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대·파양·재기 크랩서
▶ 양부모 시민권 신청 안해
애덤 크랩서(맨 왼쪽부터)가 딸 크리스탈(1), 부인 안 누엔, 크리스티나(5)와 함께 한 가족사진.
탄원서 1만3천여명 서명
오늘 추방재판 결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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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전 미국에 입양된 뒤 두 가정에서 갖은 학대와 폭행에 시달리며 고난의 시간을 보낸 뒤 재기에 성공했으나 양부모가 시민권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방위기에 놓인 애덤 크랩서(39·한국명 신송혁)의 운명을 결정할 추방재판이 2일 열리는 가운데 그의 추방을 막자는 캠페인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크랩서는 지난 1979년 누나와 함께 미시간주의 한 미국인 가정에 입양됐지만 양부모로부터 5년간 성폭행 등 각종 학대를 받은 뒤 결국 파양됐다. 이후 누나는 다른 가정에 입양돼 미국 체류신분을 확보했고 신씨는 오리건주로 입양돼 왔다.
하지만 신씨는 이 가정에서도 4년간 똑같은 학대에 시달렸다. 그의 양부모는 “한국에 관한 기억을 모두 잊어라”거나 “너 때문에 자동차 키를 못 찾겠다”는 등 황당한 이유로 신씨의 목을 조르고 화상을 입혔으며 심지어 코뼈를 화풀이 삼아 부러뜨리기도 했다.
그의 양부모인 크랩서 부부는 1991년 아동구타, 성적학대로 체포됐지만 90일 구류와 가벼운 벌금형에 그쳤다. 양부모는 입양 후 그에 대한 시민권 신청절차를 마치지 않아 합법적 체류신분을 마련해 주지도 않았다.
이 같은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가출한 그는 노숙자 생활을 전전하며 절도까지 저질러 전과자 신세가 됐다. 입양 당시 가지고 왔던 한국어 성경과 고무신, 입양서류 등을 찾으려고 양부모 집에 들어간 것도 절도범죄 항목에 포함됐다.
입양에 따른 영주권 자격이 있었지만 이를 증명할 합법서류가 없었던 그는 이발소를 열어 독립했고 그 후 결혼해 아내와 3명의 자녀도 두고 있다. 5월에는 네 번째 아기가 태어난다.
그런데 지난 2012년 스스로 영주권을 신청했던 크랩서는 이민 당국이 그가 방황할 당시 저질렀던 범죄전력을 이유로 오히려 추방재판에 회부하는 날벼락을 맞았다.
이 같은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이민권익 단체들은 신씨가 전혀 알지 못하는 한국으로 추방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웹사이트(action.18mr.org/crapser/)를 통해 그의 구호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 현재까지 1만3,000여명이 서명한 상태다.
크랩서는 이민 당국이 재량권을 발휘해 추방재판 회부를 철회할 경우 합법적으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어, 이민권익 단체들은 2일 오리건주 이민법원에서 열릴 추방재판을 앞두고 이민당국과 이민법원에 이같은 탄원을 받아들여주기를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