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코리안 아메리칸 리포트/북한의 한반도 위기‘유엔 로비’

2015-09-16 (수)
크게 작게

▶ “한반도 위기 미국책임”북 유엔상대 집중로비

코리안 아메리칸 리포트/북한의 한반도 위기‘유엔 로비’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012년 12월 보도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발사되고 있는 북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사진=연합>

코리안 아메리칸 리포트/북한의 한반도 위기‘유엔 로비’

유엔 안보리 공식문건으로 8일 회람된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의 편지

사무총장.안보리 의장에 한달새 7번이나 편지
4차 핵실험 등 도발 후 정당성 주장하기 위한 사전전략 의혹

<유엔본부=신용일 기자> 북한 당국이 최근 연일 유엔 사무총장과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편지를 보내 한반도 안보•평화의 위협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전가하고 있어 실제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성남 주유엔 북한대표부 대사는 8월13일, 14일, 17일, 19일, 21일, 28일과 지난 8일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입장이 담긴 편지를 유엔에 전달해 총회와 안보리에 공식문건으로 회람시켰다.


지난 한달 사이 무려 7차례로 북한이 유엔 회원국들을 상대로 ‘교전’(armed conflict) 위협을 내세워 당국의 기존 입장을 이처럼 단기간에 집중 ‘로비’(lobby)하기는 처음이다.

■8월13일 유엔 사무총장
자 대사가 지난 달 13일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 같은 날 총회와 안보리에 공식문건(A/69/1006-S/2015/627)으로 각각 회람된 편지에는 북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내놓은 ‘조선의 자주통일은 동북아시아 평화번영의 초석’(2015년 8월12일)이라는 제목의 기념 보고서가 첨부됐다.

보고서는 해방 직후 한반도가 미국에 의해 남과 북으로 분단됐으며 5년 뒤 역시 미국에 의해 6.25 전쟁이 시작됐고 주한미군 주둔과 한국에서 연례적으로 실시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남북 관계는 물론 한반도와 지역 안보•평화를 위협하는 기본 요인이라고 비난했다.

보고서는 또 “지금 남조선당국이 ‘통일외교’라는 미명하에 여기저기 외세를 찾아다니며 동족을 모해하는 불순한 청탁놀음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 땅에 또 다시 전쟁의 참화를 불러오는 위험천만한 처사”라고 위협했다.

■8월14일 유엔 사무총장
자 대사가 지난 달 14일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 같은 달 18일 총회와 안보리에 공식문건(A/69/1010-S/2015/637)으로 각각 회람된 편지에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2015년 8월13일)가 첨부됐다.

담화는 8월17일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에 대해 “미국이 조선반도와 주변에서 한해에도 몇 차례씩 끊임없이 벌여놓고 있는 합동군사연습은 우리 공화국에 대한 엄중한 군사적 도발이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집중적 표현”이라고 비난했다.

또 “미국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와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한사코 군사적 대결의 길로 나간다면 그로부터 초래되는 모든 후과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서 “우리는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 이익까지 위협당하면서 미국의 대조선 정책 전환을 무한정 기다리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핵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8월17일 유엔 사무총장
자 대사가 지난 달 17일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 같은 달 18일 총회와 안보리에 공식문건(A/69/1011-S/2015/638)으로 각각 회람된 편지에는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2015년 8월15일)이 첨부됐다.

성명은 “미국은 핵위협과 공갈을 비롯해 우리에 대한 모든 적대적인 위협을 걷어치워야 한다”며 “당면해 침략적인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연습부터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그러면서 “군사연습이 강행되고 그 강도가 높아질수록 그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응도 최대로 거세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우리 공화국은 핵 억제력을 비롯하여 세계가 알지 못하는 현대적인 최첨단 공격과 방어수단을 다 갖춘 필승불패의 최강국”이라며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하면 우리의 초강경 반미 대응 전에 직면한 미국 본토의 안전이 보장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8월19일 안보리 의장
자 대사는 지난 달 19일 안보리 의장(유엔주재 나이제리아 대사)에게 보내 같은 날 안보리 공식문건(S/2015/650)으로 회람된 편지에서 한국과 미국의 연합군사훈련을 의제로 한 안보리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자 대사는 “안보리가 미국이 현재 남한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을 상대로 실시하고 있는 ‘을지프리덤가디언’이라는 도발적 합동군사훈련을 주목하기를 바란다”며 “미국의 전쟁 놀음은 미국이 조선반도에서의 전쟁 위협과 긴장과 갈수록 악화되는 대결 악순환의 주범임을 똑똑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주도하는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은 더 이상 DPRK와 미국과의 문제, 또는 북•남조선간의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동북아시아와 그 밖에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국제적 문제가 됐다”며 “안보리가 미국 합동군사훈련 문제를 의제로 채택하고 긴급히 회의를 가질 것을 요구한다”고 주문했다.

