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스포츠 좋아하는 아빠를 위해 다저스·에인절스 캐치볼 등 투어 마련
▶ 아이스하키 LA 킹스팀, 골 넣는 체험
[파더스 데이 가족과 즐길 곳]
아버지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바깥일에만 매달리던 엄숙하던 얼굴이 이제는 자녀들을 돌보는 자상한 이미지로 변화하고 있다. 오는 21일은 파더스 데이이다. 아버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바로 온 가족이 모인 휴식과 행복의 순간이다.
이번 주말은 아버지가 주인공이다. 가족을 지키는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록 아버지의 손을 끌고 나가 보자. 기차, 비행기, 자동차와 군함부터 야구, 미식축구, 하키에 이르기까지 갈 곳은 많다.
◎ 오렌지 엠파이어 기차박물관(The Orange Empire Railway Museum)
리버사이드카운티 페리스(Perris)에 위치한 이 박물관에는 무려 200대에 달하는 각종 기차가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956년 문을 연 이후 남가주 지역에서 기차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기차박물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90에이커에 이르는 드넓은 대지 곳곳에 증기기관차에서 디젤기관차까지 형형색색의 기차들이 줄지어 있다. 레일 위에 늠름하게 서 있는 기차들은 금방이라도 다시 달릴 것만 같다.
주말에는 실제로 기차가 운행한다.
온 가족이 객차에 앉아 사진을 찍고 웃고 떠들며 창밖을 본다. 어느새 마음은 기타를 치며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고래사냥’을 떠나던 추억으로 물든다. 파더스 데이에는 특별히 바비큐 요리를 선보인다. 서부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 기차역에서 점심을먹는 재미도 그만이다. 바비큐 점심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식사비용은 어른 12달러, 어린이 6달러.
입장료는 무료지만 기차 승차비는 따로 받는다.
◎ LA 로드스타 자동차 전시 쇼(The LA Roadstar hot rod show)
올해로 51회를 맞는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자동차 로드쇼로 포모나 페어플렉스에서 20일과 21일 열린다.
미 서해안 지역 굴지의 자동차 전시회인 만큼 세상의 모든 자동차가 거리에 나와 앉아 있는 느낌이 든다.
또 200개가 넘는 제조업체와 벤더들이 참여해 엔진을 비롯해 각종 부품과 액세서리, 장비도 전시돼 마니아들을 열광시킨다.
이번 로드쇼의 하이라이트는 1936년 이전에 제조된 오픈카들이다. 갖가지 모델의 앤틱 오픈카 수백대가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모두 900대 이상의 자동차들이 참여했다. 로드쇼는 오전 7시 개장해 오후 4시까지 이어진다. 입장료는 20달러이며 12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다.
다리가 아프면 트램을 타고 전시장을 둘러볼 수도 있다.
◎ 마치필드 항공박물관(The March Field Air Museum)
이곳도 역시 리버사이드에 있다. 바로 인근에 똑같은 이름을 가진 마치필드 공군 예비군 기지가 자리 잡고있다. 1차 대전에 참전했던 구형 비행기에서 최신형 F-15까지 70여대의 각가지 항공기가 망라돼 있다. 기종도 다양하다. 전투기와 폭격기, 프로펠러기와 제트기, 헬리콥터와 초음속 정찰기 등 거의 모든 항공기를 직접 둘러볼 수 있다.
박물관 안에는 전쟁과 무기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또 첨단 항공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으며 기프트 샵에서는 모형 항공기들을 판매하고 있다. 기차박물관과 함께 구경하는 스케줄을 짜면 뿌듯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 미드웨이 항공모함(The USS Midway Museum)
샌디에고 항구에 정박한 미드웨이 항공모함에 직접 승선해 활주로에 서면 가슴이 탁 트인다. 굉음을 내며 숨가쁘게 이륙하는 함재기와 임무에 따라 색깔이 다른 복장을 하고 사인을 보내는 장병들을 바로 옆에서 보는 듯 즐거운 착각에 젖어든다.
