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마리 바다사자가 서식하고 있는 바다사자섬.
빙하 투어는 알래스카가 선사하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바다를 가로막은 거대한 얼음벽 앞에서 대자연의 장엄함을 실감하고 다양한 야생 생태계도 살펴볼 수 있다.
[알래스카]
알래스카에는 순도 100%의 진짜 자연이 있다. 특히 빙하는 단연 알래스카의 자랑이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컬럼비아 빙하를 비롯해서 인간이 근접할 수 있는 육지 빙하 중 세계에서 가장 큰 마타누스카 빙하를 눈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호수만 300만개, 강이 3,000여개, 화산이 29개나 있다. 북미에서 가장 높은 매킨리산을 경비행기로 돌아볼 수도 있다. 6개의 국립공원과 5개의 주립공원에는 세계 어디서도 보기 힘든 완벽한 야생동물 보호구역이 존재한다.
알래스카 여행은 보통 5박6일 정도 진행되는데 가장 좋은 코스는 앵커리지를 출발해 발데즈, 컬럼비아 빙하, 렝겔 세인트 엘리아스 국립공원, 개썰매 본부가 있는 와실라, 산악인 마을인 타키트나를 돌아보는 것이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점은 태초의 원시와 대자연의 장엄함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발데즈를 통해야 한다는 점이다. 발데즈 코스야말로 만년설, 빙하, 대자연 그리고 설원에 건설한 인간의 현대 문명에 이르기까지 알래스카의 정수를 만날 수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아주투어도 오래 전부터 발데즈 알래스카 코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주 가끔씩 내륙 분지인 페어뱅크스로 들어가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페어뱅크스는 너무 멀어 오고가는 데 이틀이나 소요된다는 점이 아쉽다. 예전에는 온천이 유명했는데 요즘은 온천이 식어서 뜨겁지 않아 그 의미도 많이 퇴색했다. 버스 타는 시간을 아껴서 더 좋은 곳을 편안하게 돌아보는 것이 훨씬 좋다. 발데즈는 협곡을 지나며 산봉우리들이 엮어내는 한폭의 그림 같은 풍경, 수백만마리 연어 떼가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모습과 그런 연어를 맨손으로 사냥하는 곰, 세계 최대 육지빙하인 마타누스카와 최대 바다 빙하인 컬럼비아, 이외에도 고래, 물개, 해달 등 알라스카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알래스카에 도착한 첫날은 앵커리지의 매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수상 경비행장인 레익후드, 앵커리지만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캡틴쿡 공원, 세계 최대의 초컬릿 분수가 있는 와일드베리 공장,알래스카의 변천과정과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앵커리지 박물관을 돌아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둘째 날 아침 발데즈를 향해 출발하면 알래스카 투어의 진수가 곧바로 모습을 드러낸다. 발데즈는 ‘알래스카의 리틀 스위스’라 불릴만큼 아름다운 항구 도시인데, 도시도 아름답지만 리처드슨 하이웨이에서 발데즈에 이르는 45마일 도로 자체가 감탄이 저절로 나올 만큼 절경을 자랑한다. 세계 3대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받는 이곳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훌륭한 관광코스이기에 발데즈가 아니라 발데즈까지 가는 길을 즐기러 온다는 관광객도 셀 수 없이 많다.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무게 45kg 이상의 양배추가 자라는 알래스카 유일의 농장지대인 팔머시, 해발 850m 탐슨 패스의 절경, 50미터 높이의 말꼬리 폭포와 면사포 폭포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탐슨 고개를 넘어서면 계곡을 가득 메운 워딩턴 빙하가 나타난다. 빙하는 마치산 전체에 병풍을 두른 듯 신비롭고 장엄하다.
