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목사들, 함께 뜁시다”
2015-06-24 (수)
가나안교회 은퇴후 제2사역 준비하는 신동환 목사
‘보람 있는 노후’위한 각종 기술 전수 계획
지난 해 리치몬드 가나안교회 담임에서 물러난 신동환 목사(66)는 10여년전 본보를 통해 한 번 소개됐었다. 교회 건물을 새로 지을 당시 건축업자를 무색케 하는 온갖 기술로 직접 공사에 참여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최근 만난 자리에서 신 목사는 그 때를 회상하며 “건축 예산도 별로 없었고 ‘올인’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목회 일선에선 물러났지만 신 목사는 다시 한 번 본보에 간접 소개가 됐다. 아들인 존(형섭) 신 씨가 모교인 제임스 리버 고등학교에 초청받아 연설한 때문이었다. 하버드대와 밴더빌트 대학을 나와 심장전문의로 일하고 있는 존 신 씨의 졸업식 연설은 터프츠대를 나와 가정의가 된 누나 크리스틴, 하버드대 출신의 사위 등 가정사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계기가 됐다.
올랜도한인장로교회, 리치몬드중앙교회, 가나안교회를 거치면서 미국에서 30년간 목회를 한 신 목사는 “목회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잘 자라준 자녀들이 큰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자녀들이 전문인으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보다 부모가 바라는 대로 독실한 신앙을 갖고 헌신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 더 기쁜 일이다.
신 목사 자신도 은퇴는 했지만 ‘제 2의 사역’을 위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자신의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은퇴 목회자들이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하는 일이다. 제너럴 컨트랙터, 플러밍, 에어 컨디셔닝, 중장비 등 건축과 관련된 자격증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신 목사는 ‘손으로 봉사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커뮤니티를 섬기는 ‘시니어 봉사회’를 만들 계획이다.
또 하나의 사역은 운동. 신 목사는 60이 넘어 시작한 마라톤을 9번 완주한 경력을 갖고 있다. 최고 기록은 4시간 9분. 신 목사의 연령대에서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할 수 있는 기록이다. 이것도 성에 안차 8월에는 해병대 3종 경기, 가을에는 리치몬드에서 열리는 3종 경기에 출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까 고민하다 수영을 시작하게 됐지요.” 그게 25년 전이다. 지금은 매주 총 3마일 정도를 수영한다. “운동을 해야 의욕이 생깁니다. 시니어들과 함께 뛰는 일에 앞장 서겠습니다.” 시니어 운동 캠페인은 기술 강습과 더불어 사역의 중요한 축이다.
목회 현장에서 벗어나 교회를 조금 더 냉정하게 볼 수 있게 된 신 목사는 세 가지를 경계했다. 개교회주의와 대교회 지향, 세속주의다. 그는 “과거에도 큰 교회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작은 교회들이 불행하지는 않았다”며 “세 가지 유혹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앞으로 교계가 풀어야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