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한 주택가격 26%, 소득 늘어서 24%
▶ 출산율 증가에 따른 가족 수 증가 18%
올해 주택 구입자들의 주요 구입 이유 중 하나는 현재 거주 중인 주택에 싫 증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낮은 이자율과 적절한 주택가격 등도 올해 주요 주택구입 이유로 꼽혔다.
■ 주택구입 이유 설문조사
각자 저마다의 이유로 주택구입에 나선다. 주택가격이 치솟고 이자율이 아무리 높아도 필요하면 집을 사야 한다. 주택구입 이유는 몇 가지로 단정 지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다양하다. 주택시장 주변 여건과 시대에 따라서도 주택구입 이유는 항상 변한다. 올해 주택구입자들이집을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동산 매물 정보업체 ‘리얼터 닷컴’이 주택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지난 6월과 7월 잠재 구입자들에게 주택구입 이유를 물었다.
■ 지금 사는 집 지겨워서
현재 거주 중인 집에 싫증이 나서 새 집을 보러 다닌다는 답변이 의외로 1위를 차지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구입자 중약 28%가 그동안 살았던 집이 지겨워서 새 집을 찾는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이유로 미뤄볼 때 향후 주택 규모를 늘려가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볼 수 있다.
올해 주택매매에 나선 바이어들 중에는 그동안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했던 구입자가 상당수 포함됐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진 장기 주택가격 하락으로 이사를 가야함에도 불구하고 주택처분이 힘들어 그냥 눌러 살아야했던 경우들이다.
장기 침체로 평균 주택 거주기간이 연장되기도 했지만 최근 주택가격 회복에 따라 집을 보러 다니는 구입자들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주택가격 상승과 주택구입수요가 3~4년간 늘어나면서 주택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고 집을 다시 보러 다니는 바이어가 올해 많아진 것이다.
■ 이자율 더 오르기 전에
두 번째 이유는 예상대로 낮은 이자율이었다. 모기지 이자율이 오를 듯 오르지 않으면서 주택 구입 타이밍만 저울질 하던 잠재 구입자들이 올해부터 대거 주택구입에 나섰다. 리얼터 닷컴의 설문조사에서 약 27%의 참여자들이 낮은 이자율 때문에 집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올 한해 모기지 이자율은 몇 차례 급등락을 거듭했지만 평균 약3.63%(30년 고정, 1월 기준)에서약 4.09%(6월 기준)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다시 떨어지면서 여름철 성수기 이후 잠잠해진 주택구입 수요를 자극 중이다.
젊은층 주택구입자들의 경우 기록적으로 낮다는 최근 모기지 이자율 수준이 얼마나 낮은 수준인지 감을 잡기 쉽지 않다. 그래서 이자율이 소폭의 등락만 거듭해도 주택구입 결정을 쉽게 번복 과거 평균과 비교하면 주택구입이 리얼터 닷컴에 따르면 1971년 이후 컨포밍 융자에 적용되는 모기지이자율(30년 고정)은 월 평균 약8.39%로 지금의 약 2배를 넘는다.
■ 집값 더 오르기 전에
주택가격이 수년째 상승세지만 올해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여전히 주택구입에 적절한 가격대로 여겨진다. 약 26%의 응답자들이 유리한 주택가격을 올해 주택 구입에 나선 이유로 꼽았다. 주택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주택시장 침체 전과 비교할 때 여전히 약 20% 정도낮은 수준(인플레이션 감안)이다.
리얼터 닷컴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주택 중간가격이 기록적인 상승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 침체 이후 주택구입 기회를 놓쳤던 구입자들에게는 침체전 가격과 비교해 지금 가격이 낮기 때문에 주택구입 시기로 무난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낮은 주택가격이 주택구입 이유라는 답변 비율은 해마다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낮아지는 추세다. 주택가격이 바닥을 쳤던 2012년 조사에서 낮은 주택가격을 주택구입 이유로 꼽은 답변자들은 약 47%로 당시 주택구입 이유 1위를 차지했다.
■ 소득이 늘어서
소득 증가가 주택구입 이유라는답변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 중 약 24%가 전보다 늘어나 가계 수입으로 주택구입 계획이 가능해졌다고 답했다.
이 같은 답변은 젊은층 구입자들 사이에서 더욱 높게 나타났다.
25~34세 구입자들 가운데 소득증가가 주택 구입에 나서게 된 이유라는 답변은 약 35%로 높았다.
경제 회복세와 함께 일자리가 늘면서 젊은층의 취업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설문조사가 실시된 7월까지만해도 증권시장이 한창 활황을 지속했던 시기로 주식 처분 수익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매우 높았다. 당시 약 6년간 지속된 증권시장 활황이 조정기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으로 투자자금 이동현상이 일던 시기이기도 하다.
■ 가족 수에 변동이 생겨서
가족 수 변동에 따른 주택구입이유는 약 18%로 5번째 이유로 나타났다.
리얼터 닷컴에 따르면 지난해에 출산율이 증가했고 올해도 늘어날 전망이어서 이에 따른 주택구입 증가가 기대된다. 자녀 출산 등에따른 가족 수 증가와 함께 가족 수가 줄어서 주택을 구입해야 하는 구입자도 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찾지 못해 부모에 얹혀살던 자녀들이 올해부터 분가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 주택구입 능력을 갖춘 자녀세대는 주택구입에 나서고 일부는 일자리 인근에 임대주택을 찾는 수요가증가 추세다.
자녀를 출가시킨 부모세대의 경우 현재 주택을 처분하고 작은 규모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대부분으로 새 집을 찾는 주택 수요군에 포함된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