셋째 날은 세계 최대 규모의 컬럼비아 빙하를 만나는 날이다. 발데즈항에서 고급 유람선을 타고 나가면 1만년 역사를 자랑하며 최고의 비경 추기애치 산맥을 품고 있는 컬럼비아 대빙하를 만날 수 있다. 알래스카의 바다 빙하로는 위디어 빙하도 유명하지만 규모 면에서 컬럼비아 빙하가 더 크고 화려하다. 마치 바다 전체에 거대한 얼음벽을 세운 듯한 압도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바다에 떠있는 크고 작은 유빙들 앞에서는 안전을 위해 유람선도 속도를 늦춘다. 7시간 동안 진행되는 컬럼비아 빙하 크루즈는 바다 빙하뿐 아니라 다양한 야생생태계도 보여준다. 험프백 고래, 희귀종 대머리독수리, 전설의 새 퍼핀, 범고래, 수백 마리 바다사자가 집단 서식하는 ‘바다사자섬’이 숨쉴 틈 없이 관광객의 감탄을 자아낸다.
발데즈항으로 돌아오면 알래스카 노스슬로프에서 발데즈까지 800마일에 걸쳐 연결돼 있는 송유관과 원유를 유조선에 옮겨 싣기 위해 건설된 항구의 대형 설비들도 인상 깊다.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 느껴진다. 해마다 산란철이 되면 수백만 마리 연어떼가 몰려오는 연어 부화장과, 그 연어를 잡기 위해 곰이 내려와 맨 손으로 사냥하는 모습도 신기하기 그지없다.
알래스카 투어는 넷째 날 렝겔 세인트 엘리아스 국립공원에서 절정에 이른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 최대규모의 국립공원 렝겔 세인트 엘리아스는 옐로스톤보다 6배나 커서 그 거대함이 실감이나지 않을 정도다. 그랜드캐년보다 무려 18배나 크다고 하면 짐작이 갈 지 모르겠다. 알래스카는 눈과 얼음으로 덮인 혹한의 오지일 것이라는 오해를 단숨에 깨뜨리는 엄청난 규모의 푸른 숲과 산봉우리들이 그 속에 있다. 멀리 만년설이 쌓인 산들을 바라보며 녹음이 우거진 공원을 산책하는 기분은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다른 별에 온 듯한 환상을 준다.
알래스카의 산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 또 하나의 작품은 마타누스카 빙하다.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육지 빙하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폭이 6.4킬로미터, 길이는 42킬로미터에 이른다. 두께도 1킬로미터가 넘는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지난400년 동안 약 300미터가 녹아버렸다고 학자들은 분석하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견고한 빙하로 꼽힌다. 푸른 얼음에 올라가 끝없이 펼쳐진 대빙하를 바라보는 즐거움은 알라스카 관광의 하이라이트라고 볼수 있다.
다섯째 날에는 알래스카 명물인 개썰매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세계개썰매 대회를 주관하는 개썰매 본부를 방문해서 직접 눈과 얼음 위를 질주해 볼 수 있다. 개썰매는 여전히 알라스카 거주민들의 중요한 교통수단 중 하나다.
알래스카 투어의 대미는 북미 최고에서 가장 높은 매킨리산이 장식한다. 높이 6,194m에 이르는 매킨리산은 전세계 산악인들의 동경과 경외의 대상이다. “여기는 정상!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는 말과 함께 대한민국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던 산악인 고상돈씨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곳도 바로 이 곳이다.
그의 묘역이 조성돼 있어 많은 한국인이 이곳을 찾을 때마다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곳이다. 북미에서 가장높은 산을 발밑으로 내려다 볼 수있는 경비행기를 타보는 것도 잊을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여섯째 날 알래스카를 떠나기 직전에는 스워드 기차를 타볼 것을 권한다. 추기애치 산맥을 배경으로 바다, 산, 빙하를 감상하며 달려가는 스워드 기차는 알래스카의 매력을 집약해서 보여주는 종합선물세트다.
산 빙하로는 세계 최대인 엑시트 빙하도 함께 볼 수 있다. 엑시트 빙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빙하가 사라지고 있는 흔적을 연도별로 표시해 보여준다. 이 아름다운 빙하가 앞으로 몇 십년 혹은 몇 백 년 후에 사라질 것이란 말없는 경고가 담겨있어 알래스카 대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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