 2011년 조사에서는 54세로 나타났다.
보츠와나는 잠비아와 인접국가로 40만 명의 인구가 있는 수도 가보로네 (Gaborone)까지는 1시간 40분 항공거리다. 그런데 루사카와 가보로네 두 나라의 수도에 항공기가 일주일에 두 번 밖에 없다. 직행을 하려면 며칠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보츠와나 상공을 통과하여 남아공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다른 비행기로 보츠와나로 올라오는 예약을 했다. 시간과 경비의 낭비지만 일정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허.전 선교사 부부가 아침 9시에 모텔로 왔다. 병원에 다시 들려 두 선교사와 병원 사무실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지금까지 지내온 이야기, 병원설립 이야기,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하여 들어 보았다. 바쁜 중에도 두 선교사는 공항까지 나를 배웅했다. 공항 밖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 오후 1시15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로 떠나는 비행기 항공기에 올랐다.
남아공항공 보잉737은 1등석이 없고 187명이 탈 수 있는 비행기다. 샌드위치와 음료수가 기내에서 제공되어 점심으로 충당했다. 1시15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3시 20분에 남아공 요하네스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가보로네로 향하는 비행기는 오후 5시 5분에 출발했다. 남아공 항공기 ERJ-135 Jet는 브라질 회사가 제작한 항공기로 37명이 정원이다.
여객기로서는 경비행기 중에서도 적은 경비행기다. 가보로네로까지 55분 비행 중, 아프리카 광활한 지평선에 비친 노을은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저녁 6시에 가보로네 공항에 도착하니 김종안목사와 홍종순선교사 부부가 반가이 맞이했다. 이들도 처음 만나보는 분들이지만 선교지에 대한 소식은 역시 뉴욕의 홍종임 선교사로부터 듣고 있었다.
김종안목사의 차로 도착한 곳은 가보로네로 시내에 있는 그루터기선교회 김주연 선교사댁이었다. 김종안목사댁 까지는 1시간 이상 더 가야하기 때문에 우선 이 집에서 저녁을 먹고 떠나려고 한 것이다. 뉴호프 지역에 있는 김목사의 사역지에 도착했을 때는 늦은 밤이었다. 선교사 두 부부가 기거하는 주택은 거실과 부엌 그리고 두 개의 방이 있는 단촐한 주택이다.
내가 잔 방에는 침대가 없이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이불을 놓았다. 이곳은 6월이 초겨울이라 저녁 공기가 차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집처럼 방에 난방은 되어있지 않다. 부엌 옆 거실 벽난로에 나무로 불을 지펴서 실내온도에 도움이 되었지만 나는 옷을 입은채 잠을 청했다.
6월 24일 수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 공기를 마실 겸 밖으로 나갔다. 어제밤 늦게 도착하여 집 밖을 보지 못했다. 단층으로 된 작은 집이지만 넓은 마당이 있고 주위에 큰 나무들이 둘러싸여 있어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가졌다.
가을에 붉게 익은 감이 달린 감나무들이 집 주위에 있었던 초등학교 때 생각이 난다. 이곳도 가을이 지나고 초겨울이 되어 무슨 나무인지는 알 수 없으나 집안에 있는 나무들에 붉은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어 마치 한국농촌의 가을풍경을 연상케 했다. 먹을 수 있는 열매는 아닌 것 같다.
선교사가 부엌에서 아침준비를 하고 있는 동안 이 목사는 벽난로에 석쇠를 놓고 소고기를 굽고 있다. 아침부터 맛있는 고기로 배를 채웠다. 김목사가 아침 일찍 찾아온 현지인 목사와 이야기하는 동안 나는 사역장에 있는 건물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복슬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따라붙었다. 울타리가 경계선이라고 생각할 때 50에이커는 될 것으로 추측되는 넓은 땅이다. 겨울철이라 들의 풀들은 누렇게 물들어 있으나 아열대 기후라 나무들에 푸른 잎들이 붙어있다. 밭에 심어놓은 무들이 먹음직하고 싱싱하게 보였고 들에는 염소들이 한가히 풀을 뜯고 있다.
