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건희 ‘명태균 여론조사’ 무죄에 법조계 “尹 재판에 영향”

2026-01-29 (목) 03: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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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태균 ‘과장 심한 망상적 사람’ 판단… “증거 신빙성 고려할 듯”

▶ 주가조작 방조 미판단 두고도 “너무 소극적” vs “당사자주의 충실”

김건희 ‘명태균 여론조사’ 무죄에 법조계 “尹 재판에 영향”

법정 출석한 윤석열·김건희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2025.9.26 2025.9.24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공천 청탁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받은 김건희 여사의 혐의를 무죄로 본 법원 판결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법조계의 평가가 나온다.

또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방조범인지 따져보지 않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본 재판부 판단에도 찬반이 나뉜다.

30일(이하 한국시간)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가 지난 28일 김 여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판결은 같은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 재판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 혐의의 골자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청탁과 함께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았다는 내용이다.

여론조사 비용만큼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격이라고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과 같은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볼 수 없다며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부부가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보려면 여론조사가 이들에게만 제공됐어야 하는데, 명씨는 부부 외 여러 사람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배포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대가로 김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약속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전 의원의 공천은 당시 당 공천심사위원회가 토론과 투표 등 적법 절차를 거쳐 결정한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명씨가 주변에 "공천은 김건희 여사의 선물"이라고 진술하긴 했으나 이를 그대로 믿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명씨에 대해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장이 심하고 다소 망상적인 사람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재산상 이익 취득 여부, 명씨의 진술 신빙성 등은 똑같은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도 그대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원칙적으로 모든 재판부는 독립적으로 판결하지만, 같은 사건에 대한 다른 재판부의 선행 판결을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핵심 증인인 명태균씨의 발언의 신빙성이 없다는 판결이 났는데, 윤 전 대통령 사건 재판부도 각종 증거의 신빙성과 채택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이를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김 여사에 대한 판결을 근거로 무죄를 주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재판부가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보면서 방조범 성립 여부를 별도로 판단하지 않은 게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처라는 의견도 나온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의 공범이 아니라고 짚은 뒤 "공소사실은 공동정범으로 기소됐고 방조범 성립 여부는 공방의 대상이 되지 않은 만큼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재판부가 특검팀에 방조 혐의도 적용하도록 공소장 변경을 요구하거나 직권으로 방조 혐의에 대해 판단할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아 사법 정의를 헤쳤다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검사 출신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공소장 변경 없이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데도 굳이 무죄를 선고했다"며 "참 이해하기 난해한 선고"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방조 혐의 성립 여부에 대한 공방이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재판부가 직권으로 이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한 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재판부가 사전에 언급하지 않고 방조 혐의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피고인 방어권을 침해하는 조처일 수 있다"며 "피고인으로선 방조 혐의에 대해 다툴 기회조차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도 "홍 전 시장이 검사로 있을 때는 법원이 형사 사법 정의를 위해 직권으로 과감한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지금보다 뚜렷했다"며 "다만 이제는 '당사자주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소송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에 직권 판단을 하지 않았다고 법원을 탓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재판부가 "설령 방조범에 해당한다고 해도 이와 관련한 범행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결문에 적시한 만큼 이 문제와 관련한 논쟁이 무용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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