미드웨이 항공모함은 가장 오랫동안 현역으로 뛴 기록을 갖고 있다. 활주로에는 29대의 각종 함재기가 전시돼 있다. 항모 브리지에도 올라가 함재기를 통제하는 시설을 한 눈에볼 수도 있다.
승무원 침실, 식당, 기관실, 우체국, 조종사 대기실과 함내 유치장까지 둘러보게 된다. 전투기 조종사 의자에 앉아 홍보영화를 관람하고 시뮬레이션을 경험하는 체험코스도 있다. 모두 자유롭게 함내를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있다.
◎ 오토모빌 드라이빙 박물관(The Automobile Museum)
엘세군도(El Segundo)에 위치한 이 박물관에는 130대의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자동차를 사랑하는 아버지라면 하루 종일을 보낼 수도 있다. 앤틱 자동차는 물론 빈티지 자동차, 특수 용도로 개조한 자동차 등 온갖 자동차들이 즐비하다. 파더스 데이인 일요일에는 실제로 자동차를 승차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스포츠에 열광하는 아버지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할 수 있다. 평소에는 TV로만 즐기던 경기를 더욱 깊숙이 탐험하는 기회야말로 최고의 선물이다.
◎ USC 헤리티지 홀(USC Heritage Hall)
캠퍼스 한 복판에 위치한 헤리티지 홀은 그야말로 USC의 보물이자 자랑거리다.
미식축구 대학리그 우승컵 하이즈만 트로피를 여섯 번이나 차지한 대학답게 화려하고 우아한 홀 안에 트로피와 선수복, 기구와 선수사진들이 웅장하게 전시돼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대학 상징인 트로잔 로마 병사의 동상이 무릎을 꿇고 트로피를 받쳐 들고 있다. 그리고 6개의 하이즈만 트로피가 주변을 감싸고 있다. 물론 미식축구 이외에도 각종 경기에서 우승한 전설이 고스란히 전시돼 있다.
입장료는 무료. 다만 일요일은 문을 닫으니 주말 하루 앞당겨 방문해야 한다. 평일은 오후 5시, 토요일은 오후 4시까지 개장한다.
◎ 사이언스 오브 하키(Science of Hockey)
남가주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아이스하키 팀을 보유하고 있다. 바로 LA 킹스(LA Kings)가 주인공이다. 방문객들은 스테이플센터의 터널을 통해 입장해 선수들이 경기하는 빙판 위에 서는 경험을 누린다.
수비진을 제치고 골을 넣는 체험을 하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또 골대 앞에서 킹스의 주축인 더스틴 브라운, 드류 도우티, 제프 카터의 실제 크기 모형 옆에서 사진을 찍으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아버지의 날이 될 것이다. 입장료 10달러.
◎ 다저스 스테디엄(Dodgers Stadium)
다저스는 이번 주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를 갖는다. 파더스 데이을 맞아 특별 행사로 필드에서 캐치볼을 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아버지들은 경기장에서 파랑운동복을 입은 소년들과 ‘캐치볼’을 즐기게 된다.
또 경기시작 전 덕아웃을 둘러보고 배팅 연습장을 관람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다저스 스테디엄은 게임이 없는 날에는 하루 3회 90분에 걸친 단체 투어도 제공하고 있다.
투어 비용 15~20달러.
◎ 에인절 스테디엄 오브 애나하임(Angel Stadium of Anaheim)
오렌지타운티의 에인절 스테디엄도 아버지의 날 기념투어를 제공한다. 75분 정도 걸리는 투어는 아버지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다. 덕아웃을 구경하고 마이크 소샤 인터뷰룸에서 구단주 의자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는다.
월드시리즈 트로피도 둘러보고 기자들이 머무는 프레스 박스와 TV 중계실도 들어간다. 경기가 없는 화·수·금요일에 하루 3회 투어를 제공한다. 투어비용 6~8달러.
<유정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