경내를 걷고 있을 때 이목사가 다가왔다. 8개의 단층 독립건물 중에서 교회, 도서관, 그릅홈(홈리스 안식처), 유치원, 강당, 게스트 하우스로 안내했다. 수업을 하고 있는 유치원에 들어가 보았다. 꼬마들이 신기한지 모두가 손을 내밀고 악수를 하자고 한다. 깨끗하고 예쁘게 단장한 옷, 까만 피부에 빛나는 눈동자, 순진하게 웃으며 드러내 놓은 하얀 이, 귀엽기 그지없다. 47명의 아동에 3명의 현지인 선생이 담당하고 있는 이 유치원은 모두 유료다. 현지인들이 하는 유치원 보다 이곳 유치원이 더 인기가 있다고 한다. 잠깐이었지만 아이들과 더 있고 싶은 마음으로 떠나고 싶지 않았다.
이목사의 앞으로의 구상이 만만치 않다. 현재 하고 있는 사역 외에 초등학교와 신학교 설립과 넓은 유휴 땅을 개간하여 주민들을 위한 주택을 짓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특히 현지인 교회를 세울 땅이 구입되어 있어 곧 착공될 것이라고 한다. 작년에는 현지인 목사들을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계속하려 하고 있다.
남아공으로 가기위해 아침 9시 이 목사가 운전하는 벤은 호프타운을 지나가면서 종합병원, 중고등학교, 법원 등을 가리켰다. 흥미 있는 것은 형사사건 등 중요한 사건 이외 경미한 사건들은 추장이 재판관이란다.
굿 호프 타운을 벗어나기 얼마 전에 타운 공동묘지에 들렸다. 공동묘지 한쪽에 별도로 묘지가 조성되어 있었다. 그 묘지 앞에 섰을 때 아픈 마음을 막을 수 없었다. 한국선교사들의 세 무덤이다. 특히 한 묘비에는 두 이름이 적혀 있다. 태어난 지 돌이 막 지난 아이와 그의 어머니가 합장한 묘지다. 이들 세 사람의 선교사들은 모두가 30대의 젊은 나이로 타국에서 사고로 사망했다. 아이 어머니는 자동차 전복사고로 아이와 함께, 두 남자 선교사는 사역지에서 사고로 사망했다고 한다.
뉴 호프에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까지는 400km 약 290마일이다. 보츠와나에서 관광을 하면서 며칠 있을 생각을 하고 뉴욕으로 가는 항공기를 2-3일 연장할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 계획을 취소하고 보츠와나에 하루만 있기로 하고 예정대로 귀국할 계획을 했다. 날짜 변경은 벌금을 내야하고 좌석도 보장될 수 없다. 또 뉴욕에서 결혼식에 참석해야 할 일도 있었다. 다행히 이목사 부부가 남아공까지 자동차로 배웅하겠다고 하여 일정이 순조롭게 풀렸다. 첫째로 귀국일정을 변경하지 않아도 되며 또 육로로 국경을 넘으니 관광으로도 좋을 것 같아 기뻤다.
보츠와나에서 남아공으로 가는 하이웨이에는 자동차도 없고 주변에는 타운도 없는 광야지만 남아공으로 접근하면서 낮은 산들이 있어 경치가 좋았다. 보츠와나국경에 도착하여 출국신고를 마치고 남아공 출입국 관리소로 향했다. 남아공 출입국 관리소는 시설도 좋고 규모가 작지 않다. 까다롭지 않게 입국수속을 마치고 게이트를 통과하려고 하는데 가드와 이목사와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이목사에 의하면 그가 금품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목사는 물품구입하기 위해 남아공으로 가끔 오기 때문에 그들의 생태를 알고 있어 돈이 없다고 하면서 주지 않는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모든 국가들의 발전에 크게 저해가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부정과 부패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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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진<빛과 사랑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