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 남긴 아름다운 시들
2015-06-15 (월) 12:00:00
‘종소리 저편’(서정시학)은 한 달 전 타계한 윤석훈 시인의 첫 시집이자 마지막 시집이다.
마지막 힘을 모아 55년의 삶을 정리한 이 시집에는 고인이 ‘새벽마다 꼿꼿이 앉아 생각의 조각에 시 한 편씩 꿰어보는 거다’(‘생명보험’ 중)라고 했던 주옥같은 시 70편이 수록돼 있다.
“돌이켜보면 삶은 숲이었다가 허공이었다. 18년 미국에 살면서 14년은 시를 썼으며 7년은 폐암과의 산책 중이다. 허공을 채울 수 있는 시업은 참으로 다행스런 축복이고 기쁨이며 힘이다”라는 시인의 말이 외롭고, 투명하고, 아름답게 스며 있는 책, 삶의 소중한 순간들이 귀하게 아로새겨져 있는 빛나는 시집이다.
나태주 시인은 “윤석훈 시인의 시는 대체로 수준이 고르고 모두가 특색이 있고 아름답다. 한 권의 시집이 이렇게 고른 수준을 유지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의 시에는 감동이 있다. 감동이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움직이게 하는 힘. 시에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이다”라고 썼다.
윤석훈은 1960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했으며 1997년 도미하여 USC 치과대학을 졸업했다. LA 실버 레익에 거주하면서 치과의사로 일해 왔으며 2008년 폐선암 3기 진단을 받고 7년동안 투병해 왔다. 2003년 ‘현대 시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미주한국문인협회 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