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리비용 만큼 집값 낮춰 매수자에 제시
▶ 잔디·화단 등 내부보다 외형을 꾸미기
별로 훌륭하지 않은 집도 머리를 쓰면 얼마든지 팔 수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팔리지 않는 집
가끔 주택을 판매하려고 내놔도 팔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다음에 더 좋은 기회로 판매시기를 미룰 수도 있지만 반드시 팔아야만 하는 때도 있게 마련이다. 가치를 좀 더 높여 보려고 지하실을 정비하거나 페인트를 칠하고 싶지만 시간과 비용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 청소해 줄 사람들을 고용해 묵은 때를 벗겨낸 뒤 팔고 싶지만 그럴 상황이 안 될 수도 있다. 주택의 가치를 조금 더 높여서 목표 가격에 최대한 가깝게 팔고 싶은 것이 주택 판매자 모두의 욕심일 것이다. 별로 훌륭하지 않은 집이라도 판매할 수 있는 비법을 살펴본다.
■돈에 달렸다
팔려는 집이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그런 집도 팔 수 있다. 다만 당초 기대했던 만큼을 받고 팔 생각은 어느 정도 접어야 한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기반이 무너진 집, 강풍에 망가진 집, 애완동물이 많아 내부가 불가피하게 지저분해진 집 등도 팔아 치우고 있다. 그저 가격만 적당한 수준에서 양보하면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얼마를 깎아야 할까. 애틀랜타에서 30년 넘게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하고 있는 빌 골든은 간단한 계산법을 제시했다. 만약 수리가 필요하면 예상 비용을 산출해서 수리가 불필요한 상태인 집의 가격에서 그만큼을 뺀 뒤 매수자에게 제시하라는 것이다.
골든 씨는 “수리가 필요하다면 충분한 만큼 수리비용을 낮춰 제시해 매수자가 살 만한 집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악을 가정하지 마라
본인이라면 혹시 “절대로 내 집 같이 형편없는 주택은 안 살 거야”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조바심이 난 매도자들이 호들갑을 떨지만 사실 대단한 문제가 아닌 것들은 다음과 같다. ▲집이 너무 오래 됐다 ▲바닥이 그리 좋지 않다 ▲에어컨이 없다 ▲외벽이 허름하다 ▲주변에 쓰레기가 있다 ▲물때가 끼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최악의 조건은 이런 것들이 아니다. 구조적 결함이 있거나 워터 데미지를 입은 경우, 또는 벽이 갈라진 경우 등이다. 이미 겁을 먹고 가격을 내릴 필요는 없다.
■최선에 집중하라
만약 집이 허름해 보인다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실제 집의 내부가 화재 피해를 입었던 한 주택의 경우, 부동산 에이전트는 내부는 포기하고 외부에 집중했다.
우선 잔디를 깎고 외형을 보기 좋게 꾸몄다. 그리고 매수자들에게 “내부는 여러분이 알아서 꾸며라. 이 집의 멋진 가능성을 믿는다면 투자하길 바란다”고 권유했고 좋은 성과를 올렸다.
■솔직하게 대응하라
투어를 시켜 줄 때 명백한 것들은 애써 부정하려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악취가 나고 뒷마당에 쓰레기가 쌓여 있는데 이를 두고 변명하려 한다면 매수자들은 두 가지 악재에 처하게 된다. 즉, ‘악취 나는 집을 솔직하지 못한 에이전트에게서 산다’는 것이다. 누가 이런 딜에 응할 것인가.
솔직하게 대응하는 것이 낫다. 이렇게 말이다. “악취가 더 많이 나고 쓰레기가 더 높이 쌓였다면 당신이 가격을 더 깎을 수 있을 텐데”라고 말이다.
■깨끗하게 청소해라
청소는 제 값을 받기 위한 기본이다. 여기 몇 가지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우선 표백제를 사서 악취를 제거할 수 있다. 조금씩 나눠 담아서 방마다 두는 것만으로도 냄새 제거 효과가 좋다.
쓰레기봉투도 넉넉히 사서 쓰레기도 화끈하게 버리고 벽은 주방세제를 이용해서 깨끗하게 닦을 수 있다. 집 안의 서랍과 장식장도 정리해야 한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서랍을 열어보고 옷가지가 잘 정돈돼 있는지 당연히 살피기 때문이다. 바깥에 나가서는 나무를 다듬고, 잔디를 깎고, 낙엽을 줍고 최대한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 최선이다.
■너무 많은 가구는 금물이다
집 안 내부에 가구 등을 구겨 넣어 두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방마다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가구만 남겨 놓고 위에서 아래로 깨끗하게 닦아 두는 것이 좋다. 가구가 낡았거나 상태가 좋지 않아도 상관없다.
누가 봐도 잘 꾸며진 집은 분명 판매하는데 도움이 된다. 매수자로 하여금 큰 노력 없이 ‘여기에는 침대를, 저기엔 소파를…’ 식으로 상상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저분한 상태는 차라리 텅 빈 집 만 못하다. 담배 구멍이 난 1980년대 패브릭 소파가 놓인 집에서 어떤 매수자가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을까.
다만 자신감은 가질 필요가 있다. 최소한 살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한 곳이면 집은 팔린다.
LA의 부동산 에이전트인 챈타이 브리지스는 “지금껏 팔기에 가장 어려웠던 집은 거실에서 개를 기른 곳”이라며 “바닥에서 곰팡이가 자라고 1마일 바깥까지 악취가 나지 않는 한 못 팔 집은 없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