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숙제.방과후 학원 등 신경 쓸 일 많아
지난 9일부터 뉴욕시내 각급 공립학교들이 개학한 이후 방학 동안 불규칙한 생활 패턴에 젖었던 자녀들과 학부모들은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물론 도시락과 과제물을 챙기고 출퇴근 시간을 자녀의 등하교 시간에 맞추는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둔 40대 한인여성 이모(플러싱 거주)씨는 "아이들과 함께 매번 겪는 개학증후군이지만 항상 처음 당하는 것처럼 새롭고 정신없다"면서 "아이나 나나 9시에 일어나다 7시에 일어나는 것에 이제 좀 적응이 됐는데 주말이 끝난 14일부터 늦게 일어나 지각을 할 뻔 했다"고 말했다.
특히 맞벌이 부부들은 자녀들의 개학이 반갑지만은 않다. 방학 동안엔 애프터스쿨에 아이를 맡기면 됐지만 개학 후엔 자녀의 등하교는 물론 애프터스쿨과 예체능 학원 일정까지 신경 써야 할 일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개학증후군은 자녀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방학동안 없던 발표와 과제물 아침 일찍 일어나는 수고에 아직 적응하기가 힘들다.
김모군(8학년•베이사이드 거주)은 "방학 동안 여유 있게 공부하고 수영도 맘껏 했는데 이제는 늦잠도 못 자고 숙제를 비롯해 할 일이 많아져 게임하는 시간도 많이 줄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새학기 증후군을 겪는 학생은 개학 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거나 등교시간이 되면 배가 아프거나 어지러움, 구토 증상을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식욕 부진, 수면 장애를 겪기도 하고 일부는 공격적인 행동을 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녀의 증상을 학부모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특히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은 한인 1세대 부모들은 미국의 학교생활을 이해하지 못해 자녀들과 소통하기가 쉽지 않다.
흔히 시간이 흘러서 바뀐 학교생활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서적으로 예민한 시기여서 자칫 심리적 위축이 우울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편 각급 학교 관계자들은 학교생활 적응과 관련된 학생들의 상담 요청 건수가 개학 직후 급증한다며 자녀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부모가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각 학군들은 학교 담임교사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자녀가 새로운 분위기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고 학교와 교사들이 보내는 공지사항 가정 통신문을 잘 살필 것을 조언하고 있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공동회장은 “고교 입학생과 수험생들도 개학 증후군을 겪는다”며 “대학입학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다양한 방과 후 활동과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자발적으로 자기개발에 힘쓰도록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하 기자>A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