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트리 스튜디오 베리, 조 진 작가 작품전시
봄맞이 색과 기법의 미술 전시회가 뉴저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오는 4월 7일까지 포트리의 스튜디오 베리(Studio Berry, 1633 Center Ave.)에서 열리는 조진 작가의 ‘Mankind Matter Mark’전. 작가의 외로움과 삶의 고단함의 토양에서 자라난 작품이면서도 전체적 분위기는 밝고 화사하고 그래서 위무적이다.
조 작가는 애초에 돌의 표면을 칼로 새기는 조각 작업을 해왔다. 현재는 돌가루를 반죽해 여러 형태로 캔버스에 붙이고, 칠하고, 조각칼로 파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2차원과 3차원의 경계를 허문 작품이 됐다. 정교한 선으로 돌을 파내는 작업은 섬세하고 힘겨운 일이다. 그러한 작업을 통해 작가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고 타인의 삶을 긍정한다.
작품 속의 선 하나하나는 어느 타인의 인생이다. 그 타인의 인생들은 겹치거나 교차하는 일도 없이 자신의 길을 원의 형태로 완성할 뿐이다. 하지만 그 외로운 흰 선, 외로운 인생들의 양 옆으로는 작가가 파 놓은 가지각색의 길들이 그 흰 선들을 따라가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의 삶의 곁을 말없이 동행하면서 그 삶에 형태를 부여하는 것이 조 작가의 작업이다. 그리고 돌을 깎는 힘겨운 격무를 통해 작가가 완성한 것은 화사한 보석으로 다시 태어난 타인들 인생의 나이테다.
조 작가는 성신여자대학교 조각과를 졸업했고, 현재는 뉴욕 일원에서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 전시는 옴즈 갤러리 주관이다.<한영국 객원기자>