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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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가 보는 미국역사 (76) 남북전쟁 (Civil War ) ⑧

2015-10-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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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환>
4월 14일 오전에 링컨 은 Grant 장군도 참석시킨 가운데 국무회의를 소집하여 종전에 따른 정부의 정책을 논의하고 남부 측에 최대의 관용과 아량을 베풀어야 할 것임을 강조하였다. 링컨 대통령이 큰 짐을 벗은 것처럼 아주 명랑하고 밝은 표정이었다고 한다. 이날 링컨이 너무 기뻐하며 큰소리로 행복감을 표시하자 장로교인이 면서도 spiritualist 로써 다소 미신적인 성향이 있었던 부인 메리 는 “행복하다는 것 같은 말을 너무 큰 소리로 하면 운수가 나빠진다”고 링컨에게 주의를 주었다고 한다.

링컨은 암살되기 삼일 전 쯤에 측근에게, 자신이 약 열흘 전에 꾼 이상한 꿈에 대해서 얘기했다고 한다. 그 꿈에서 링컨 밤 늦게 자고 있다가 사람들이 흐느끼는 소리가 나서 잠을 깼는데 주변에 아무 사람도 없었고 방마다 비어 있었다고 한다.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갔더니 백악관의 East Room(기자회견 등모든 공식 행사 때 쓰는 방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울고 있었는데 방 가운데 덮인 관이 있고, 그 사방을 의장병들이 지키고 있었다. 의장병에게 누가 죽었느냐고 물었더니 “대통령이 돌아 가셨다” 라고 말하였다는 것이다. 이 일화를 두고 암살사건이 일어난 후에 사람들은 링컨의 암살이 자신에게 premonition (예지몽) 되었다고들 얘기했다고 한다.

4월 14일 저녁 링컨 부부는 Ford’s Theater 로 “Our American Cousin” 이란 연극을 보러 갔다. 이층의 귀빈관람실에서 그들이 초청한 Rathbone 소령과 약혼자와 같이 연극을 관람하고자 착석하자 Orchestra 가 대통령 환영곡을 연주하여 참석한 관객 1,700 명들이 박수로 환영하였다 한다. Grant 장군부부도 초청하였으나 선약이 있어서 사양하였다고 하는데, 링컨의 부인과 Grant 부인의 사이가 좋지 않았던 탓이라고 얘기하는 사람 들도 있다. Grant 장군 부부는 그날 저녁 필라델피아 에 가는 기차를 타고 갔었는데 그를 암살하려고 따라갔던 암살자는 Grant 장군 부부가 있었던 열차의 방문이 잠겨 있어서 암살을 포기 하였다고 한다.


대통령 관람실 문 앞에는 경호경관 한명이 있었는데, 이 맹랑한 친구가 대통령 마차의 마부들과 함께 근처의 tavern에 가서 술 두어 잔을 마시고 있었다. 그동안에 암살범 Booth 가 관람실로 들어가 커튼 뒤에 숨어 있었다. 어떤 역사가들은 설령 경호원이 있었더라도 Booth 는 유명한 배우이었던 까닭에 관람실에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Booth 는 연극의 내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스운 대화가 나와서 관객들이 모두 웃고 오케스트라가 크게 연주하는 장면이 나오는 틈을 타서 1865년 4월 14일 밤 10시 15분에 단발권총을 링컨 의 왼쪽 귀 위의 뒷머리에 발사하였다.

탄환은 링컨의 뇌를 관통하는 치명상을 주고 이마에 박혀 있었다. 이 장면을 옆에서 목격한 메리의 비명이 들리자 일부 사람들이 그쪽을 쳐다 보았는데 링컨 은 미처 웃음을 끊치 못하였던지 얼굴에 미소를 품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Rathbone 소령이 Booth 를 잡고 격투가 벌어지자 Booth 는 그사람을 단도로 여러 군데를
찌르고 몸을 피해 아래 층의 무대로 뛰어 내렸다. 웃음소리와 오케스트라 소리 때문에 암살의 총성을 듣지 못한 대부분의 관객들은 Booth 가 뛰어내리는 것도 연극의 일부분인 것으로 착각하였었다고 한다. Booth 는 뛰어 내리다가 왼쪽다리의 뼈가 부러진 채로 일어나서 큰 소리로 무었이라고 말하였는데 어떤 사람들은 Booth 가 버지니아 주의 motto 인 라틴어 “Sic semper tyrannis” (Thus always with tyrants: 폭군을 처단하자) 라고 했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The South is avenged! 남부 측의 복수” 라고 외쳤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뒤늦게 사람들이 Booth 를 잡으러 무대에 올라 갔으나 Booth 는 극장을 빠져나가 밖에 준비해 두었던 말을 타고 30분 이내에 포토맥 강을 건너가 메릴랜드로 도주하였다.
링컨의 암살을 읽으면서 필자의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온 얘기는 “아니 이거야원 추석의 밝은 달이, 아이들이 철없이 쏜 장난감 화살에 맞아 떨어진 격이지 …”, 라는 허탈한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 도대체 Booth 정도의 인물이 아무런 배후음모도 없이 어수룩한 공모자 일곱 명을 데리고 링컨이라는 거목을 삼류연극의 한 장면처럼 그렇게 쉽게 찍어내려 버린단 말인가? 링컨을 증오했다는 공통점 이외에는 아무 보잘것 없는 이 일곱 명의 인간쓰레기들은 사건 얼마 후 전부 체포되어 네 명은 교수형에 처해졌고, 한명은 무죄가 되었으며 두 명은 장기 징역형을 받았다.

