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지수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 모기지 이자율이 주택 구매력 좌우
대형 주택 건설업체 중 일부가 소규모 저가대 주택 공급에 나섰다. 신규 주택 가격 인하가 이뤄지면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매력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지난 8월 주택 구매력이 3개월 만에 모처럼 향상됐다.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반면 가구 소득이 늘어나면서 주택 구입 여건이 개선됐다. 중국계 부동산 에이전트(왼쪽)가 고객에게 매물을 소개하는 모습.
■ 주택 구매력 지수
주택 구입 여건이 소폭 개선됐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발표에 따르면 8월 중 주택 구매력 지수가 전달보다 소폭 상승했다. 주택 구매력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 구입 여건이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NAR에 따르면 7월 약 154.5로 집계된 주택 구매력 지수가 8월 157.7로 올랐다. 같은 기간 주택 가격이 소폭 하락하고 가구 소득은 소폭 증가한데 따른 결과다. 주택 구매력은 주택 가격, 가구 소득 외에도 주택 재고 등의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8월 지수는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8월 지수 상승은 주택 가격 하락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집값 하락 신호탄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 3개월 만에 상승, 1년 전보다 낮아
8월 주택 구매력 지수 상승 소식은 주택 구입자들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이다.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지수는 주택 가격 하락과 가구 소득 증가가 가장 큰 요인이다. 8월 전국 중간 주택 가격은 약 23만200달러로 전달(23만3,400달러)대비 약 3,200달러 소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가구 중간소득은 연간 약 6만7,614달러에서 약 6만7,752달러로 증가하며 주택 구입 여건이 나아졌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한 주택 구매력은 여전히 낮아 이번 지수 상승폭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주택 구매력 지수는 약 160.2를 기록한 바 있다.
부동산 시장 조사기관 메트로 스터디의 브래드 헌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월 주택 구매력 지수가 1년 전보다 악화된 것은 1년 동안 주택 가격이 가구 소득보다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모기지 이자율이 워낙 낮아 주택시장 호황기에 비하면 구매력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금융정보업체 너드월렛과 인터뷰에서 분석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주택 구매력 개선 속도가 더딘 이유로 소득 정체 현상과 매물 부족 현상 등을 지적했다.
모기지 시장 조사기관 디지털 리스트의 제프 테일러 디렉터는 “매물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이 주택 구매력 악화 요인”이라며 “주택 순자산이 낮아 주택 처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유주가 많은 것이 매물 부족 원인”이라고 너드월렛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집값 상승 둔화세 뚜렷
8월 주택 구매력 지수 상승이 향후 주택 구입 여건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이 뚜렷한 둔화를 나타내고 있고 가구 소득 상승이 집값 상승 속도를 앞지른 지역이 점차 늘고 있다.
부동산 매물 정보 업체 리얼티 트랙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약 582개 카운티 중 약 68%에 해당하는 지역에서는 집값 상승 속도가 여전히 소득 증가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카운티의 경우 집값 상승세가 큰 폭으로 둔화된 반면 가구 소득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향후 주택 구입 여건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년간 가구 소득 증가가 집값 상승을 앞지른 카운티는 가주 오렌지카운티,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워싱턴 DC,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 뉴욕주 브룩클린 카운티 등이다. 전국적으로 집값 상승세가 크게 둔화된 점도 향후 주택 구매력 개선에 긍적이다.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전국 주택 가격은 17개월 연속 연간 대비 상승세지만 올해 4~7월, 4개월간 주택 가격 상승폭은 4%를 넘지 못하며 상승 탄력을 크게 잃었다.
대런 블롬퀴스트 리얼티 트랙 부대표는 “실제로 올해 주택 구입 여건이 지난해보다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집값 상승폭은 낮아진 반면 모기지 이자율이 하락폭이 커 구매력이 훨씬 높아졌다”고 너드월렛과의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향후 모기지 이자율이 구매력 좌우
모처럼 살아난 주택 구매력이 상승세를 타려면 향후 모기지 이자율 변동폭이 관건이다. 아직까지 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중이지만 지금보다 소폭만 상승해도 주매 구매력이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리얼트 트랙이 전국 약 582개 카운티의 주택 구매력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자율이 조금만 올라도 주택 구입자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내년 1분기 중 모기지 이자율이 약 0.25%포인트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평균 소득 수준의 주택 구입자가 평균 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서 소득의 약 43%를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 기간 주택 가격 상승폭과 임금 상승폭은 현재와 동일한 것으로 가정됐다. 정부 보증 융자를 받기 위해서는 모기지 페이먼트가 소득의 43%를 넘을 수 없다.
재정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모기지 페이먼트 비율은 25~30%로 정부 규정보다 더 낮다. 따라서 모기지 이자율이 소폭만 상승해도 주택 구매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건축업계 신규 주택 가격 낮춰야
주택 건축업체들이 저가대 주택 공급에 소극적이었던 것도 주택 구매력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건축 부지 가격이 치솟고 저가대주택의 수익률이 낮아 첫 주택 및 저소득층 주택 구입자들은 신규 주택시장에서 외면당했다.
집값 상승과 기존 주택 매물 부족,특히 저가대 매물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매력은 상대적으로 더욱 악화됐다.
그러나 올해부터 첫 주택구입자 등초기 가격대 주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대형 개발업체들이 저가대 주택 공급에 나서기 시작했다.
대형 주택 개발 업체 D.R. 호튼사는 이미 규모가 작은 대신 가격을 낮춘 실용 주택 건설에 돌입했고 경쟁사인 메리타지 홈스와 라일랜드 그룹등도 조만간 작은 규모의 주택 단지를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 업계에 신규 주택 가격이 인하 움직임이 일 경우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매력이 개선될 것으로기대된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