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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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라 불리는 화산지대, 라센 화산국립공원

2015-06-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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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캘리포니아의 옐로스톤 살아 있는 지질학 교과서

[라센 화산국립공원]

캘리포니아 최북단에 위치한 국립공원, 라센 화산국립공원(Lassen Volcanic National Park)은 독특한 화산지형과 함께 인간의 손길이 가해지지 않은 순수 자연생태계가 남아 있어 ‘캘리포니아의 옐로스톤’으로 불린다.

공원의 중심은 해발 1만437피트의 라센 피크(Lassen Peak)이며 이곳은 미국을 대표하는 산맥 가운데 하나인 길이 700마일의 캐스케이드 산맥(Cascade Range)의 최남단, 시작 지점이기도 하다.


깨끗한 개울물이 흐르는 소나무숲속에서의 캠핑, 50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를 연결하는 산책로, 자유롭게 뛰노는 야생동물을 쉽게 마주칠 수 있는 등 대자연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국립공원으로 방문자는 연간40만~50만명 정도다.

LA에서 다소 멀리 떨어져 있어 한인에게 다소 생소한 라센 화산국립공원. 오늘은 여름철 무더위를 피할 수 있고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기 적당한 피서지. 라센 화산국립공원을 소개할까 한다.


■ 라센 화산국립공원 오버뷰

덴마크 출신 철공이민자 피터 라센(Peter Lassen)의 이름을 딴 국립공원으로 루즈벨트 대통령 재임기간인 1907년 준국립공원(National Monument)으로 지정되었고 1917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공원면적은 약 10만6,000에이커로 라센 피크 부근에는 시더 픽(Cider Peak), 프로스펙티브 픽(Prospective Peak) 등 여러 개의 준봉이 솟아있다.

휴화산이었던 라센 피크는 1914년 수증기 분출을 시작으로 1915년 5월22일, 30만년 만에 대 폭발을 시작했다. 폭발은 북쪽 측면 6평방마일을 잿더미로 만들고, 5마일 높이의 검은 연기가 솟아올랐고 반경 200마일까지 화산재를 뿌릴 만큼 거대한 폭발로 기록되었다.

이후에도 약 300차례의 크고 작은 분출이 이어지다 1921년 마침내 분출이 멈추게 되었다. 이는 1980년, 오리건주 세인트 헬렌산 폭발 이전, 미국에서 가장 큰 화산 폭발로 알려져 있다.

배후 도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동차로 3시간반, 북쪽 250마일 지점의 I-5 프리웨이와 인접한 래딩(Radding)과 레드 블러프(Red Bluff)다. 그곳에서 동쪽으로 약 1시간(50~60마일)을 더 달리면 라센 화산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하게 된다. 입구는 공원의 남서쪽, 북서쪽에 자리하며 CA-89번 도로가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공사시작 이후 7년 만에 완공된 도로는 자연 훼손을 최소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공원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CA-89번 도로선상에 주요 볼거리가 모여 있으며 남서쪽 입구->북쪽 출구 방향으로 이동하며 순서대로 방문하면 된다.

활발한 지열활동을 볼 수 있는 설퍼웍스(Sulphur Works)는 도로와 맞닿아있어 차창에서도 부글부글 끓는 진흙구덩이와 증기공 등 화산 지형을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위치한다.

그 외에도 공원을 대표하는 화산지대인 범패스 헬(Bumpass Hell), 라센 피크 정상까지 이어진 라센 피크트레일, 4마일 코스의 시더 콘 트레일(Cedar Corn Trail)과 공원 동쪽 경계에 위치한 드레크스배드(Drakesbad)등 볼거리가 제법 많다.

방문 최적기는 건조하고 쾌적한 날씨가 지속되는 여름철이며 겨울철은 눈이 쌓여 있어 트레일 대부분이 폐쇄되며 도로는 적설량에 따라 가을부터 이듬해 봄철까지 폐쇄된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라센 화산국립공원(www.nps.gov/lavo) 웹사이트나 샤스타 원더랜드 관광청(www.shastacascade.com)을 방문하면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숙소는 공원 내 캠핑도 좋지만 국립공원 내 유일한 온천장인 드레크스배드(Drakesbad), 또는 남쪽 출구와 가까운 체스터(Chester)의로즈 쿼트인(Rose Quartz Inn, www.rosequartzinn.com) 등 공원 부근 모텔이나 캐빈에서 머무는 것도 추천할만하다.