Booth 는 대통령, 부통령, 국무장관 등을 동시에 암살하여야 미합중국에 극도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세 사람을 4월 14일 오후 일곱 시에 동시에 암살하기로 음모를 짰다. Andrew Johnson 부통령을 암살 하기로 했던 사람은 마지막 순간에 겁이나서 암살을 포기하였고 William H. Seward 국무장관을 암살하기로 했던 자는 Seward 장관의 집에 찾아가 국무장관을 찾아 두리번 거리던 중 장관의 아들인 해군성 차관보를 막닥뜨리게 되자 그를 단도로 여러 군데 찔렀으며 결국 국무장관 방에 들어가 병으로 누워있던 Seward 장관의 목을 포함하여 여러 군데를 칼로 찔렀다. 그러나 자상은 치명상이 아니어서 Seward 장관은 회복하였고 링컨 을 승계한 Johnson 대통령이 임기를 끝낼 때까지 국무장관으로 일하였다.

링컨이 총격을 받은 직후 마침 극장에 와있던 미육군 의무감을 포함한 서너 명의 의사들이 대통령 관람실로 들어가서 응급조치를 하였으나 총격이 치명적이었음을 곧 진단 하였다고 한다. 의사들이 링컨 을 함께 들고 극장정문으로 나왔는데 출혈이 심한 링컨 을 마차에 태워 울퉁불퉁한 길 위로 백악관으로 돌아가는것은 환자를 더 중태에 빠트리게 될것이라고 우려하여 Ford 극장 길 건너편에 있는 Peterson 이라는 사람이 운영하던 여인숙 Peterson House 일층의 침실에 링컨 을 모셨는데 침대보다 링컨의 키가 너무 커서 침대에 대각선으로 눕혔다고 한다.

이때 링컨 의 측근인 Stanton 전쟁부장관이 도착하였고 최고위 공직자로써 제반 사항을 보고받고 여러 가지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링컨 의 부인 메리 여사가 링컨 의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장애가 되었던지 Stanton 장관은 “저 여자를 이 방에서 내보내고 다시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 고 명령하여 메리 는 옆방에 있게 되었고 백악관에서 암살소식을 듣고 급히 온 큰아들 로버트 도 방에 들어가지 못하였다고 한다.

어느 역사기록에 의하면 링컨이 부인과 큰아들의 손을 잡고 운명하였다고 되어있으나 Wikipedia 의 역사에는 링컨 이 1865년 4월 15일 아침 7시22분에 운명하였을 때에 부인과 아들은 임종을 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국무위원 등 여러 사람들이 본 링컨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은 아주평화스러워 보였다고 한다. 향년 56세로 한참 더 일을 했어야 하는 장년의 연세이었다.

Booth 는공모자 한명과 함께 부상당한 남부군인이라고 거짓말을 해가면서 남부에 동정적인 사람들로부터 다리뼈의 치료도 받고 음식 숙소 등을 제공받으며 10일 동안이나 그의 체포를 위해 동원된 만여 명의 군인들을 피하고 현상금 10만 달러를 피해서 도망다녔다. 그는 4월 24일에 버지니아 주의Port Royal and Bowling Green 이란는 소촌락에 사는 담배농장주 Richard Garrett 의 호의로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머물렀으나 그 다음날 나가라는 얘기를 듣고 그의 집 창고에 숨어들었다.

Booth 의 행방을 계속 추적하던 연방군인 네 명은 Booth 가 Garrett 의 창고에 숨어 있는 것을 알아내었다. 26일 이른 새벽에 Booth 에게 창고를 나오지 않으면 창고에 불을 지르겠다고 소리를 지르자 공범은 순순히 자수해 나왔으나, Booth 는 소총과 권총을 양손에 쥔 채로 살아서는 나가지 않겠다고 버티어, 군인들은 창고에 불을 질렀고 마지막에 불을 피해서 Booth 가 나오자 총격을 가하여 그는 척추에 총탄을 맞고 아침 7시에 사망하였다. 그는 죽기 전에 자신이 Confederate States of America 를 위해서 싸우다 갔다고 자기 어머니에게 전해달라고 말하면서 죽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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