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번 여름방학엔 또 어디 맡기죠”

2015-06-0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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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름 깊어지는 맞벌이 부부들

▶ 믿고 맡길 곳 없고 비용도 문제

“매년 애들 여름방학이면 전쟁이 따로 없네요. 이번에는 또 어디다 맡겨야할지…”

유아나 저학년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은 여름방학을 앞두고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데이케어 비용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믿고 맡길 사람을 찾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9살 딸을 둔 제임스 김(41, 산마테오)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애를 어디에 맡길지 걱정이 시작됐다”며 “작년에는 한국에 계신 어머니가 오셔서 돌봐줬는데 다리가 다쳐서 올 수 없게 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7살 아들을 둔 김소영(35, 벌링게임)씨는 “800-1,000달러가 드는 데이케어 비용도 문제지만 작년에 한 데이케어에 맡겼다가 아이가 어찌나 싫어하는지 아침마다 너무 울어서 떼어내는 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그 짓을 또 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눈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과 차라리 애를 한국 시어머니 댁에 보내자는 의견도 나누고 있을 정도로 고민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고민은 비단 유아 및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캐빈 최(39, 프리몬트)씨는 “작년에 딸(11)이 중학생이 됐는데 중학교에는 방학 때 보내는 데이케어가 없어 어디에 맡길지 찾고 있다”며 “혼자 집에 놔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중학생 된 딸을 데이케어에 맡기기도 그렇다”며 답답해했다. 김모(43, 마운틴 뷰)씨처럼 지난해 급하게 사람을 구해 사내 아이(8)를 맡겼다가 낭패를 당한 경우도 있다. 그는 “출퇴근해서 애 돌볼 사람을 구한다는 구인 광고를 보고 연락 온 할머니를 고용했다”며 “한 달 반이 지난 후 갑자기 연락도 없이 사라져 황당하고 난감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나중에야 그 할머니가 3개월 관광비자로 온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비자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애를 보게 됐고, 비자가 만료되자 무책임하게 아무 말 없이 떠나버렸다”며 “1개월 반만 일하다면 안 받아 줄까봐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씨는 “이제 곧 방학인데 마음 놓고 애 맡길 때가 없다”면서 어린자녀 키우는 맞벌이 부부들의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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