▷ 라센 피크(Lassen Peak)

360도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지는 라센 피크 정상에 오르면 용암이 지표로 밀려 나오다 굳어버린 세계에서 가장 큰 플러그 돔(Plug Dome)을 만나게 된다. 또한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늦게 생성된 것으로 알려진 암석도 피크 정상 부근에 흩어져 있다.

공원 내 160마일에 가까운 트레일이 조성되어 있다. 그 중 난이도가 높은 라센 피크 트레일(Lassen Peak Trail)은 주차장에서 라센 피크 정상까지 놓여 있으며 왕복 5마일, 소요시간은 3~5시간이다.

고도 차이는 약 2,000피트로 가파른 경사가 이어진다. 겨울철 평균 1~2.5미터의 눈이 쌓여 있으며 하절기인 6~10월에만 등반이 가능하며 보수를 위해 예고 없이 폐쇄될 때도 있어서 공원 입구 방문자 센터에서 폐쇄여부를 미리 확인하자. 주차장은 공원 남서쪽 입구에서 북쪽 12마일(20분) 지점이 위치한다.

가파른 경사지대에 우뚝 솟아 있는 갈색 돔을 자세히 살펴보면 용암분출구가 굳은 흔적인 볼칸스 아이(Volcan’s Eye)가 남아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중간 중간 쉴 수 있도록 돌로 만든 벤치가 놓여 있다.

필자가 방문했던 2014년의 경우 6월부터 10월까지 트레일 보수공사로 인해 등산로가 폐쇄되었다. 그러나 운 좋게도 등산로 보수공사를 위해 산을 오르던 레인저와 함께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격렬한 화산활동으로 뾰족한 바위 무더기가 경사로에 쌓여 있어서 실족할 경우 바위에 부딪혀 사망할 수 있으며 실제 1개월전 사망사고가 발생했다하니 실족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여름철 오후가 되면 뇌우가 자주 발생하며 그럴 경우 신속히 저지대로 이동하자.


▷ 범패스 헬

라센 화산 국립공원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화산지대로 범패스(Bumpass)란 사람이 펄펄 끓는 화씨 240도(섭시 115도)의 진흙 웅덩이에 빠져 심각한 화상을 입고 결국 다리를 잃게되어 범패스의 지옥이라는 뜻의 범패스 핼(Bumpass’s Hell)이란 지명이 붙게 되었다.

레익 헬렌(Lake Helen)과 에메럴드레익(Emerald Lake) 사이 주차장에서부터 왕복 3마일, 2시간이 소요되는 비교적 평평한 트레일로 열수구역 가까이 갈수록 유황냄새가 진동하는 전형적인 화산지대다.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 나무 데크가 깔려 있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진흙 구덩이 부근은 보기와 달리 매우 연약하여 발이 쉽게 빠지게 된다. 심각한 화상을 입지 않도록 지정된 길 이외에는 걷지 않는 것이 좋다.


▷ 보일링 스프링스 레익

이름 그대로 호수 전체가 끓고 있는 장관을 볼 수 있는 보일링 스프링스 레익은 다른 화산지형에서 보기드문 자연현상이자 미국에서 유일한 호수로 가장자리는 부드러운 진흙으로 덮여 있으며 매캐한 유황연기를 뿜어낼 때마다 소리가 난다.

CA-89 도로와 직선으로 2마일 거리에 위치하나 CA-89와 직접 연결된 도로가 없기 때문에 공원 남쪽 출구에서 체스터(Cheaster)를 거쳐 드래크스배드(Drakesbad) 랜치까지 41마일을 돌아 들어가야 한다. 호수 바로 옆으로 맥시코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고산지대를 통과하는 퍼시픽 크레스트트레일(Pacific Crest Trail)이 지난다.


▷ 공원 인근 볼만한 곳

공원 서북쪽 출구에서 북쪽 40마일 지점에 위치한 버니 폭포(Burney Falls)는 캘리포니아 북부를 상징하는 129피트 높이의 폭포로 맥아더-버니 폴스 주립공원(MacArther-Burney Falls State Park·주소 24898 CA-89, Burney, CA) 에 위치한다. 봄철이면 하루 평균 1억갤런의 물이 쏟아지는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며 절대 마르지 않는 폭포다. 겨울철에는 초대형 고드름이 폭포 벽에 붙어 있는 장관도 볼 수 있어 사계절 방문객이 끊이질 않는 주립공원이다.

<글·사진 - 정철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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