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나이가 어때서, 일하기 딱 좋은 나인데

2015-07-29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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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중후반 재취업은 ‘하늘의 별따기’

▶ 평상시 ‘아저씨’ 고용시장선 ‘노인’취급

“청장년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인은 더더욱 아니고, 우리 나이가 애매하다 보니 일자리 찾기가 힘드네요.”

2년 전 감원으로 인해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 둔 이모(57)씨. 그간 관련 직장을 잡으려 무진 애를 썼지만 면접 때 마다 돌아 온 반응은 “나이가 너무 많다”였다. 그는 “그나마 면접까지 본 건 희망이 있다는 건데, 나이 때문에 아예 만나자는 연락도 없다”며 “나름 경력과 학력을 갖췄다고 생각했고, 자신감도 있었지만 나이의 벽에 부딪치면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의기소침해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벌어 논 돈이 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이 나이에 집에서 빈둥빈둥 놀 수는 없지 않냐”며 “아이들이 날 무능하게 볼까봐 그게 제일 두렵다”고 말했다.


임모(58)씨는 요즘 들어 커피숍을 열까 고민 중에 있다. 그는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직장을 찾아보려고 동분서주했지만 문득 몇 년 일하면 정년퇴직인데, 내가 사장이어도 날 고용하는데 망설여 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이는 ‘아저씨’인데 새로운 직장에 고용되기에는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결혼을 늦게 한 김모(55)씨에게는 중·고등학생 딸과 아들이 있다. 당장 생계를 책임져야한다. 사무직으로 일하다 회사가 파산하면서 직장을 잃었다. 정부보조금을 받기는 하지만 그걸로는 집모기지에 자동차, 보험, 생활비 등을 감당하긴 역부족이다. 김씨는 “20년 가까이 서류 보는 일만 했다”며 “다른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단순 노동이라 일자리 찾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층도 직장잡기가 힘들다고 아우성인 게 현실이다”며 “20-30대 틈바구니에서 50대 중후반이 설 자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연방 노동부는 지난 17일 미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8만1,000건이라고 밝혔다. 고용신장이 호전되고는 있다지만 아직까지도 이같이 실업수당에 의존하는 실업자들은 계속 생겨나고 있다. 고용시장의 실업률이 지난 6월 5.3%까지 하락하는 등 거시 지표에서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청장년층에 국한된 통계라는 지적이다.

고용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의 활기가 50대 중후반에게는 그저 ‘남 이야기’다”면서 “직장을 잃은 50대가 재취업을 하기에는 엔지니어나, 특수기술이 있거나, 눈을 한참 낮추지 않는 한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혀 50대 재취업의 높은 벽과 한계를 드러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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