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인 칼럼] 김문철 목사 ㅣ 몸의 부활

2015-04-08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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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철 목사(천성교회 담임)

일본 여자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오래 전에 일본 여자들은 밖에 나갈 때 반드시 화장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고도 남자들이 히야카시(추파 던지기)를 하지 않으면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남자의 히야카시가 없으면 자기 외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결국에는 개인의 수치라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의 주목을 받기까지 100번이고 화장을 뜯어 고친다는 것이다.

외모에 신경을 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성형수술이 얼굴을 넘어 온 몸으로 확대되어 개발되고 있음이 이를 방증한다. 너도 나도 몸을 뜯어고치는 풍토가 오늘의 문화다. 왜일까? 몸이 그만큼 사람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때문이다. 미스 USA 후보가 사회자 인터뷰에서“외모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훨씬 중요하죠”라고 대답한다면 그 사람은 원래 거짓말 대회에 나가야 맞다.


그런데 몸을 학대하던 시대도 있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몸이 아닌 정신, 영혼이라는 논리를 제시하면서 육체는 더러운 것으로 죄악시했다. 그래서 부부생활조차도 더러운 것으로 거부하고 자기 몸을 억압하거나 학대했다. 오늘날에도 몸은 어차피 썩어 없어질 것이라는 믿음때문에 병이 생겨도 치료와 몸 관리를 거부하는 일을 종종 볼 수 있다. 모두가 육체에 대한 외곡된 인식때문이다.

몸은 중요하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셨기때문이다. 예수께서도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다. 몸을 빼 놓고서는 우리의 정체는 불완전하다. 몸이 없는 영혼은 귀신이고 영혼 없는 몸은 시체이기때문이다. 따라서 몸을 말할 때 그 몸이란 곧 영혼과의 연합을 말하는 것이고 그 몸은 내면의 반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아무리 몸 자체를 아름답게 꾸민다고 해도 내면의 아름다움을 무시한 몸은 천박하고 추해보인다.

그러면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즉각적으로는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어 영혼만 주님과 함께 거한다. 하지만 그 상태는 중간상태(intermediate state) 로서 완벽히 부활한 상태는 아니다. 성경은 이 중간상태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영혼만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분명한 것은 그 상태는 몸이 부활된 상태는 아니라는 것이다.

주님은 육체를 가진 몸으로 부활하셨다. 이것은 인간도 긍극적으로는 마지막 날에 예수님처럼 몸이 부활할 것임을 알려주는 싸인이다. 즉 시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새로운 몸으로의 부활을 말한다. 그 몸은 지금의 몸과 다른 부활체다. 부활체라 함은 맹인 가수 스티비 원더가 맹인이라는 수식어 없이 그냥 스티비 원더로 부활한다는 의미다. 파킨슨 환자였던 빌리그래함 목사가 파킨슨 환자라는 수식어 없는 빌리그래함으로 부활함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유명한 기독교 변증가 C.S. 루이스 교수의 말은 새겨둘 필요가 있다:“만일 당신이 지금 병들고 낡은 고물과 같은 육체를 운전하고 있다면, 믿음을 잃지 말라. 언젠가 하나님께서 공장에서 막 새로 출시된 고급 롤스로이스와도 비교 할수도 없는 놀랍도록 새로운 몸을 당신에게 주실 것이다.”

죽으면 몸은 썩어 없어지고 영혼만 영원히 남는 것인가? 기독교인들은 그렇게 믿지 않는다. 때가 되면 몸도 부활해서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전혀 새로운 부활체로 재 탄생할 것을 믿는다. 그리고 그 몸은 지금의 모습을 어느정도 담고 있다. 역시 주님의 부활체가 그 증거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내 몸을 마음과 더불어 잘 관리하는 일은 이 땅에서 우리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보라 내가 너희에게 비밀을 말하노니 우리가 다 잠잘 것이 아니요 마지막 나팔에 순식간에 홀연히 다 변화하리니 나팔 소리가 나매 죽은 자들이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고 우리도 변화하리라” (고전 15: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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