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캠프가 14년째, 34회를 마치는 기분이 사뭇 전과 다르다. 왜 이전에 이렇게 못했을까? 라는 마음과 함께 더욱 진지한 깊이를 더해가며 채워지는 마음이다.
14년 전의 처음 2,3년간 좌충우돌하며 경험을 키워나갔던 시간들, 시스템과 함께 뼈대를 든든하게 세워나갔던 그 이후의 5, 6년의 시간들, 그리고 저절로 잘 성장하고 성숙해고 있다며 스스로 대견하며 즐거워했던 시간들, 지난해부터는 골격이 튼튼하고 아름답게 잘 지어진 건축물 안에 그 가치를 더해가는 진가 있는 소품들을 채운다는 마음으로 더 진지하게 연구하고 고민하며 진정한 발전을 위해 더 노력하고 있는 나를 본다.
아이들에 대한 욕심이 끝이 없다. 그러면서 왜 이전에 이렇게 못했을까 라며 발전과 성숙은 끝이 없구나를 배우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올해도 속속들이 여러 곳으로부터 몰려온 똑똑하고 성숙한 아이들을 만나면서 나는 스스로 긴장을 해본다.
어디 내놓아도 우수한 아이들, 흔히 볼 수 없는 여러모로 성숙하고 알찬 아이들, 이 아이들이 이 힘든 캠프에 온 목적과 가치를 내가 다 채워줄 수 있는가 라는 생각으로 깊은 고민을 한다. 그리고 지난 14년간의 광야 캠프를 되돌아보고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더 채울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더 이상의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외형적인 것을 더할 것은 없다고 생각할 정도의 성장이 있지만 아이들의 가슴을 진지하고 깊게 채울 수 있는 그 무언가는 항상 있다고 본다. 그것을 위해 나는 부단히 기도한다.
올해의 주된 골자는 어떤 분의 이야기 속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던 ‘인생은 폭풍이 멈추기를 기다리는것이 아니라 폭풍 속에서 춤을 배우는 자’ 라는 주제를 가지고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해보게 되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고 부럽지 않은 우수한 아이들, 부모로 부터 막강한 지원을 받고 성실하고 우수하게 학생의 본분을 다하며 미래를 향해 .꿈을 향해 거침없이 내뿜어대는 아이들이다. 물론 그 나름대로의 고민과 갈등이 왜 없는가? 그러나 그것은 행복한 고민과 갈등이지 삶의 근원적 고민과 갈등은 아닐 것이다.
캠프의 일주일간 일정 속에서 만나는 많은 재소자들, 양로원의 병약한 노인들, 집이 없고 먹을 것이 없어 생의 고통과 절망의 어려움 속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른들에 비해 솜털과 같이 부드러운 순수한 감성을 가진 아이들이기에 눈물로 가슴으로 많은 것을 느끼며 배우는 그 아이들에게 질문을 해 본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마련해야 하는 힘든 시간들, 상상하지 못했던 어려운 여건들, 이러한 시간들이 닥쳐올 때, 그러한 폭풍의 시기가 올 때 너희는 그 폭풍 속에서 춤 출줄 아는 아이들이 되어질 수 있는 경험을 지금 간접 경험을 통해 준비할 수 있는 지혜로운 자가 되길 바란다"라는 주제를 나는 캠프 중에 계속 던져 주었다.
아이들의 안락한 요람을 상상으로라도 애써 제거해보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 어떤 방향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가를 힘써 생각해보는 시간들이 되기를 원했다.
짧은 일주일간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위기가 닥칠 때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생각과 사고가 깊고 진지한 아이들이 되기를, 올해 나는 욕심을 부려 보았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그들을 자신들의 처소로 돌려보내는 아쉬움 속에서 이 사랑스럽고 보석 같은 한 학생 한 학생을 위해 눈물로 깊이 기도를 해본다. 폭풍 속에서 춤을 배울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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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숙 비영리기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