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은퇴 단상

2015-10-05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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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림 / 공인회계사

누구나 은퇴를 계획할 때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은 어디로 은퇴를 하느냐 일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 주를 선택하는 문제겠지만 더 크게 본다면 도시(Urban)냐 시골(Suburban)이냐로 구분할 수 있겠다. 사람에 따라 조용한 시골 전원생활을 선호하는가 하면 소음이 있는 도시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나는 은퇴지로서 도시를 선호한다. 어려서부터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내게 도시의 소음은 도시의 숨소리처럼 들린다. 숨소리가 없는 도시라면 죽은 도시, 삭막한 도시라고 생각할 정도이다.

내가 선호하는 도시로의 은퇴는 아프면 찾게 되는 의료진의 용이한 접근성, 그리고 도시에만 있는 문화 공간의 이용성 등을 장점으로 한다. 이런 것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도시 은퇴에 마음이 끌릴 수밖에 없다.


물론 조용한 시골 풍경 속에 자신을 묻고 도시의 복잡함을 피하는 것도 정신적 안정으로 본다면 좋은 점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잠정적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조용한 생활의 반복이라면 궁극적으로 남는 건 무료함, 지루함, 그리고 고독뿐일 것이다. 이 또한 자칫 사람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운이 좋게도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는 도심의 전경을 밤낮으로 볼 수 있다. 재작년까지는 독립기념 불꽃놀이도 리빙룸 소파에 앉아서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러니 나의 동네가 주는 이러한 여러 가지 혜택을 외면하면서 무섭도록 조용한 시골 생활을 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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