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앞만보고 달려온 ‘우리’들을 위한 영화”

2015-05-20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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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희 감독 영화 ‘3000’

▶ LA-뉴욕 3000마일 여행하며 과거 성찰, 한인 불법 이민자들의 애환 담아

‘죄책감’과 ‘성찰’을 주제로 한 김종희(퀸 김) 감독의 영화 ‘3000’이 북가주에서 첫 선을 보였다.

SF 다크룸 소극장에서 16일 열린 시사회에는 관심을 갖고 영화관을 찾은 한인들과 일부 타인종들이 자리를 메우고 관심있게 지켜봤다.

아픈 과거를 묻고 화려한 뉴욕의 불빛 아래 불법 이민자로 살아가는 한인들의 한과 슬픔을 보여주는 영화 ‘3000’은 김 감독이 지난 2008년 뉴욕의 한 한인 택시기사로부터 전해들은 실화로부터 시작된다. LA에 살고 있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도미,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빈 병을 모으며 여행경비 3,000달러를 마련한 선희 할머니(황현혜 분)가 빚독촉에 시달려 일상탈출을 꿈꾸던 택시기사 지혁(한종훈 분)을 만나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하는 도중 나타나는 심경의 변화는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가장 큰 요소이다.


어두운 그늘 속에서 빠져 나오려는 지혁과 아들을 만나겠다는 희망을 찾아 함께 떠난 이들의 긴 여행은 세대차이를 뛰어넘어 쌓아가는 우정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지난날의 죄책감과 합리화시켰던 과거를 지혁에게 털어놓으며 진정한 행복찾기에 나선 선희 할머니의 바람은 지혁과의 여행 그 자체를 통해 그동안의 한맺힌 인생을 보상받는다.

꿈을 잃고 방탕한 생활을 하던 지혁 역시 선희 할머니를 만나 감추어둔 지난날의 과오를 인정하고 새출발하는 전환점을 맞는다.

상영이 마치고 난 뒤 객석에서는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한인 유학생 최효진(24)양은 “영화의 장면, 장면마다 감성이 묻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며 “나 스스로도 지금까지 살아온 내 과거를 두 사람의 여행길 속에서 돌아보며 함께 나눈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종희 감독은 “꿈의 도시 뉴욕에서 신분적인 약자에 위치해 자신의 삶을 누리지 못하는 불법체류자들의 답답함과 한을 풀고자 영화를 기획했다”며 “주인공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미국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애환, 그리고 꿈의 실현을 통한 ‘성찰’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3000’은 오는 6월30일 서울 상영회를 통해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며 7월에는 LA, 8월에는 뉴욕에서 추가 시사회를 계획중이며 올 해 내 정식 개봉을 추진중에 있다.


<김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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