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발 가격 인상에 유가 뛰면 소비자 부담 가중”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미국 등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CNN 방송은 두 나라의 충돌이 미국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미국인들이 그 경제적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올해 미국과 세계 경제가 여러 충격을 흡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동 전쟁 가능성을 주요 충격으로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전쟁의 여파로 가격 인상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중동 위기로 유가까지 뛰면 미국 가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NG의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나이틀리는 CNN에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면 원유와 가스의 해상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에너지 비용이 급등할 것"이라면서 이를 미국 소비자에게 미칠 가장 직접적인 영향 중 하나로 봤다.
그는 미국이 에너지 자립국으로 간주되더라도 가스 가격이 여전히 급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이 이미 가계 소비력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휘발유 가격 상승은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켜 경제 둔화가 더 심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이곳에서 원유를 수송할 대안이 거의 없다"고 최근 평가했다.
EIA에 따르면 지난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량은 하루 평균 2천만 배럴로, 이는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이란은 보복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해왔다고 CNN은 전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기간 봉쇄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메모에서 "이란 정부가 위협한 것보다 더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 "이란 지도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장기간 완전히 막을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전면 봉쇄보다는 이란 해군이 해협을 따라 배치돼 선적국과 목적지에 따라 선박 통행을 차단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18일 기자들에게 당국자들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중동에서 혼란이 발생하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수 있지만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경제는 이란 이슬람혁명 등이 발생한 1970년대보다 외국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낮아졌다고도 했다.
연준은 관세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18일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정책의 영향에 대해 "4월에 정점에 달했다가 이후 감소했다"면서도 "그럼에도 올해 관세 인상은 가격을 상승시키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