■8월21일 안보리 의장
자 대사는 지난 달 21일 안보리 의장에게 보내 같은 날 안보리 공식문건(S/2015/658)으로 회람된 편지에서 한국과 미국의 연합군사훈련을 의제로 한 회의 개최를 재차 촉구했다.

자 대사는 서신에서 “미국과 남조선의 계획적인 군사적도발행위에 따라 조선반도에 전쟁국면이 조성되고 조선반도와 나아가서 세계의 평화와 안전이 엄중하게 위협당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남조선의 포사격도발행위와 심리전재개 그리고 미국-남조선합동군사연습문제(S/2015/650)를 안건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편지에 8월4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DMZ) 남쪽지역에서 발생한 북한 지뢰폭발 사건과 대남 포사격 사건을 “전적으로 남조선의 모략극에 불과하다는 것은 2015년 8월20일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긴급보도에 명백히 밝혀져 있다”며 언급한 보도를 첨부했다.

자 대사는 “제반 사실은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에 대한 핵 선제 타격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연습을 벌려놓은 상태에서 제2의 조선전쟁을 도발하기 위하여 ‘지뢰폭발’ 사건을 조작하고 심리전방송을 재개한데 이어 ‘포사격’ 사건을 꾸미는 등 이미 짜여진 전쟁각본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실증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8월29일 유엔 사무총장
자 대사가 지난 달 28일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내 같은 달 31일 총회와 안보리에 공식문건(A/69/1018-S/2015/674)으로 각각 회람된 편지에는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위원회 확대회의 보고서(2015년 8월28일)가 첨부됐다.

자 대사는 편지에서 최근 한반도 군사대치 상황이 남북고위급접촉 회의 결과 타협을 이룬 것과 관련 “회의에서는 ‘전쟁직전단계’(brink-of-war state)까지 치달아 올랐던 최극단의 정세상황 속에서 노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정부가 취한 조치들을 분석, 검토하고 DPRK의 북•남조선 고위급 긴급접촉 주도가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유지를 위한 상황을 다루는데 기여했음을 주목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번 남북 접촉 결과 “평화 회복”(peace restored)이 “절대로 협상 테이블에서 일궈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막강한 군사력과 국방을 위한 핵 억제력 덕분이다“고 주장했다.

■9월8일 안보리 의장
자 대사가 지난 8일 안보리 의장(유엔주재 러시아 대사)에게 보내 같은 날 안보리 공식문건(S/2015/689)으로 회람된 편지에는 주한미군 주둔 70주년을 맞아 선전된 외무성 대변인 담화(2015년 9월7일)가 첨부됐다.

담화는 최근 한반도에서의 교전 위기 상황을 지적하고 “(한미) 합동군사연습은 조미(북미) 사이뿐 아니라 북남 사이의 대결과 불신도 격화시키는 기본 요인”이라며 “”만일 미국이 남조선에서 미군을 철수시키지 않고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계속 벌이는 한 앞으로 조선반도에서 또다시 원인 모를 사건이 터지거나 그로 인해 무장충돌이 일어날 경우 우리는 미국의 책임을 엄중히 따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편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은 14일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 형식으로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 장거리 로켓발사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이어 15일 북한 원자력연구웡장은 역시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 형식으로 4차 핵실험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았다.

유엔 안보리 결의들은 북한의 핵 실험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그 어떠한 발사도 모두 금지하고 있어 최근 집중 전개된 북한의 유엔 ‘로비’가 이 같은 도발을 감행한 후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한 사전계획 전략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