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의 위용 속 색다른 ‘웰빙투어’
2015-05-15 (금)
▶ 왕궁 옆 마사지학교서 기술 체험
▶ 8,000개 점포‘짜뚜짝’ 최대 샤핑
[태국 방콕 ①]
방콕과의 조우는 늘 새롭고 독특하다. 있어야 할 것들이 강성하게 위용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그 틈새에서 색다른 움직임이 꿈틀거린다. 거대한 관광도시인 방콕도 몸을 즐겁게 하는 여행에 있어서는 여전히 진화 중인데, 타이 마사지로 대변되던 그들만의 문화는 웰빙, 메디칼 투어라는 세련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리는 방콕에서의 휴식은 이런 것이다. 방콕의 심장부인 왕궁을 둘러본 뒤 챠오 프라야 강을 거슬러 오르며 선상에서 그윽하게 저녁식사를 즐기는 것. 또 씨암파라곤 같은 제법 폼 나는 백화점과 수안눔 야시장을 오가며 샤핑을 하고, 길거리에 숱하게 널린 마사지샵에 들어가 강단 있는 팔뚝의 여인들에게 피로를 맡기는 것이다.
이런 기본 일정을 섭렵한 여행객들이라면 스쿠빗 거리의 힙합 바에 들어가 가볍게 몸을 흔들거나 방콕 스테이트 타워 67층,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야외 바인 시로코에서 칵테일 한잔을 기울이면서 방콕 여행의 수준을 높이게 된다.
여기에 최근 방콕 여행은 색다른 방향으로 업그레이드 수순을 밟고 있다. 이른바 메디칼, 웰빙 투어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 이미 중동의 부호들은 단골손님이 됐고 유럽, 일본 관광객들도 방콕의 병원 문을 앞 다퉈 두드리고 있다.
몸이 즐거워지는 여행에 대한 열망은 풍조도 재미있게 바꿔놓았다. 왕궁 뒤편, 걸어서 5분 거리인 한 골목에 들어서면 자그마한 체구의 동양인이 눕고 거구의 서양 청년이 마사지하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태국 내에서도 가장 수준 높은 기술을 자랑하는 방콕 왕궁 옆 왓포 마사지학교에서 이런 모습은 흔한 풍경이다.
이곳에 가면 방마다 이마에 구슬땀이 송글송글 맺힌 외국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주물럭’ 거리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얼굴 까무잡잡한 태국인들이 전통 마사지 선생님이고 40대 프랑스 아저씨, 20대 한국 여인들이 죄다 늦깎이 학생들이다. 마사지 학교의 교사 중에는 이미 일본인 여인도 있다. 이 학교의 정규과정을 마쳤다는공인 자격증과 실력만 있다면 태국뿐 아니라 외국의 고급 리조트나 스파에서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글ㆍ사진=서영진(여행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