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진 국제지도수집가협 한국대표 파리서 수집
▶ 영국 선장 서해안 탐사 내용...조선 알리는데 큰 역할
김태진 대표가 ‘조선 서해 항해기’를 소개하고 있다.
조선 서해 항해기’의 일부
1800년대 초 조선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조선 서해 항해기(A Voyage of Discovery of the West Coast of Corea)’가 뉴욕에서 공개됐다.
김태진 국제지도수집가협회(IMCoS) 한국 대표가 1일 본보에 공개한 이번 항해기는 1816년 영국의 바실 홀(Basil Hall) 선장이 10일간 한국의 서해안과 현재의 오키나와에 해당하는 ‘유구섬’을 탐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선을 방문한지 2년 만인 1818년 출판된 이 항해기는 당시 ‘조선’이라는 나라를 전세계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총 두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는 항해기에서 눈여겨 볼 점은 조선시대 사람들에 대한 생생한 묘사. 무엇보다 페이지 중간중간 그림을 수록해 현장감을 더하기도 했다. 특히 서천의 마량진에 정박했을 당시, 첨사인 ‘조대복’이 홀 선장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이 그림으로 담겨있다. 당시 조대복 등은 조선 최초로 ‘성경’을 전달받은 것으로 책은 설명하고 있다.
또한 책의 맨 뒷장에는 당시 조선에서 사용하는 약 30개 단어를 영어식 발음표기와 함께 소개하기도 했는데, 귀(Ear)를 ‘Quee(퀴)’, 닭은 ‘탁(Tac)’, 검정색 모자를 ‘캇(갓·Kat)’으로 표기한 점이 흥미롭다. 하지만 물을 ‘Bool(불)’이라고 잘못 표기하는 등 당시 언어소통에 어려움을 겪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이 책을 발견해 구매했다는 김 대표는 “조선이라는 나라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당시 서해안을 이처럼 자세히 묘사해 역사적으로 큰 가치가 있다”며 이번 항해기 공개 배경을 밝혔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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