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래 사는것과 잘 사는 것

2015-09-17 (목) 이재동 / SYNCIS Field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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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100세 이상 장수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AP 자료에 따르면이미 100세 이상된 시니어인구는 세계 전역에 걸쳐 34만명에 달하며, 오는 2050년이면 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세계 최장수 국가인 일본도 현재 100세 이상이 4만명을 돌파했는데 특이한점은 남성은 고작 5,400명, 여성은 무려 3만4,90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모든 사람들의 염원인 ‘꿈의 나이 100세’가 이제는 선택된 몇 명만의 특권이 아닌 누구에게나 가능한 ‘보편적 라이프 스타일’로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단지 건강하게 100세 이상을 사는 것 보다 더 중요한 이슈는 바로 재정적으로 안정된 장수가 아닐까 한다. 건강만 있고 재정 능력 없이 국가나 누군가에게 의존해서 살아간다면 장수를 ‘신의 축복’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미국 시니어들의 현주소는 경제적 자립이나 재정적 독립과는 거리가 먼, 참담하기 그지없는 실정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관련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은퇴자들의 단 5%만 경제적으로 안정 되어 있을 뿐, 나머지 95%는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고 밝혀졌다. 이중 63%는 국가의 사회복지시스템이나 가족, 또는 타인에게 의존하는 사람들이고 또 나머지 25%는 노년에도 계속 일을 해야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해당됐다. 그런데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은퇴자들의 대부분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말한 일본의 경우와 같이 현재 100세 이상 미국인들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0% 이상이라고 한다. 아이오와주의 경우 지난해 100세 이상으로 집계된 772명중 91%인 699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노년에 요양시설에 체류하는 여성들의 숫자를 살펴보자. 미국 은퇴자협회의 관련 보고에 따르면 미국의 65세 이상 시니어의 40%가 사설 요양원의 신세를 지고 있으며 그중 무려72%가 여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의 사설 요양원이란 주로 신체적 정신적 결함 이유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힘들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24시간 요양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머무는 곳으로 한국의 양로원과는 차별된 곳이다.

간호사나 필요 의료 인력 등이 있으므로 늘 적절한 간호 서비스를 받을 수있어 집에서 그냥 가족들이 돌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고, 당연히 비용이 높다. 지난주에도 설명했듯이 개인룸의 경우 평균 체류기간을 2.4년이라고 할 때 17만 달러 정도이고 평균 시설 연간 경비는 7만7,000달러에서 10만 달러 정도다. 일부 은퇴자들에게는 평생 저축이나 노후자금에 해당되는큰 돈이다.

미국에는 너싱홈을 포함한 몇 가지 요양시설이 있다. 그중 숙련된 간호 시설은 메디케어로 가능하다. 메디케어는 직장에서 오랫동안 근속하며 소셜 시큐리티와 메디케어 세금을 낸 사람들이 수혜를 받는것으로 주로 서비스 기간은 100일까지만 해당된다. 요양시설의 경우는 메디케이드에 의해 지원을 받는다.

하지만 메디케이드는 극빈자에게 적용되는 프로그램이므로 어느 정도 돈이있는 사람들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연방정부가 규정하는 저소득층이 아니거나 숙련된 간호를 받을 필요가 없는 메디케어 수혜자나 100일 이상의 요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비로 시설 부담을 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얼마 전 115세라는 나이로 미국에서 최고령 할머니로 기록되었던 저트루드 베인스씨가 생전에 장수 비결을 묻는 한 기자에게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하나님께 물어보세요” 간단하지만 맞는 말이다. 사람의 죽고 사는 문제는 인간의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사는 준비를 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는 것도, 저축이나 투자를 하는 것도, 또 미리 은퇴준비를 하는 것 등도 모두 우리 인간에게 맡겨진 일이다. 신이 대신 결정해 줄 문제가 아니므로 원망이나 핑계도 있을 수 없다. 준비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일 뿐이다.

(702)465-6924

<이재동 / SYNCIS Field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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