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추진위 가동, 김석주 위원장 회장 직무대행
민 회장, “불법총회..민형사상 책임 물을 것”

제34대 뉴욕한인회장선거의 파행으로 촉발된 뉴욕한인회 내분이 민승기 회장 탄핵<본보 4월1일자 A1면>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역대회장단협의회는 민 회장 탄핵직후 김석주 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인회 정상화 추진위원회’를 곧바로 가동하고, 회장직무 대행과 함께 신임 회장 선출을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그러나 민 회장 측은 “불법으로 치러진 총회 결정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면서 탄핵총회를 주도한 역대회장단협의회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또 한번 뉴욕한인회 문제로 인한 적지 않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승기 회장 탄핵, 참석자 98%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
지난달 31일 역대회장단협의회 주최로 열린 임시총회는 민승기 회장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약 98%의 지지율로 가결시켰다. 총 639명의 한인들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624표, 반대 2표, 무효 13표로 회칙상 회장 탄핵안 가결 기준인 ‘250명 이상 참석에 2/3 찬성’ 요건을 충족했다.

총회는 또 ▶유창헌 이사장 탄핵안(찬성 638표, 반대 2표, 무효 9표) ▶제34대 뉴욕한인회장 선거 무효안(찬성 630표, 반대 3표, 무효 8표) ▶뉴욕한인회관 장기리스 관련 회칙 개정안(찬성 647표, 반대 2표, 무효 13표) 등 나머지 3가지 안도 표결에 부쳐 모두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표 참조>
그동안 회장이 자진사퇴하는 형식으로 임기 도중 물러난 적은 있었으나 총회의 불신임 결정으로 중도에 탄핵당한 것은 1960년 뉴욕한인회 설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민 회장의 임기는 4월말까지로 1개월 남은 상태다.

이에 따라 역대회장단협의회는 총회 다음날인 1일 뉴저지 풍림식당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뉴욕한인회 정상화위원회를 구성하고, 김석주 의장을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공석이 된 회장직을 임시 수행하면서 정상위원회를 통해 5월 이전 제34대 회장 선출을 위한 작업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상화위원회는 이르면 2일 뉴욕한인회관을 직접 방문해 탄핵결정 내용을 민 회장에 전달하고, 업무 인계를 정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총회 강행한 역대회장단협의회 민형사상 책임 묻겠다
이에 대해 민승기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뉴욕한인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역대회장단협의회에 공문을 보내 “회칙을 위반하고 소집된 총회는 어떠한 법적인 구속력도 없다”면서 임시총회에서 통과된 탄핵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분명했다.

특히 역대회장단협의회가 불법 총회를 강행함으로써 뉴욕한인회에 피해를 주고, 위상을 실추시킨 데 대해 조만간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아울러 뉴욕한인회정상화위원회가 업무 인수를 위해 뉴욕한인회관을 방문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공인되지 않은 사람은 물론 뉴욕시경(NYPD) 소속 경찰도 허락 없이 뉴욕한인회관에 들어올 수 없다”고 밝혀 정상화위원회의 방문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승기 회장은 이와 관련 “회칙을 위반한 불법 총회임을 증명할 근거 자료가 충분하기 때문에 결국 이번 사태는 법정을 통해 가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선 후보, 34대 선거 무효 가처분 신청 제출계획
임시총회가 민 회장 탄핵을 결정하면서 34대 뉴욕한인회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후보자격을 박탈당한 김민선 전 이사장측도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김 전 이사장측은 이번 민 회장이 탄핵당한 만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그동안 미뤄왔던 34대 회장 선거 무효 및 민 회장 당선 무효 가처분 신청 접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달 재선거 요구를 위해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가 기각당했던 김 전 이사장측은 민 회장 탄핵이 이번 가처분 신청 심리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650명에 가까운 일반 동포들이 참석해 100%에 가까운 찬성으로 결정된 민 회장 탄핵이 지난 선거의 불법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만약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게 되면 민 회장은 당장 제34대 회장 당선자 자격도 상실하게 된다. 이에 대해 뉴욕한인회 비대위는 “회장 탄핵 자체가 불법인데다 34대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진 만큼 전혀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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